법륜스님/즉문즉설(2017)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1295회] 언제까지 열심히 살아야 하나요?

Buddhastudy 2017. 6. 19. 19:50

 

 

저는 매일 매일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한 사무실에서 7년 째 일을 하고 있고요,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나서 수영도하고 출근했다가 영어 스터디도하고.

내년에 야간 대학도 계획하고 있는데요,

문득 드는 생각에 언제까지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하는지 싶더라고요 나중에 나이가 더 들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또 그때는 그때에 맞게 더 열심히 살아야 될 것 같아서 계속 계속 열심히 살아야하면 언제쯤 덜 열심히 살 수 있을까요?//

 

 

저희 세대는 만화세대에요. 요즘은 만화 없죠? 있어요? 우리 세대는 어릴 때 만화를 좋아했다 이 말이오. 사람들이. 그러면 만화책을 볼 때 엄마가 밥 먹어라.” 하고 불러도 귀에 들립니까? 안 들립니까? 안 들리지. 그럼 그 아이가 만화를 열심히 보는 거요? 그냥 만화를 재미있게 보는 거요? 걔가 열심히 보는 거요? 그러니까 열심히 한다.’ 이 말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요?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할 때 열심히 한다고 그래요?

 

용어를 잘 생각해 봐요. 하기 싫은 것을, 그러니까 공부를 열심히 한다 그러지. 일을 열심히 한다고 그래. ‘만화를 열심히 본다.’ 이런 말은 안 써요. ‘텔레비전을 열심히 본다.’ ‘화투를 열심히 친다.’ ‘게임을 열심히 한다.’ 이런 말 안 해요. ‘연애를 열심히 한다.’ 이런 말도 안 해요. 그러면 열심히라는 게 좋은 거요? 별로 안 좋은 거요? 별로 안 좋은 거요. ‘열심히라는 것은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해야 되기 때문에 할 때 그것을 뭐라고 한다? 열심히 한다 이래요.

 

그러니까 두 가지 방법이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고 사는 인생을 사는 길이 있고, 그냥 재미있게 사는 방법이 있어요. 그러니까 만화를 왜 그렇게 열심히 보나?” 열심히 안 봐요. 그냥 봐요. “게임을 열심히 하나?” 열심히 안 해요. 그냥 하지. “스님은 그렇게 열심히 사느냐?” 난 열심히 안 살아요. 그냥 살지. 토끼가 산에서 이산 저산 뛰어다니면서 풀을 뜯는데 열심히 뜯어요? 그냥 뜯어요? 다람쥐가 나무에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열심히 오르락내리락 해요? 그냥 왔다가 해요? 그냥 왔다 갔다 해.

 

그래서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이 다 그냥 살아요. 자기도 그냥 살면 돼. 자기는 5시에 일어나? 4시에 일어나는데 뭐. 어제 아침에 일과가 어때요? 아침에 울산서 출발해서 청주 가서 아침 10시 반에 강연해주고, 문경 가서 다음에 무슨 답사하고, 저녁 7시에 목표까지 겨우 와서, 엊저녁 목표 강의했어요. 10시 까지 강의하고, 또 서울 가서 2시에 도착해서 자고, 아침 7시에 또 서울에서 또 조참모임부터 시작해서 하고, 3시에 끝나고 또 부지런히 와서 차에서 밥 먹고 와서 광주 강연하고, 오늘 끝나면 어디 가느냐? 울산 가야 되요.

 

내일 아침에 해운대 강연하고, 또 여수 와야 되요. 어제는 목포, 오늘은 광주, 내일은 여수. 그런데 다 3개다 저녁에 하겠다니까, 낮에 안하고, 낮에 하면 얼마나 좋아. 어제 저녁에 목포하고, 오늘 낮게 광주하고, 오늘 저녁에 여수했으면 끝났잖아. 그죠? 저녁에 하겠다고 고집을 하니까. 그렇다고 놀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니까. 이렇게 다니는 거요.

 

그러니까 자식도 없고, 부모도 없고, 마누라도 없는 나도 이렇게 사는데, 지금 뭐 그것을 열심히 살기는 열심히 살아? 그냥 사는 거지. 죽을 때까지 그냥 사는 거요. 그렇게. 숨이 붙어 있는 한. 그럼 자기는 건강해서 이렇게 새벽부터 일어나서 일하는 게 좋아요? 몸이 아파서 24시간 침대에 누워있는 게 좋아요? 그래. 안 아프니까 움직이는 거 아니오. 자기가 자꾸 아이고 나도 좀 편안히 누워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다리가 부러지든지, 병이 걸리든지 그런 일이 생기는 거요. 그것을 재앙을 부른다고 그래.

 

그런데 그게 어려운 일이라고. 자기는 고등학교까지 나왔으니 야간대학 다닌다는 거 아니야. 난 고등학교 다니다 그만뒀어. 그런데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어. 그거 시집가는 걱정을 왜해? 안가면 되는데. 누가 가라고 머리에 총 대놓고 협박을 해요? 왜 그 걱정을 해요? 가고 싶으면 가고, 안 가고 싶으면 안 가고. 아무 걱정할 거 아니야. 남이 다 가든 말든 내가 가기 싫으면 안가면 되는 거고.

 

뭘 후회해?

그러니까 그게 틀리는 거요. 하기 싫다고 안하면 후회해요. 학생 때 공부를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가 있겠죠. 안 그러겠어요? 그런데, 우리 인생이 살다보면 하기 싫다고 다 안할 수가 있어요? 없어요? 없어.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어요? 없어요? 없어. 그러니까

 

우리 마음은 하고 싶고 하기 싫고가 있고,

객관적인 조건은 해야 되는 경우와

하지 말아야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하고 싶은데 해야 되는 경우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하기 싫은데 안해야 되는 경우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이 두 가지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말면 되는데,

 

하고 싶은데 하면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하기 싫은데 해야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요? 안 그래요?

그때는 하기 싫어도 해야 되고

하고 싶어도 안 해야 되요.

거기로부터 자유로워져야 인생이 그냥 살 수 있는 거요.

 

자기 그냥 밥 먹고 살잖아. 뭐가 문제인지 난 잘 모르겠어. 자기가 5시에 일어난다는데 난 4시에 일어나는데 그것이 왜 문제인지 난 잘 모르겠어. 직장 다니면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은 혜택이에요? 직장 다니면 공부 못하면 공부하면 직장 못 다니는 게 나아요? 직장도 다니고 공부도 하는 게 좋아요? 그래요. 자기 혜택이잖아. 여자들이 주부하랴, 애 키우랴, 직장 다니랴. 얘기하는데, 그러면 직장 안다니면 되지. 옛날에는 직장 다니고 싶어도 여자 직장 다니게 했어요? 못하게 했어요? 못하게 했잖아. 그런데 직장 다니게 하는 것은 그게 권리를 쟁취한 거요. 일할 권리를.

 

남자는 옛날에 애 아빠면서, 한 여인의 남편이면서, 한 직장인으로서 생활했지만, 여자는 남자의 아내가 되거나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 직장인이 못되는데, 요즘은 어때요? 하나의 엄마도 되고, 남편의 아내도 되고, 한 직장인의 구성원도 될 수 있잖아. 그런데 그 좋은 세상에 낳아서 사는 거예요. 지금 사우디 같은데 이런데서 직장생활 할 수 있어요? 없어요? 없잖아. 그런데 할 수 있는 조건이 주어졌잖아. 하고 안하고는 그것은 내가 안하면 되는 거요. 그러나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서 여러분들이 하는 건데,

 

옛날에 상놈으로 태어나면 서당에 가고 싶어도 넣어 줘요? 안 넣어줘요? 안 넣어주는데 지금은 다 대학생들 공부할 수 있잖아. 밥만 먹고 공부만 해도 야단 안치는 것은 청소년 때하고 대학생 때 밖에 없잖아. 그런데 대학생한테 물어봐라. 죽겠데. 공부하는 게. 공부하는 게 싫은데 공부를 억지로 하니 열심히 하는 거요. 애들이. 애들 공부 열심히 하잖아. 그죠? 그런데 나는 공부 열심히 안했어요. 재미있어했어요. 재미있어.

 

그러니까 아버지가 하지마란데 숨어서 했기 때문에 억수로 재미있었어요. 애들이 공부를 재미있게 하려면 공부하면 두드려 패야 되요. 못하게. 그러면 화장실에 가서 숨어서 공부하면 만화책 보는 것처럼 재미가 있는 거요. 그러니 자기가 자기의 삶을 직장 안다니고 공부만 할 수가 없냐? 공부만 하고 직장에 안다닐 수가 없냐? 직장만 다니고 공부 안할 수 없냐? 이런 생각을 하면 자기 인생이 좀 한탄스러운데, 그게 아니고 나는 직장도 다닐 수 있고, 난 공부도 할 수 있고.

 

청년들이 나한테 이렇게 물어요. 공부도 해야 되고, 연애도 해야 되고, 술도 마셔야 되고 그래서 고민이래요. 어느 것을 해야 될지. 그래서 그게 뭐 고민이가. 3개 다 하면 되지. ? 공부하는 여자 친구하고 술 마시면서 학문을 토론하면 3개 다 할 수 있잖아. 왜 술 마시면 딴 짓해야 되요? 술 마시면서 학문을 토론할 수 있고, 연애를 왜 난 너 좋다. 난 너 싫다.” 이런 얘기만 해야 돼? 우주가 어떻고, 이런 얘기하면서 연애하면 되지.

 

그러니까 생각을 바꾸어야 되요. 열심히 하면 안 돼. 어떻게 해야 된다? 그냥 해야 돼. 뭐요? 뭐도 할 수 있다? 낮에는 직장가고 저녁에는 공부하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수행하고, 조금 더 할 거 있으면 주말에는 봉사하고 이렇게. 죽을 때까지 힘 되면 해야 되나? 그만 해야 되나? 그래. 안하는 것은 지금 안 해도 되요. 자기 지금 아무것도 안한다고 내일 아침에 해가 서쪽에서 뜰까? 자기 굶어 죽을까? 안 굶어 죽어. 자기 지금 아무것도 안 먹고 가만히 있으면 자기를 누가 잡아가서 병원에 넣어 죽을 강제적으로 먹여요. 자기 절대로 그냥 가만히 죽게 안 내놔요. 이 세상이. 아시겠어요?

 

내가 몰래 연탄가스 피우고 죽지 않는 이상은 죽기가 그렇게 쉬운 게 아니오. 요즘 세상에. 아예 깊은 산 속에 가서 혼자서 몰래 죽으려면 몰라도, 죽기가 쉽지 않아. 굶어죽을까 그런 걱정 안 해도 되요 그러나 그렇게 가만히 앉아 있으면 뭐해요? 여러분들 아침에 7시까지 자면 뭐해요? 4시에 일어나서 기도하는 게 낫지. 자면 뭐하는데?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이 죽을 때까지 고단하게 살아야 돼. 그러니까

 

나한테 수행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고,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고,

공부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고,

그것을 자기가 만끽한다.

이렇게 생각을 적극적으로 하면 어떨까 싶은데. .

 

열심히 하면 되요? 안 돼요? 안 돼요.

열심히 하면 스트레스 받아요.

 

열심히 하는 것은

하기 싫은 것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말고 어떻게 하라?

그냥 해라. 재미있게 해라.

 

재미가 없으면 그냥 밖에 가서 한 바퀴 쉭 돌고 와서 자꾸 자기한테 암시를 줘야 돼. “재미있다. 재미있다. , 이때 이거 해보지 언제 해 보노.” 이렇게. 자꾸 그렇게 해서 재미를 붙여야 되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하기 싫은데, 왜 이거 하라고 그러지? 언제까지 해야지.” 이렇게 하니까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