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8)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네스호의 괴물…있다와 없다 사이의 간극'

Buddhastudy 2018. 6. 1. 19:00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괴물이 처음 목격된 것은 6세기.

성 골롬바노의 목격담이 최초였다고 합니다.

 

스코틀랜드 네스호에 살고 있다는

실체는 없으되 보았다는 증언은 이어지는 괴물 이야기.

 

한 현직 판사는 이 이야기를 자신의 책에 끄집어냈습니다.

그는 자신의 눈으로는 이른바 전관예우라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왜 사람들은 그렇다고 느낄까궁금해했습니다.

하기야 있다 하더라도 그게 눈에 보일리는 없었을 테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존재하는 것인지, 그저 상상에 불과한 것인지

소문은 무성하지만 실체는 나타나지 않은 괴물 이야기를 꺼낸 것이겠지요.

 

그러나 괴물은 단지 전관예우 하나뿐이었을까.

실제로 우리 사법부에는 또 다른 네스호의 괴물들이 여럿 존재해왔습니다.

 

이미 한참 전부터 법원이 판사들을 뒷조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고, 법원이 정권에 순치된 판결을 내려왔다는 해소되지 않은 의혹들.

즉 소문은 있으되 손에 잡히지 않는 무언가는 계속 존재해왔고 그 무성했던 의혹들이 이번에 발표된 조사결과로 인해서 수면 위로 드러난 상황입니다.

 

"법관들의 '없다'와 시민들의 '있다' 사이의 간극

그렇게 믿을 만한 근거를 누군가는 제공해왔기에

그렇게들 믿는 것 아닐까" - 문유석 < 미스 함무라비 >

그는 이렇게 에둘러 표현했지만 있다와 없다 사이의 간극은 이만큼이나 좁혀져 버린 지금

 

"법원이 최소한의 믿음을 얻지 못한다면 사법부는 더 이상 존립의 근거가 없다"고 말한 현직 대법원장의 말처럼 법치국가의 시민이 법정을 의심하고 법을 믿지 못한다면 그것은 괴물이 초래할 비극보다 더욱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

 

때마침 외신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꾸려지는 국제연구팀은 네스호 주변에 DNA 샘플을 채취해서 괴물의 실체를 밝혀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과학적 분석을 동원해서 까닭 모를 두려움과 끝없이 이어져 온 궁금함을 해소하겠다는 시도겠지요.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사법부 역시.

깊은 호수 아래 웅크리고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내서 있다와 없다 사이.

그 벌어진 간극을 해소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 역시 실체는 분명하지 않되 마냥 두려움을 주었던 거대한 그 괴물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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