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9)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10(월) '원래 교회는 정치하는 집단이다…?'

Buddhastudy 2019. 6. 11. 20:46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인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영화 <나 홀로 집에 1>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해피 홀리데이!”

-영화 <베트매니 리턴즈>

 

1225일 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은 신앙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성스러운 날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행복한 휴일이라는 의미.

미국의 전임 대통령이 이 두 가지의 표현을 함께 사용했던 이유 역시 서로 다른 생각을 배려하는 의미였을 것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정치의 한복판에서 편을 가르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 그의 등장과 함께였습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모든 가게에 메리 크리스마스간판을 다시 달게 만들겠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모(2015)

 

보수 기독교 지지층을 끌어 모으고자 했던 트럼프에게 종교의 다양성을 무시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은 무척 유용한 단어였을 것입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되찾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실제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 그는 승리한 전쟁을 자축하기도 했지요.

물론, 크리스마스가 편 가르기의 도구로 이용된 사례는 훨씬 이전에도 존재합니다.

 

순혈주의를 강조했던 나치는 종교가 다른 유대인을 구분해내고자 캐럴 가사를 독일식으로 바꾸고, 나치의 상징물로 트리를 꾸미는 등 성탄절을 나치의 소유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사랑과 포용을 이야기한 예수의 탄생을 편 가름의 도구로 이용하려 시도한 속세의 어리석음은 수십 년 전에도, 오늘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원래 교회는 정치하는 집단이다-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130)

 

당선된 바로 다음 날, 자신의 신념을 고백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대표회장

대통령이 하야할 것을 요구

목숨 걸고 청와대로 진격

60세 이상 사모님들이 먼저 순교

-전광훈/한기총 대표회장

 

그러고 나서 그의 입에서 쏟아진 것은 일일이 옮기기에도 민망한 혐오와 도발의 단어들이었습니다.

그보다 훨씬 전에 쏟아냈던 그의 기상천외한 발언들은 차치하고라도

 

자신이 대표하는 교회 구성원에 대한 모독

진정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것인지 삼가 조심할 일

-박득훈/ 목사 (성서한국 사회선교사)

 

종교의 이름을 빌려 내뱉는 그 분열의 언어들은 수많은 개신교인들의 자존심까지 허물어내고 있으니

그 역시, 자신만을 위한 치열한 종교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수년 전 어느 다큐멘터리의 영화감독은 다른 목사의 말에 자신의 말을 얹어서 한국의 대형 교회를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교회는 유럽에서 문화가 되었고,

미국으로 가서 기업이 되었으며

한국으로 와서 대기업이 되었다.”

-김재환 / 영화 < 쿼바디스 > 감독

 

이제 한기총의 대표회장 목사에 의해서 또 한 가지의 위상으로 정의되어버린 한국의 교회는 난감합니다.

 

원래 교회는 정치하는 집단이다.”

-전광훈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