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9)

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일까?

Buddhastudy 2019. 7. 4. 20:22


죽음을 맞이하는 3가지 방법

 

첫 번째 이야기

미국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지방 판사 선거에 출마한 캐롤

그녀는 열정적으로 선거 활동을 했고

지역 최초로 여성 판사에 당선됐다.

 

그러던 어느 날, 왼쪽 다리에 마비가 왔다.

캐롤은 신경이 눌렸거나 불편한 구두를 신고 너무 많이 걸은 탓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녀는 의사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전이성 유방암이었다.

 

그녀는 현실을 덤덤히 받아들였고

암을 이겨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썼다.

다행히 화학요법 치료가 효과가 있었고, 판사로 취임해서 업무를 열정적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몇 년 후, 암은 결국 그녀를 다시 덮쳐왔다.

캐롤은 죽을 날이 머지않았음을 알았지만

여전히 삶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죽을 걸 알면서 치료를 받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암을 이겨내려고 했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살고 싶어했고, 살고자 노력하는 와중에 죽었다.

 

캐롤은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와중에

끝내 숨을 거뒀다.

 

집에서의 평온한 죽음이 아니라

응급실의 형광 불빛과 소음 속의 죽음이었다.

 

 

두 번째 이야기

퇴역 군인인 페리는 오랫동안 정처 없이 자연을 떠돌아 다녔다.

그는 산과 들을 다니며 사냥하는 걸 즐겼고, 그런 삶이 무척 편했다.

그러다 말기 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야생의 동물처럼 죽기로 결심했다.

 

사슴이나 곰처럼 땅 위에서 홀로 조용히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다.

페리는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약물 치료를 받는 걸 거부했다.

고통을 온전히 느끼고 자기 몸에 벌어지는 일을 모두 알아차리고 싶었다.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괴로워했지만

그는 진통제를 맞으라는 간호사의 권유를 한사코 거절했다.

몸을 씻거나 옷을 갈아입거나 시트를 가는 등의 도움도 거부했다.

 

몸의 기능이 떨어지고 삶이 서서히 해체되고 소멸되는 것이

진정한 죽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렇게 극심한 통증 속에서 죽어갔다.

자주적이고 명백한 죽음이었다.

 

 

세 번째 이야기

한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의 시간을 맞이했다.

죽음이 다가오자 그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죽어가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가래 끓는듯한 소리를 계속 내뱉었다.

목이 약해져서 분비물을 제대로 처치할 수 없어

폐에 침이 있는 상태에서 숨을 쉬었기 때문이었다.

 

딸은 아버지의 거친 호흡 소리를 듣고 무척 괴로워했다.

그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아버지는 걱정스러운 딸의 얼굴을 지켜보더니

남은 힘을 그러모아 마지막으로 한 마디 내뱉었다.

안 아파

 

아버지는 결국 분비물 공급을 줄이기 위한 약물을 공급받았다.

고통을 느끼지 않았고, 호흡기 자체에도 문제가 없었지만

가족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

 

이 약물은 부작용이 있을 확률도 높았지만

그가 죽어갈 때 가족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는 있었다.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자신보다 가족을 배려하다 숨을 거두었다.

 

 

죽음을 맞이하는 각기 다른 방식들

과연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요?

 

타인에게 무엇이 좋은 죽음인지

우리가 판단할 권리가 있을까요?

 

우리에겐 죽음도 인생처럼 선택할 권리가 있고

그것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합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