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대장경(담마빠다)

담마빠다(법구경) 85회 209, 210, 211. 사랑하는 이도 싫어하는 이도 만들지 말라

Buddhastudy 2020. 6. 4. 19:46

 

 

담마빠다 제15<행복>

 

209.

애쓰지 않아야할 것에 전념하고

애써야할 것에 전념하지 않으며

목표를 버리고 즐거운 것만 좇는 자는

자신에게 전념하는 자를 부러워한다.

 

210.

사랑하는 이들과도 만나지 말라.

싫어하는 이들과도 만나지 말라.

사랑하는 이들은 못 만나 괴롭고

싫어하는 이들은 만나서 괴롭다.

 

211.

그러니 사랑하는 이를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은 참 불행하다.

사랑하는 이도 싫어하는 이도 없는

사람들에게 얽매임이란 없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정사에 계시던 때였다.

시왓티의 한 가정에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외동아들이 있었다.

어느 날 몇 분의 스님들께서 그 집에 공양 초대를 받고 가셨다.

 

스님들께서는 공양을 마친 뒤에 공덕을 기리는 법문을 해주셨는데

그 집 아들이 그 법문을 듣고 나더니 출가를 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일어났다.

그래서 곧바로 부모님에게 출가를 허락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자 아들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보지 않을 때 집을 떠나 출가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날부터 아버지는 집을 나설 때마다 어머니에게

아들을 잘 데리고 있으시오라고 당부했고

어머니도 집을 나설 때는 아버지에게 아들을 잘 데리고 있으라고 당부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없을 때 어머니는 아들을 잘 데리고 있어야지라는 생각에

한 발을 문기둥 하나에 고정시키고 다른 발은 다른 문기둥에 고정시키고는 바닥에 앉아서 실을 감았다.

 

아들은 어머니를 속이고 집을 도망가야겠다라고 생각하고는 어머니에게

어머니, 발을 조금만 비켜주시면 안 될까요? 화장실에 가야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래서 어머니가 발을 치우자 아들은 그길로 집을 떠나 사원으로 갔다.

 

그는 스님들에게

저를 승가에 받아주십시오라고 요청하였다.

스님들은 그의 요청을 받아들이셨고 그를 출가시키셨다.

 

아버지가 집에 돌아와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들이 어디에 있소?”

방금 전까지 여기에 있었어요.”

 

아들이 보이지 않자 아버지는

사원에 간 것임이 틀림없어.’라고 생각하고는 사원으로 향했다.

사원에 도착하여 아들이 승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며

아들아,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것이냐?”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곧바로 내 아들이 이렇게 스님이 되었는데

내가 재가자로 사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생각하고는

아버지도 그 자리에서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다.

 

집에서 기다리던 어머니는

왜 남편과 아들이 이렇게 늦는 걸까?’하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둘 다 승원에 가서 출가한 것이 확실해

 

그래서 그녀도 사원에 가서 아들과 남편이 승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는

내 아들과 남편이 스님이 되었는데 나에게 가정생활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라고 생각하고는 출가하여 비구니 스님이 되었다.

 

이렇게 그들 모두 출가했지만 따로 지낼 수가 없었다.

사원이나 비구니 스님의 처소에서 늘 함께 앉아 이야기하면서 낮을 보냈다.

 

부처님께서 이 사실을 아시고 그들을 불러 물으셨다.

왜 그렇게 하였는가? 이것은 출가자에게 맞지 않다.”

 

그들은 부처님께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떨어져 지낼 수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출가하였으면 그런 행동들은 적당치 않다.

사랑하는 이를 보지 못하는 것도, 싫어하는 이를 보는 것도 괴로움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도 싫어하는 이도 만들지 말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애쓰지 않아야할 것에 전념하고

애써야할 것에 전념하지 않으며

목표를 버리고 즐거운 것만 좇는 자는

자신에게 전념하는 자를 부러워한다/

 

/시랑하는 이들과도 만나지 말라.

싫어하는 이들과도 만나지 말라.

사랑하는 이들은 못 만나 괴롭고

싫어하는 이들은 만나서 괴롭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를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은 참 불행하다.

사랑하는 이도 싫어하는 이도 없는

사람들에게 얽매임이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