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0)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 1618회] 신혼 한달 반 아내가 자살했습니다

Buddhastudy 2020. 7. 16. 20:13

 

 

결혼한 지는 한 달 반 되었는데 열흘 전에 사랑하는 아내가 집에서 자살을 했습니다

죄책감 자책감 자괴감 그리움에 지금 매우 괴롭습니다

지금 어떻게 보면 살려고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지금 본인이 겪는 아픔에 대해서 어떤 말을 한다고 위로가 될 수 있겠느냐?.

그건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일이지!

3자가 그걸 이해한다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저는 뭐, 그런 허례허식적인 위로의 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해봐야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본인에게 조금이라도 오늘 이렇게 와서 저와 얘기하면서 도움이 되도록 하려면

내가 아픈 상처에 조금 더 덧낼 수도 있겠다

지금 이런 생각을 하면서 대화를 하고자 하거든요.

 

첫째는 저는 질문자가 잘해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앞으로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이유는...

오늘 이 자리에 와서 질문을 했기 때문에 그렇다!

 

(박수)

 

우울증 환자가

제가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저에게 이런이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할 때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는 질문하는 게 간단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시작이 반이듯이 그렇게 자기의 아픔을 내놓으면 이미 절반이 치료가 되는 거예요.

 

제가 도와줘서 치료가 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자기를 치료하려고 하는 그 요구가 그만큼 강렬하다.

결과적으로 저는 어려움을 극복할 거다, 첫째 이렇게 먼저 말씀을 드리고요.

 

극복을 하는데, 저를 안 만나도 극복을 할 텐데

극복하는데 조금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사물을 봐야 하는가?

이걸 조금 이야기 하려고 그래요.

 

, 본인이 열흘이나 한달이나 1년이나 여기에 빠져서 못 견뎌서 자기도 따라 자살을 해버렸다.

그러면 이거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본인이 그런 선택을 안하고 살아간다면

1년 지나면 이 아픔이 10흘 지난 지금과 같을까? 더 심해질까? 약해질까?

1년 지나면?

2년 지나면?

3년 지나면?

 

지금은 딴 여자분을 도저히 못 만날 거 같지만

3년쯤 지나면 만날 가능성도 있을까? 없을까?

지금 열흘밖에 안 되었는데 이런 거 물어서 죄송합니다마는

3년쯤 지난 뒤에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해요?

 

, 그렇다면 지금 헤어진 아픔을 지금 관점에서는 말할 수 없는 큰 아픔이지만

이거는 시간이 흐르면 조금 조금씩 옅어져요.

그러면 시간이 흐를수록 옅어지지 않고 점점점점 깊어지는 사람도 1001, 10001명은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면 이거는 사랑이 커서 그런 게 아니고

정신질환에 속합니다.

제 말 이해하시겠어요?

윤리 도덕적 관점하곤 다릅니다.

이것은 정신질환에 속합니다, 즉 편집증...

 

아내가 죽었다는 그 생각에 사로잡혀서 헤어나오지 못하면

마치 수렁에서 사람이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점 깊이 빠지듯이

이게 점점점점 더 깊어져서 마지막에 자기도 따라가는 경지에까지 이른다.

 

그러면 세상 평가로는 이걸 뭐라고 그러냐?

사랑이라고 그래요.

남편이 죽고 아내도 따라 죽으면 뭐라고 그런다?

열녀라고 그래.

 

그런데 이걸 정신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면

이건 질환에 속합니다.

 

아내가 죽고 본인이 굉장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거를

일반적인 거로 표현하면 뭐라고 한다? 사랑이라고 말하고

정신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 충격에 따른 정신질환에 속합니다.

 

내가 너무 냉정하게 말하나?

의사가 그렇게 말해야지 어떻게 합니까?

병을 병이라고 말해야지, 병을 미화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이 병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치유가 됩니다.

자연치유가 돼요.

그래서 1년 지나고 2년 지나고 3년 지나면 괜찮아져요.

아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든, 죽음으로 헤어졌든, 그냥 헤어졌든.

 

그런데 이 순간에 본인은 천년가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여기서 병으로 악화가 되면 죽는 쪽으로 가고

병으로 악화가 안 되면 자연치유 쪽으로 가요.

 

그래서 뭐라고 그래요?

세월이 약이다’, 이런 말을 하잖아요.

가만 놔둬도 치유가 되어 간다 이 말이오.

 

그런데 수행이라는 것은

자연치유보다는 조금 나아야 하잖아요.

 

제가 감기 걸려서 1주일 놔두면 낫는데

저도 오늘 오다가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대 맞고 왔거든요.

그러면 이거는 일주일 가기를 원해서 그래요? 더 아픈 기간을 좁히려고 그래요?

짧게 하려고 그러죠.

 

자기가 수행적 관점에서 질문 한 거는 이걸 좁히려고 그러는 거요.

자기가 이렇게 한번 생각해봐요.

 

1년 지나고 2년 지나고 3년 지나면 나아질 거다.

악화하는 병이 아니라면...

그러면 3년 지나면 어차피 나아질 거를

3년 앓다가 나아지는 게 나아요? 오늘부터 나아지는 게 나아요?

노력하고 관계없이...

 

가만히 놔놔도 자연치유 되어 조금씩 조금씩 좋아져서 완치되려면 3년 걸리는데

그렇다고 아내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3년 지나면 이게 치유가 된다 이 말이오.

 

그러면 지혜라는 건 뭐냐?

굳이 3년 괴로워할 필요가 뭐가 있나?

오늘부터 좋아지면 되지...”

굳이 3년 지나서 다른 여자를 만날 필요가 뭐 있나?

오늘부터 만나면 되지.”

 

이걸 알아차리는 게 지혜예요.

이걸 알아차리면 마치 내가 아파서 다리를 다쳐서 놔두면

이게 석 달 지나서 치유가 될 거를

병원에 가서 치유를 받음으로써 일주일로 단축하는 거와 같다는 거요.

수행이라는 거는...

 

그래서 수행은 즉시 치유를 할 수도 있다는 거요.

말 떨어지자마자 바로!

 

나는 죽어도 치유가 안 될 거다이렇게 생각하면 제 말이 안 먹힙니다.

왜냐하면 치유가 안 된다는 것은 병이기 때문에.

 

점점 악화가 되면 어디 가서 치유를 받아야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그거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해요.

지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태도가 좋은 거예요.

보통 괴로워만 하지 정신과 가려고 안 그러거든요.

 

앞으로 여러분들도 누가 죽거나 애인이 바람을 피우거나

어떤 충격이 와서 정신적으로 괴로우면

병원에 가야 합니다.

육체만 병이 아니라 이것도 뭐다? 병인데,

 

다만 이 정신질환은

아주 악화 되는 경우가 아닌 것은 자연치유가 되는데,

그런데 감기 걸려 내버려 두면 자연치유가 되는데

자칫 잘못해서 폐렴으로 번지면 생명이 위독할 수가 있는데

이 정신질환도 마찬가지예요.

 

대부분 자연치유가 되는데

조금 심해져서 잘못하면 같이 따라 죽는 쪽으로 갈 위험이 있다.

그래서 일단 자기는 병원에 다니면서 그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오늘 저하고 얘기해서

, 3년 후에 내가 정상인으로 돌아온다면

오늘 돌아오지 굳이 3년까지 시간을 연기할 필요가 뭐가 있나?”

이 생각을 해야 돼요.

 

그래서 오늘 바로 좋은 사람 있으면 만나고...

그게 죄가 안 됩니다.

정신질환 때문에 생긴 거요.

 

아내가 있는데 남편이 있는데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거는 실례가 되죠.

그런데 돌아가셨다, 이미 서로 약속을 해서 헤어졌다.

그럴 때는 다음날 만난다고 해서 그게 아무 문제가 안 돼요.

문제가 되는 것은 내 미련이 있죠, 내 집착일 뿐이다...

 

지금 당장 어떤 분을 만나라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사람을 만날 때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

 

자기가 아무런 죄를 저지른 바가 없어요.

자기가 죽인 것도 아니고 안 것도 아니잖아요.

자기가 알았으면 그걸 방지했을 거 아니오.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까 일어난 현상이란 말이오.

충격을 받은 건 이해하지만 자기 잘못은 아니에요.

그런 죄의식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가 않다.

 

아쉬운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니 정신과 치료를 받으시고

더 건강하게 사시고..

 

다음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이것 때문에 트라우마가 돼서

또 어떻게 될까 봐 두려워하면 트라우마가 되고

 

이 경험을 살려서 다른 사람을 만나면...

제일 좋기로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사랑을 나누는 이게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고 이렇게 갑자기 어떤 사건이 일어나니 엄청난 괴로움이구나...”

이걸 딱 알아서

딱 출가해버리면 제일 좋아요.

 

왜 웃어?

옛날에 위대한 고승이 된 사람들은 다 가족이 죽거나 무슨 일이 생길 때

, 인생이 아무것도 아니구나,

아무리 높은 지위가 있고, 아무리 많은 재산이 있고 아무리 많은 인기가 있다 하더라도

숨 딱 끊어지니까 아무 의미가 없구나

이런 걸 탁! 깨달아서 바로 출가를 하지않습니까.

 

그러니 그렇게 눈물을 흘리고 찔찔 매고 하는 거보다는

! 그냥 눈 딱 뜨고 딱 매달려 있는 거 보고

그대로 깨달아서 그냥 신고도 하지 말고 출가를 해버려야 되는 거요.

도인이라면.

그렇게 해야 딱 공부가 되는 거란 말이오.

 

그게 제일 좋은데, 베스트고... 그게 안 되면,

두 번째 자기가 죄를 지은 거는 아니다 이거야.

자신의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게

그 사람을 위해서도 자기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부모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

 

그러니까 3년 끌지 말고

그냥 오늘, 이 즉문즉설이 끝난 뒤부터 생글생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한번 공부를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