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0)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 1617회] 스님도 우울할 때가 있습니까?

Buddhastudy 2020. 7. 15. 19:49

 

 

스님도 사람이신데 분명히 우울한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감정 이런 것들에 얽매이지 않으시는 건지

감정에 얼마나 얽매이는지 궁금합니다//

 

 

생각하는 게 있는 게 아니라

우울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올라오고 얽매이기도 합니다.

 

(얼마나? 얽매이는지 궁금합니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찰나일 수도 있고

1분일 수도 있고

1시간 일 수도 있고...

 

(그럼 스스로 자학은 안하십니까?)

 

나는 수행을 깊게 한적이 없습니다.

너무 신비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스님도 자기처럼 똑같이 밥먹고, 똑같이 똥 누고, 똑같이 잠자고

그냥 이렇게 사는 거요~~~.

 

때론 기분 나쁜 일도 있고, 때론 기분 좋은 일도 있고

다만 차이가 있다면

널뛰기를 좀 덜 한다는 거요.

 

기분 좋다고 막.. .. 그냥... 날 것같이 하고

기분 나쁘다고 팍... 가라앉고...

이런 진폭이 좀 적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습니다.

 

--

어째 사람이

나도 너처럼 괴로워한다이 말을 들어야 속이 시원합니까?

 

(시원합니다..)

 

ㅎㅎㅎ

인생살이가 별거 겠어요?

다 똑같이 밥먹고 사는데...

 

옷을 뭐 이렇게 입었다고 사람 마음이 바뀌겠어요?

머리를 깎았다고 마음이 바뀌겠어요?

으흠...

사람은 다 똑같은 거예요.

 

공연히 스님이다, 신부다 하고, 뭐 라고

이렇게 폼을 잡으면

자기만 괴로운 거요.

 

세상사가 자기 뜻대로 다 되어야 하고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괴로워하고 그렇게 살면

죽을 때까지 괴로워하다가 죽어야 하거든요.

 

그건 자기를 낭비하는 거요.

자기가 자기를 괴롭히는 거요.

 

자기가 자기를 괴롭히지 않으려면

자기를 조금 아끼고 사랑하는 게 필요하다.

 

--

제가 서초동에 사무실이 있어서 가끔 사는데

밤새도록 술 먹고 고함 지대는 소리가 새벽 예불시간까지 나요.

 

가끔 절 밖에 나가면 전체가 술집이고 그런데

보면, 쓰러져서 지갑은 저기 있고, 핸드폰은 여기 있고

이렇게 쓰러진 사람, 엎드려 쓰러진 사람..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그걸 만약에 아내가 본다면

그 모습을 그 부모가 본다면

얼마나 괴로워할까...

왜 자기 인생을 그렇게 함부로 하고 살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지갑을 주워주고, 핸드폰을 주워주고 일으켜 세워줘도

도움도 고마워할 줄도 모르고

오히려 막 행패를 피우고 그러거든요.

 

처음에는 안타까워서 막... 일으켜 세우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냥 보고 지나가요. 나도...

 

요즘 몇 가지 사건이 있지 않습니까?

이름이 뭐더라? 버닝썬인가? 그런 사건, 또 어디 뭐 별장에 무슨 무슨 사건 해서

지금 연일 기사에 나오지 않습니까?

 

결국은 뭐에요?

사람이 돈이 있다고, 지위가 좀 있다고, 인기가 좀 있다고

그걸 이용해서 순간적인 쾌락을 즐기다가

지금 남을 괴롭히고

자기 망신살이 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지나친 자기 욕구에 집착을 하게 되면

남도 괴롭히고 자기도 괴롭히고

남도 손해 끼치고 자기도 손해 끼치는

그런 삶을 살게 된다.

그건 어리석은 삶이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그런 것으로부터 조금...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나를 아끼고 사랑하려면

내가 괴로움이 없으면 제일 좋고.

 

부처님은 괴로움이 없는 경지를 목표로 삼고

우리에게 제시하셨어요.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서 가는 사람이니까

출발점보다는 괴로움이 적어지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게 수행이에요.

 

그런데 그걸 합리화하면 안 돼요.

난 결혼했기 때문에, 애가 있기 때문에, 정치를 하기 때문에

... 남편이 술을 마시기 때문에,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이렇게 핑계를 대면 죽을 때까지 괴롭다가 죽어요.

 

우린 늘 그런 속에 살아요, 그런 속에...

돈을 벌기도 하고, 돈을 잃기도 하고, 주식을 사면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고

결혼했는데 상대하고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내가 키운 애가 말을 안 듣기도 하고

친구가 돈을 빌려가서 안 갚기도 하고

그게 일상이에요.

 

만약에 우리가 차를 도로에서 몬다면

! 차선을 지키고

모든 법규를 지키는 그런 속에 우리가 운전하는 거 아니잖아요.

 

중간에 끼어들기도 하고

급정거하기도 하고...

 

그런데 다 상대편 탓하면, 운전을 할 수가 없어요.

입에서 욕밖에 안 나와요.

 

그러니까 그런 거를 대비해서

급정거를 대비해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유지를 해야 하고

끼어들기를 하면 조금 급한가 보다하고 조금 비켜도 주고

이러면서 운전을 해야 그게 운전 잘하는 사람이듯이

 

인생을 자꾸 누가 어때서.. ’ 이렇게 하면

억울하고 분한 마음밖에 안 생긴다.

그런 속에서 나를 어떻게 아름답게 가꿔나갈 거냐.

 

옛날에 어떤 분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 죽어가는 사람을 돕는

뭐라고 그러죠? 호스피스.. 왜 남의 말을 쓰는지 저 같은 사람은 단어 외우기도 어려워요.

 

그런 일을 하는데 너무 크게 벌렸어.

그래서 빚을 지고 감당하기 어렵게 된 거요.

 

그런데 우리는 좋은 일을 하면

내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데, 왜 나를 안 도와주느냐?”

이렇게 원망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것도 욕심이에요.

 

내가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을 자꾸 너무 내세우면

부모들이 그러죠.

내가 너를 위해서 한다그러잖아요.

그런데 애들한테 물어보면 부모 때문에 죽겠다는 거요.

 

자식을 괴롭히는 일인데, 부모는 그게 자식을 괴롭히는지를 모르고

너를 위해서 내가 희생한다이렇게 생각한다는 거요.

이게 좋은 생각이 아니에요.

어떤 사람도 나를 위해서 남이 희생까지 하기를 원하는 사람,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가 없다.

이루어지는 것도 있고 안 이루어지는 것도 있다.

또 남이 원하는 것을 내가 다 해줄 수도 없어요.

 

욕심을 부리면

내가 원하는 걸 다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남이 원하는 걸 내가 다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못하면

죄송합니다하고 자기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또 내가 원하는 것도 그걸 다 이룰 수가 없어요.

만약에 내가 원하는 것이 다 이루어지면 세상은 뒤죽박죽이 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안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나마 세상이 이 정도로 굴러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는 자기 원하는 것을 향해서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거는 괜찮아요.

그런데 자기를 위한다고 하면서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기 보다 어리석은 사람이다.

 

어리석게 살지 마라.

너는 죄인이다. 이런 개념이 아니에요.

 

부처님은 사람이 하는 행위를 죄다, 이렇게 단정한 적은 없어요.

어리석다고 말했지.

자기를 자기가 해친다 이거야.

 

그러니까 요즘 신문에 나는 그런 사람들, 갑질하는 사람들은

나쁜 인간이다, 죄인이라기 보다는

어리석은 사람들이에요.

 

결국은 자기의 어리석음으로 인해서

남도 해치고 자기도 해친다.

바보같은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바보같이 살지 말고

조금 뭐하게 살아라?

지혜롭게 살아라.

 

그래서 남에게도 조금 이익이 되도록 하면

사람들이 나를 좋게 생각하잖아요.

 

또 나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살아라.

나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만 말하는 게 아니에요.

바로 나를 괴롭히지 마라.

나를 행복하게 잘 간수해라.

이런 얘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