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참아보려 하지만 감정 조절이 너무 힘듭니다. (2024.01.05.)

Buddhastudy 2024. 2. 5. 19:36

 

 

기쁨, 슬픔, 화남과 같은 감정 조절이 너무 힘듭니다.

머리로는 지켜보자 참아보자 하지만

오르내리는 감정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어릴 때 어른들이 화를 많이 내며 서로 싸우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저도 47년을 화내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과 화나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를 탈 때처럼

화가 저도 모르게 올라오면 가라앉기를 기다립니다.

그러고 나면 뒷골이 땅기고, 피곤하고, 안압이 올라오는 등 몸이 너무 아픕니다.

저는 어떻게 연습해야 화도 다스리고 몸도 아프지 않을 수 있을까요?//

 

 

질문자는 어릴 때부터

화를 잘 내는 어른들 속에서 자라서

화를 내는 까르마가 있습니다.

그걸 개선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성질대로 살면서

그 과보를 받으며 사는 길이 있습니다.

성질대로 살면서

몸도 안 아프고 사람들과 갈등도 없는 길은 없어요.

그건 욕심입니다.

 

그래서 내 성질대로 살고

그에 따른 손실은 기꺼이 감수하겠다

이런 관점으로 살아도 됩니다.

 

만약 남편이 떠난다면

나같이 성질 많이 내는 여자를 누가 좋아하겠어?’ 하면서

받아들이는 거예요.

아이들이 가출하면

그래, 엄마 성질이 이러니까 아이들이 집을 나갈 수도 있지하면서

과보를 받아들이면 됩니다.

이렇게 가족들이 떠나면 떠나는 대로 살고

돌아오면 돌아오는 대로 문제 삼지 않고 사는 길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자기 성질대로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손실을 받고 싶지 않다면

내 성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성질은 어릴 때 형성되었기 때문에

개선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화가 나도 손실을 생각해서 참습니다.

 

그런데 세 번 이상은 참지 못합니다.

보자, 보자 하니까!’ 이런 말도 있잖아요?

누군가에게 화가 나도 한두 번은 참다가 세 번째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이게 세 번씩이나!’ 하면서 터뜨립니다.

 

화를 반복해서 참다 보면

압력이 쌓여서 결국 터지는 거예요.

화를 내고 나면 또 후회하죠.

이걸 반복하는 게 우리들의 일상입니다.

 

참는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사람이 자기감정대로 다 표현하면서 살면

주변에 사람이 줄어듭니다.

다른 사람에게 이런 고민을 얘기하면

그래도 네가 좀 참아라, 참는 게 약이다

이런 말들을 많이 하죠.

하지만 참으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화를 터뜨리면 손해를 보고

참으면 병이 되는 게 우리의 딜레마예요.

이 문제에 대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신 분이 부처님입니다.

그 방법은 바로 알아차림입니다.

 

화가 나면 화가 나는구나!’ 하고 그냥 알아차리는 거예요.

화를 냈다면 , 내가 화를 냈구나!’ 하고 알아차립니다.

내가 화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과보를 기꺼이 받는 겁니다.

 

화를 냈으면 당연히 그 과보를 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만약 내가 남의 물건을 훔쳤다면 벌을 받아야겠죠?

이처럼 화를 냈다면

그 과보를 기꺼이 받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화가 올라오는 순간 감지를 하면

화가 올라오는구나!’ 하고 알아차립니다.

화가 날 때 알아차릴 수 있으면

화를 안 내면서 참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면 손해 볼 일도 없고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습니다.

이것을 알아차림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나는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

이런 목표를 세우면 안 됩니다.

화를 내지 말아야지하고 결심했는데 화를 내면

후회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화를 내야지, 내지 말아야지이런 생각을 하지 말고

다만 화가 일어나는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야 해요.

 

질문자가 살아온 배경을 보면 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일단 화를 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면 좋겠습니다.

화가 일어날 때 알아차리면

전보다는 화가 조금 줄어들 수 있어요.

이런 관점으로 가볍게 연습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순간적으로 화를 내버렸을 때

죄송합니다. 제가 성격이 좀 그렇습니다. 미안합니다하고 바로 사과하면

사람들과 같이 사는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나만 화내나? 너는 화 안 내나?’ 이러면 싸우게 돼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깜박 놓쳤습니다하고 바로 사과하면

어떻게 싸움이 일어나겠어요?

나도 모르게 화를 냈다면

바로 사과를 하면 됩니다.

 

화가 올라올 때 알아차렸다면

화를 내지 않아 보는 거예요.

이를 악다물고 참으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참지 않고, 다만 알아차린다라는 겁니다.

 

이렇게 방법을 알았다고 해서

앞으로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화가 날 때 알아차려서 안 낼 수 있으면 제일 좋습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화를 내버렸다면

사과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화내는 성질에 대해 시비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실망을 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갈 수 있습니다.

 

화를 내지 말아야지하고 결심했는데

화를 내면 자신에게 실망을 하게 됩니다.

억지로 참으면 스트레스가 되고요.

화를 참으면 내는 것보다는 손실이 적지만

나를 괴롭히게 돼요.

 

괴로움이 없는 경지로 가는 길은 아닙니다.

그래서 넘어지면 알아차리고 일어서고,

또 넘어지면 다시 알아차리고 일어서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안 넘어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은

‘6개월 된 갓난아기가

어떻게 하면 넘어지지 않고 잘 걸을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는 수도 없이 넘어지고 걷고 넘어지고 걷는 과정에서

결국 걸을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한 일 년 정도 지나면

아이가 잘 걸을 수 있게 되죠.

 

그래서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도저히 감정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안정제를 조금 처방받으시면 좋습니다.

약을 가지고 계시다가 화가 올라올 때 먹으면 훨씬 도움이 돼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응급치료는 가능하다고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