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영화 재미있게 보셨습니까?
..
그날 그 사건 이후의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보시면서 정순왕후에 대해서 굉장히 큰 임팩트를 받으셨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정순왕후 같은 경우는 그 사건 이후에도 정조보다 더 삽니다. 5년을 더 살게 되죠.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정조하고 정순왕후하고 대척점에 섰다는 얘기가 단 한군데도 나오지 않아요.
정황상 우리가 추측을 할 뿐인데, 물론 대척점에 섰다고 하더라도 실록에서 그런 걸 기록하기는 좀 어려움이 있었겠죠. 그런데 무엇이 가장 그녀가 적이었다는 심증을 굳히냐 하면 정조가 1800년에 죽습니다. 죽고 나서 이 분이 수렴청정, 정조의 아들이자 순조라고 그래서 11살 밖에 안 되었거든요. 4년 동안 수렴청정을 하게 되는데, 그때 한 정치가 정조가 꿈꿨던 세상하고 완전히 다른 정치를 한 거예요. 노론중심의 정치.
그래서 ‘아하, 이 여자는 정조하고 완전히 등 돌린 원수였구나.’라는 것이 요런 정황 중에 하나가 된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고.
그 다음에 정조의 어머니였던 혜경궁 홍씨입니다. 저는 조선왕조 500년 중에 가장 불쌍한 여자를 꼽으라면 당연 혜경궁 홍씨를 뽑겠습니다. 80살까지 사셨는데요, 일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게 남편 죽고 나서 정조가 어떤 세손수업을 받고 왕이 되는 그 시기 15년 정도, 그리고 정조보다 15년을 더 살거든요. 자식을 가슴에 묻고 15년을 더 산, 통한의 삶, 이 앞뒤 30년이 그녀를 가장 힘들게 했었는데요, 한중록 보면 그런 말이 나오죠.
내가 살아도 사는 게 아니고, 뭐~ 가슴에 불이 일어나고, 가슴을 쥐어뜯다가 벽을 쳐도 잠을 이룰 수 없다라는 말이 나오고, 그리고 자신의 친정을 자식인 정조가 벌을 하고, 친정은 자식인 정조를 또 해하려고 하고, 이런 중간에 섰던 굉장히 비운의 여인이 혜경궁 홍씨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자, 그리고 구선복이라는 인물입니다. 영화에서는 어영청 대장으로 나오는데, 어영천이라는 건 뭐냐하면 수도 서울을 지키는 수도방위사령부죠. 오늘날로 따지면. 중앙 군중의 하나입니다. 당시에 어영청 총융청 수어청 금위영 훈련도감 5개 의 부대가 수도서울을 지켰는데, 그 중의 하나의 대장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 사람 같은 경우 포도대장 출신일 때부터 사도세자의 죽음을 희롱했다하여 정조가 굉장히 싫어하죠. 그런데 이 사람이 궁권을 잡고 있으니까 그 사건 직후에는 바로 처단을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다가 정조직위 10년, 역적으로 몰려서 죽음을 당하게 되는데, 정조가 굉장히 이 사람을 미워합니다. 능지처참이라는 형벌을 내리게 되죠. 죽는 순간까지 최대한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이 능지처참이거든요. 그런 최후를 맞이한 것이 바로 구선복이 되겠습니다.
그 다음에 홍국영입니다.
“전하, 반드시 우리가 먼저 쳐야합니다.”
홍국영은 영화에서 무슨 금위영 대장 그래서 정조의 경호 실장처럼 나오는데, 실제로 이 사람은 정조를 왕으로 만든 킹메이커다. 이성계를 왕으로 만든 정도전하고 같은 케이스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정조가 왕이 된 다음에 주요 요직은 다 합니다. 수기소대장이니까 오늘날로 따지면 경호실장도 하고요, 그리고 수방사사령관도 하고, 대통령비서실장 장차관급까지 두루두루 아우른 문과무예 권력을 모두 쥔 사람이 여기있는 홍국영이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여동생을, 욕심이 어디까지인가요? 정조한테 후궁으로 시집까지 보내는. 결국 여동생은 아파서 죽게 되는데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가 정조 집권하고 4년 뒤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정조가 불러요.
“국영아, 이제 그만해라.” 이 한마디에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고, 왕이 언젠가는 나를 불러주시겠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정조는 불러주지 않고 결국은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인물이 바로 홍국영이 됩니다.
자,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 바로 정조대왕이십니다.
정조대왕은 그 이후에 엄청나게 왕권을 강화하셨어요. 군사권과 문신, 인사권을 완벽하게 양쪽을 다 아우르셨는데요, 군사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사건 이후에 수기소를 훨씬 더 확대를 합니다. 경호실을 확대한다는 거죠.
그리고 몇 년 뒤에 장용영이라는 것을 만드는데, 장용영이라는 게 뭐냐하면 경호실이 아니라 경호부대입니다.
그래서 당시에 우리나라 최고 부대였던 오군영보다 규모가 더 컸어요. 오늘날로 따지면 대통령 경호부대가 우리나라 전 대한민국의 전군대 화력을 압도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죠. 그래서 장용영을 만들어서 자신이 군권을 장악을 하고요,
정치권까지 장악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래서 규장각이라는 걸 만드십니다. 규장각이라는 건 뭐냐하면 겉으로 볼 때는 왕실의 역대 보물을 모아두는 도서관, 박물관 같은 것인데, 실제로는 정조의 아지트였어요. 항상 거기서 전국구상을 하십니다.
그래서 초계문신이라 그래서 젊은 문신들을 불러 모아서 유학을 가르치고, 정치를 가르치고 자기 사람으로 만들거든요. 그 대표적인 인물이 누구에요? 정약용 아닙니까. 그래서 노론 천지였던 세상에 새로운 젊은이들, 젊은 피를 수혈을 하는데요, 남인을 기용합니다. 그래서 장용영으로 무와 그리고 규장각으로 문을 모두 다 누리신 분이 정조가 됩니다.
자, 정조의 업적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정조의 업적 같은 경우는 무수히 많아요. 수능 출제율 1위입니다. 세종대왕님보다 더 많이 출제되는 것인 정도에요. 그만큼 업적이 많다는 거요. 조선후기 르네상스를 일으키신 분이거든요. 그런데 그 업적을 얘기하면 일반강좌가 되니까 몇 가지만 얘기하겠습니다.
노비의 면천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천한 역을 면제해 달라는 얘기인데요, 요게 그때에는 이루루어지지 못하지만 아들이었던 순조 때, 공노비를 무려 6만6천명을 해방을 시킵니다. 링컨의 노예해방보다 더 빨랐던 것이 우리 조선후기이거든요. 그런 식으로 후대에 그 꿈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정조의 여러 업적 중에 가장 대표적인 업적은 바로 화성의 축조가 되겠습니다. 화성은 정조의 모든 것이고 정조가 꿈꾸었던 신세계였습니다. 화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냐하면 사도세자의 묘를, 왜냐하면 서울에서 죽었잖아요. 아버지가. 서울이 싫었던 거예요. 정조는.
그래서 풍지지리 하는 직원을 불러 물었습니다.
“최고의 명당이 어디야? 우리나라에.”
우리나라의 풍수지리설을 들으신 통일신라 말에 도선스님의 책에도 나와 있지만, 수원이 최고 명당입니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형상입니다.
“그래? 그럼 우리 아버지 묘를 수원에 쓴다.” 그리고 이장을 했어요. 그런데 아버지의 묘를 수원으로 이장한 직후에 자식이 생깁니다. 그게 바로 순조에요. 그런데 더더욱 재미있는 건 순조가 딱 태어났는데 태어난 날짜가 자기 어머니 혜경궁 홍씨 생일하고 똑같아요. 아들하고 엄마의 생일이 똑같은 거예요. 신기하잖아. 그리고 옛날분이잖아요. 이 모든 것이 다 수원의 지덕 때문이라고 굳게 믿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수원에다 하나의 이상세계인 화성을 만들려고 그래요. 1804년인데요, 1804년이 어떤 해이냐 하면, 자기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70세가 되는 칠순잔치 하는 해가 되고, 그리고 자기의 아들인 순조가 15살, 성인이 되는 해가 됩니다.
그럼 그해가 되면 왕위를 자기 자식에게 물려주고 본인은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수원으로 가서 화성에서 살려고 그랬어요. 그 화성이 자체적으로 발전하면 그것을 롤모델 삼아서 전국적으로 좀 모두가 잘사는 세상으로 퍼뜨려보자.
옛날 박정희 대통령의 거점 개발방식보다 훨씬 더 앞선 이것이 바로 정조의 꿈이었습니다.
정조대왕의 꿈, 수원화성에 나와 있습니다.
(미니 도시 화성에서 이상세계의 모델을 시범적으로 만들려 했던 정조
정조대황이 꿈꾸었던 신세계, 신도시 수원화성)
그런데 문제는 뭐냐하면 1800년에 실제 화성으로 가려는 4년 전에 등에 종기가 나요. 조선시대 때, 약 12명의 왕이 종기 때문에 죽거나 고생을 굉장히 많이 하시거든요. 이씨왕조의 어떤 피부병도 있지만, 옛날의 종기는 거의 죽었어요. 그때는 항생제가 없었기 때문에.
등에 종기가 났는데 여름이니까 열이 오르잖아요. 이게 온 몸으로 퍼져서 머리까지 종기가 퍼져서 정조대왕이 돌아가시게 됩니다. 승하사시죠. 그래서 그 꿈은 이루지 못하게 되요.
(주상에게 병고가 생기면 내가 힘들어져요.)
그럼 정조가 돌아가시고 다음에 어떻게 되요? 정순왕후가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순조를 수렴청정해서 화성프로젝트는 완전히 없었던 일이 되고, 정순왕후가 정조의 모든 정치를 폐기시키고 전혀 다른 세상으로 가요. 노론세상을 만들어버려요. 그래서 정조의 꿈은 물거품이 됩니다. 이렇게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아, 보통 우리가 조선시대 최고의 임금을 말하라고 그러면 조선전기의 세종, 조선후기의 정조를 이야기합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쉽게 잊을 수 있었던 정조 임금을 다시 한 번 재조명하는 시회가 되어서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을 하구요,
태건 설민석선생의 이야기, 다음 번 또 한국사 관련된 이슈가 있으면 그때 또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요, 행복하십시오. 태건 설민석 선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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