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박경미TV 42화입니다.
그것을 기념해서 숫자 42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보겠습니다.
미래사회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라고 하는데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에꼴 42’는 소프트웨어 전문가 양성 기관인데
3무(無)로 유명합니다.
교수, 교재, 학비가 없습니다.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교수 없이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배우거나
peer learning 동료와 협력하며 터득하죠.
이 학교가 주목을 끌자 각 국이 앞 다투어 에꼴 42의 분원을 설치했는데
우리는 그 철학은 받아들이되 대한민국 독자적으로 한국판 에꼴 42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만듭니다.
여기서 배출되는 인재들이 소프트웨어 한류를 이끌기 바랍니다.
저는 작년 1월, 에꼴 42를 방문했는데
그때 director에게 왜 42냐고 물었더니
흥미로운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최초의 SF작품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42를 가져왔다네요.
이 작품에서 인간은 deep thought에게 삶과 우주를 비롯한 모든 것에 대한 답을 듣고자 하는데, 여기서 deep thought가 내놓은 답이 42입니다.
실제 구글 검색창에 answer to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이라고 검색하면 42가 나옵니다.
42는 <이상한 나라 엘리스>에도 등장합니다.
이 소설의 작가 루이스 캐롤은
이솝, 안데르센과 더불어 세계 3대 동화작가로 꼽히는데요
사실 캐롤은 필명이고, 본명은 찰스 도지슨으로 옥스퍼드 대학의 수학자였습니다.
캐롤은 어느 날, 옥스퍼드대 부총장의 세 딸과 함께 배를 타고 놀러 나갔습니다.
무료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둘째 딸 앨리스의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들려주었는데
이 이야기에 열광한 아이들은 책의 출판을 권유했습니다.
엘리스가 꿈에서 토끼굴에 떨어져 이상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겪는 신비로운 일들을 그려낸 이 소설에는
곳곳에 수학적 장치가 담겨 있고, 철학적인 대화가 있는가 하면
다양한 비유와 상징, 현란한 언어 유희가 펼쳐지면서
가히 동화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동화의 2장 ‘눈물 연못’에는 이런 독백이 나옵니다.
“사오는 십이, 사륙은 십삼, 사칠은...
아, 이런, 이렇게 가다간 언제 이십까지 갈지 모르겠군!”
작가가 엉터리 구구단을 내놓았을리 없고 어찌 된 연유일까요?
4x5=20인데 12라고 한 것은 18진법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십진법에서는 0부터 9까지의 한 자리수가 있고
10은 두자리 수가 되죠.
그런데 18진법에서는 0부터 107까지가 한자리 수이고
18에서 두자리 수로 올라가게 됩니다.
10진번의 수 20은 18+2이기 때문에
18진법으로는 12가 되는 거죠.
진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링크하는 이전 영상을 참고하시고요
4곱하기 6은 18진법에서 세 단계 더 나아간 21진법을 적용해서 13이 됩니다.
4곱하기 7은 24진법을 적용해서 14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4곱하기 12는 39진법에 따라 19가 됩니다.
4x5=20=18+2 -> 12 : 18진법
4x6=24=21+3 -> 13 : 21진법
4x8=32=24+4 -> 14 : 24진법
4x9=36=30+6 -> 16 : 30진법
4x10=40=33+7 -> 17 : 33진법
4x11=44=36+8 -> 18 : 36진법
4x12=48=39+9 -> 19 : 39진법
4x13=52=42+10 -> ?? : 42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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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턴을 따라간다면 4곱하기 13은 42진법을 적용해 20이 될 텐데
왜 20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하는 거죠?
4곱하기 13은 52이고
52는 42 더하기10이죠.
따라서 10을 나타내는 한 자리 기호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0을 나타내는 숫자를 A라고 한다면
10진법의 수 52는 42진법의 수 1A가 되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20에 도달할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결국 이 구구단의 행진을 멈추게 만든 수가 42입니다.
작가는 42에 특별한 의미를 두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실린 존 테니엘의 삽화는 모두 42개입니다.
--
루이스 캐롤은 42를 다른 데서도 활용했나요?
캐롤은 이상한 나라 앨리스가 성공하자 속편 거울 속의 앨리스를 내놓는데
여기에도 42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을 숨겨놓습니다.
여왕의 나이에 대한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나는 꼭 백한 살하고 다섯 달 하루를 살았단다”
나이가 많다는 것을 강조하려면 백 살이라 해도 될텐데 굳이 이런 설정을 한 이유는 뭘까요?
여왕의 나이는 101년 5개월 1일이죠.
윤년을 고려해서 계산하면 37044일 이고
붉은 여왕의 날수를 합하면 총 74088일이 됩니다.
그런데 74088은 42x42x42
42의 세제곱입니다.
수학자다운 정교한 설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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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에 얽힌 이야기 흥미로우셨나요?
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커밍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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