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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 정자는 어떻게 난자를 찾아갈까? 우리가 모르는 정자의 비밀

Buddhastudy 2021. 9. 16. 19:18

 

 

 

생물계에는 재밌는 농담이 하나 있습니다.

남자가 한 번에 2~3억개의 많은 정자를 사정하는 이유는

어떤 정자도 방향을 묻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과학자들은 정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다 이상한 점을 알아냈습니다.

정자의 움직임에 비해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는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점과

정자가 난자의 근처로 갈수록 극도로 활동적이란 점입니다.

 

이것은 정자가 난자의 위치를 알고 스스로 찾아간다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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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가 난자까지 가는 길은 아주 험난합니다.

여기서부터 이쯤까지 헤엄쳐 들어가야 난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곧바로 가도 20cm는 되는 성인 남자가 5km를 수영하는 정도의 거리죠.

거기다 난자로 가는 길은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고

곳곳에는 방해물들이 있죠.

 

그에 반해 현미경으로 관찰한 정자의 움직임은

방향성이 없어 불규칙적이 움직임으로

아무 생각 없이 헤엄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불규칙한 정자의 움직임에 비해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는 시간이 굉장히 빨랐고

꽤나 많은 정자가 난자를 정확히 찾아갔습니다.

 

과학자들은 의구심을 갖고 이를 연구했죠.

연구 결과 정자가 난자에 빠르게 도달하는 것은

자궁 근육이 수축하여 정자의 이동을 도와준 덕분입니다.

 

그리고 이것에 더하여

여성의 신체 내부에서 정자의 운동성이 더 빨라지는 것이 발견됐죠.

여성의 생식기관은 여러 특이한 분자를 분비하여

들어온 정자를 변화시킵니다.

이 변화로 인해 정자는 수정능을 획득하죠.

 

수정능= 수정을 할 수 있는 능력

수정능을 획득한 정자만이 수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말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그래도 태어날 때는 1등이었잖아!”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1등 정자라고 믿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사실 1등으로 도착한 정자들은 수정할 수가 없습니다.

 

운이 좋은 정자는 단 30분 만에 난자에 도달하지만

수정능을 획득하지 못해 수정이 불가능하죠.

수정에 성공한 것은 이후에 도착하는 정자들의 몫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린 1등 정자는 아닌 거죠.

이렇듯 수정능 획득은 수정의 필수 조건입니다.

 

수정능을 가지게 된 정자는 초사이언이 된 손오공처럼

정자에 초활성화가 일어나서 더 빠른 속도로 헤엄치고

더 큰 힘을 생성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정자는 더 힘차게 난자를 찾아나서는데

초활성화 상태의 정자는 난자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정자는 2가지 방법으로 난자를 찾아가죠.

첫 번째는 온도 차를 느끼는 것입니다.

최근 연구에서 정자가 수란관의 협부와

따뜻한 팽대부 사이의 2의 온도차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죠.

정자는 이 미세한 온도차를 감지하여

차가운 쪽에서 따듯한 쪽으로 헤엄을 칩니다.

 

그렇게 팽대부에 다다른 정자는 두 번째 방법으로 난자를 찾습니다.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거죠.

난자에서는 정자를 유인하는 물질을 분비합니다.

이 물질의 정체는 아직 연구 중에 있는데

유력한 것이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죠.

 

난자가 분비하는 물질을 따라 홀리듯 이동한 정자가

난자에 들어가 수정이 이루어지죠.

여기까지가 현재까지 밝혀진 정자가 난자를 찾아가는 방법입니다.

 

사람의 수정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체외수정을 하여 수정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게나 개구리와 달리

사람은 체내수정을 하여 수정과정을 직접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

우리는 1등 정자가 아니라

목적지를 잘 알고 있던 정자였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인생도

남들보다 빠른 1등이 아니라

자신이 정한 목적지까지 열심히 헤엄쳐 나가는 것에

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