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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수질정화식물 부레옥잠에 의해 파괴된 빅토리아 호수 ㄷㄷ

Buddhastudy 2021. 10. 25. 20:09

 

 

 

부레옥잠

잎자루가 물고기의 부레처럼 부풀어있어서

물에 둥둥떠서 살아가는 수행식물이죠.

부레옥잠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 중 하나로

성장환경이 좋으면

1포기가 1달 후 1000포기로 불어날 정도로 급속히 증식하는 식물입니다.

 

부레옥잠은 우리나라 교과서에서 수질정화 식물로 가르치고 있지만

사실 외국에서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주는

세계 10대 유해 잡초 중 하나죠.

 

부레옥잠의 포악함을 확인하기 위해선

아프리카의 대호수, 빅토리아 호수로 가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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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코리아 호수에 부레옥잠이 나타난 것은 1980년대입니다.

180년대 빅토리아 호수의 생태계는

영국의 식민지 사업에 의해 상당한 타격을 입은 이후였죠.

 

영국의 유입시킨 외래종 나일퍼치에 의한 호수 생태계의 파괴와

호수 주변에 늘어난 공장의 오폐수 유입으로

빅토리아 호수는 상당한 부영양화 상태였습니다.

 

부영양화란 물속에 질소와 인과 같은 영양분이 과잉 공급된 상태인데

여기서 말하는 영양분은 식물이 사용하는 영양분을 말하는 거죠.

이렇게 영양분이 많은 상황에서 호수에 부레옥잠이 들어오게 됩니다.

 

사실 부레옥잠은 아프리카에 존재하지 않는 식물이었습니다.

부레옥잠은 식민통치자들이 남미로부터 들여와 정원에서 재배하던 것이

빅토리아 호수로 들어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부레옥잠이 호수에 들어왔을 때

호수 환경은 부레옥잠에게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부영양화로 풍부한 영양분을 제공해주었고

빅토리아 호수의 따뜻한 기온은 부레옥잠 성장의 최적 온도를 1년 내내 유지해주었죠.

부레옥잠은 한마디로 빅토리아 호수를 뒤집어 놓으셨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레옥잠은 많이 자라야 30cm인데

빅토리아 호수의 완벽한 조건 아래 부레옥잠은 3m까지 자라버립니다.

이 거대한 크기의 엄청난 번식력까지

부레옥잠은 순식간에 빅토리아 호수의 수면을 덮어 버렸죠.

 

부레옥잠에 뒤덮인 호수의 부작용은 엄청났습니다.

호수 표면을 가득 채운 부레옥잠이 물의 흐름을 막으며

수력발전이 돌아가지 않아 마을에 전기공급이 끊겼고

고기잡이 배들은 부레옥잠에 막혀 움직일 수가 없었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레옥잠이 호수 속으로 들어가는 햇빛을 차단해버린 것입니다.

호수 아래가 어둠에 덮여버렸죠.

 

이 때문에 호수 속에서 광합성을 하는 수생 식물과 식물성 플랑크톤이 전부 죽어버렸고

이에 따라 산소와 먹이가 부족해지며 나머지 생물들도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또 부레옥잠 근처에는 흡혈곤충과 기생충이 급증하며

질병이 퍼져 주민들은 병들어갔죠.

 

부레옥잠의 번식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뽑아내 봤지만

순식간에 번식하여 회복했고 호수가 오염될까 봐 제초제도 뿌릴 수 없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이 이어지다

다행히 1997년 후반 엘니뇨 현상으로 호수 수위가 증가하며

부레옥잠이 조금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라 줄어든 것일 뿐

주민들은 언제 다시 호수를 덮어버릴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죠.

 

 

생태계의 보고라 불리며 엄청난 생물다양성을 자랑하던 빅토리아 호수는

나일퍼치, 부레옥잠

인간이 유입시킨 단 2종의 외래종에 의해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현재 빅토리아 호수의 고유종 중 76%가 멸종 위험에 처해있죠.

파괴된 빅토리아 호수 생태계는 복구 불능이라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래종 유입에 의한 생태계 파괴는

지금도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고

우리나라도 많은 피해를 보고 있죠.

 

사람들은 피해를 주는 외래종들을 혐오하며 무차별하게 죽여버리지만

사실 외래종 유입의 99%가 인간에서 비롯된 것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빅토리아 호수에서 일어난 비극은

어쩌면 생태계를 마음대로 변화시키려는 인간에 대한 자연의 경고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