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2)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50대 후반 직장인- 은퇴 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Buddhastudy 2022. 3. 30. 18:59

 

 

...

 

--은퇴 후 새로운 일자리 찾기란 쉽지 않은 일

 

60세에 직장에서 은퇴하면 80, 90세까지 살아야 하는데

30년 동안 뭘 할 거냐? 이런 고민이죠.

지금 젊은이도 일자리가 없는데 무슨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겠어요.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려면

우리 기성세대가 소위 '나쁜 일자리'라고 말하는

, 일자리는 있는데 (일할) 사람이 없는 일을 해줘야 한다.

아니면 젊은이들이 사람이 부족한 일자리에 가서 경험을 쌓아준다든지

이런 사람과 일자리의 조정이 필요하고

그 조정을 하려면 교육과 (직업)훈련이 필요합니다.

 

안 그러면 나쁜 일자리에는 (아무도)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외국인(근로자)를 데려와서 일자리를 채우게 되면

(국내) 노동력이 더 남게 됩니다.

 

그럼 해결 방법은 좋은 일자리를 나누는 수밖에 없어요.

한사람이 주 5일 근무하던 것을 주 4일 근무하면서 20% 정도 일자리를 늘리든지

3일 근무하면서 70% 정도 일자리를 늘리는 길밖에 없다.

 

 

--한국인이 유독 자기 직업에 불만이 많은 이유

우리가 자꾸 돈을 벌어서 삶의 문제를 풀려고 하면 해결이 안 됩니다.

 

은퇴하는 사람들은

소비 수준을 낮춰서 연금 수준에서 소비 생활을 하고

남는 시간에 돈을 벌고 소비해서 만족이나 행복을 구하지 말고

/돈을 벌지 않더라도 유의미한 활동을 하면서

자기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 보람 있는 일 등을 해나가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렇지가 않아요.

자기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게 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나라가 '가족'이라고 대답한 것에 비해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경제적인 풍요'를 얘기했어요.

 

다른 나라가 두 번째로 대다수 '직업'이라고 얘기했는데

한국 사람은 '직업'이라고 얘기한 사람이 다섯 번째에도 못 들어간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직업의 수입을 갖고는

내가 원하는 경제적인 풍요를 담보할 수 없다고

대다수가 생각하는 거예요.

 

현실에서 내가 벌 수 있는 것과 원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에

현재의 직업에 불만이 있고

그래서 직업에 대한 소중함이 떨어지고

직업 외에 다른 돈을 버는 수단을 추구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불안정하고 근심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삶의 만족과 기쁨을 위해 해야 할 일

이런 조건에서 우리가 좋은 일자리를 구해서 안정된 생활을 꿈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왜냐하면 우리가 원하는 좋은 일자리에 대한 기대가

사회가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반면에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기술력과 노동력 제공을

우리는 그만큼 하려고 하지 않아요.

(노동력은) 조금 제공하고 많은 수입을 원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 간극이 커서 우리 사회가 괜찮은 사회임에도

심리적 불안을 유발시키고 있어요.

이런 심리적 불안은 사회적, 정치적 혼란을 가져오고

이러한 혼란이 사회를 더욱 더 불안정하게 만들어서

거기 사는 사람들이 더욱 더 불안해지고

불안하니까 더 혼란이 오고 그것은 또 정치적 불안을 가져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요.

 

객관적으로 우리 사회가 점점 잘살고 있는데

우리 사회의 이러한 양극화, 정치적 갈등, 사람들의 심리적 불안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어요.

 

좋은 일자리를 한 개라도 더 만든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이유는 그 좋음이 상대적이기 때문이에요.

 

미래 산업에 대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나가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직업 교육 훈련을 계속 시켜나가는 정책만으로는 부족해요.

 

지금 일자리를 잃는 사람에게 사회복지를 확대시켜 나가는 일을

돈 이외에 삶의 만족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다른 대안들을 찾아나가야 한다.

이것이 이 변화의 시기에 해볼 수 있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변화의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려면

변화의 시기엔 늘 직업이 없어집니다.

조금 지나면 새로운 직업이 또 생겨나는 거예요.

 

있던 직업이 없어지니까 일자리가 부족하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지만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일할 사람이 없는

이런 과정이

사회가 급격하게 바뀌면 바뀔수록 심해진다는 거예요.

 

오늘날 우리 사회는 변화의 속도가 좀 빠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고

다만 고통을 덜 겪으려면

안전망을 구축하는 복지 정책을 펴서

변화의 시기에 일시적인 혼란을 막아야 합니다.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이런 교육과 연수를 통해서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오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병행해야 해요.

 

당연히 현대는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인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큰 심리적 불안을 가지고

사회가 붕괴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의 사회관, 직업관에서 나오는 거예요.

 

자동화가 심화할수록 기존에 있던 직업이 없어지는 속도가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일자리가 없는 과정을 거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거예요.

 

일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좀 시차를 두고 뒤따라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일정한 혼란기가 지나면

사람들이 훈련과 교육을 받아서 새로운 일자리에 정착하는데

그 새로운 일자리란 게

어떤 일자리인지는 지금 예측하기가 어려워요.

 

 

--향후 10, 직업형태와 직업관이 크게 바뀔 것

지금은 안정된 직장에서 한 가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데

정규직이 못되고 조기 퇴직하고 쫓겨나는

, 개인은 일하고 싶은데 나가야 하는 것이 사회적 이슈지만

10년 안에, 있는 사람을 나가라 하는 게 아니라

나가겠다는 사람을 잡는 것이 더 큰 사회적 이슈가 될 수도 있어요.

 

왜 그러냐?

60세에 은퇴해서 뭘 해보려니까 너무 늦어서

5년이라도 일찍 나와야 뭘 할 수 있다고 조기 은퇴하는 사람이 생겨요.

, 명예퇴직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거예요.

 

앞으로 점점 입사 후 10년도 안 돼서 퇴직하는 사람이 생길 거예요.

일정한 투자금만 벌면 자기 나름대로 평생할 직업을 찾기 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점점 근무 연한이 짧아지게 될 거예요.

 

재택근무나 온라인으로 일하면서

한 사람이 한 개의 직업을 갖는 게 아니고

두 개, 세 개 직업을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자기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거예요.

 

그래서 정규직 일자리가 없어서 정규직 근로자가 줄어드는 게 아니고

정규직으로 일할 사람이 오히려 부족한 (현상이 일어날 거예요)

제가 볼 때는 10년만 지나면 저절로 이런 문제가 발생할 거예요.

 

동일 노동에 저임금을 주는 비정규직은 없어져야 하지만

앞으로 정규직 전환이 해결책이 아니고

일자리 전체 중 정규직이 소수이고

비정규직, 파트타임으로

그리고 한가지 직업이 아니라

두 개, 세 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쪽으로 갈 확률이 높아요.

 

이것을 옛날하고 비교하면 불안정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이 정상적인 사회가 되면 또 하나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비교에서 의식이 생겨납니다.

태어나서 세상이 다 이러면 여기에 적응을 하는 거예요.

 

있던 것이 변할 때 기존하고 비교해서 '좋다 나쁘다'는 얘기가 나오지

비교할 바가 없으면 '좋다 나쁘다'고 말할 게 없어요.

좋고 나쁜 건 본래 없기 때문에.

 

 

--긍정의 바탕 위에 개선을 추구해야

그런 관점에서 여러분들이 변화에 불안해하지 말고

어느 시대하고 비교하느냐에 따라서

작년하고 비교하면 조금 못해 질 수도 있고

100년 전, 50년 전하고 비교하면 많이 좋아진 사회에요.

 

객관적으로는 괜찮은 사회인데

그러나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으니까

우리가 개선해 나가자는 이런 관점을 가져야

심리적인 안정 위에 변화와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할 수가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고 심리적 불안이 없어지지 않으면

이 사회는 좀 혼탁하고 혼란한 사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