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2)

[즉문즉설] 제124회 비정규직 직원들과 일하며 마음이 불편합니다

Buddhastudy 2012. 11. 14. 04:30
출처 YouTube
 

첫째는 승진을 하지 말아라. 왜 승진을 해서 이런 고민을 하느냐? 스님이 늘 이 저녁 법회에서 얘기했죠. 승진하려고 애쓰지 마라. 승진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오히려 찾아가서 저분 먼저 올라가게 해 주십시오. 저는 천천히 올라가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마음 자세를 가져라. 그러면 경쟁하지 않고도 직장생활을 할 수가 있다. 승진에서 얻는 몇십 만 원의 월급의 이익보다는 오히려 늘 그래 헐떡거리는 마음에서 벗어나서 일하는 게 좋다.

 

회사 일을 게을리하라는 게 아니라. 회사 일을 열심히 해라. 그러나 자꾸 승진하려고 하지 마라. 승진을 결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고 윗사람이 하는 거기 때문에 내가 쳐다보고 바란다고 되는 게 아니다. 두 번째 되지도 않을 일을 자꾸 바라게 되면 윗사람을 미워하게 되고. 또 승진을 못 했을 때 내 능력에 대해서 또 자책해야 되고. 이런 문제가 생긴다. 그러니까 승진이 꼭 좋은 게 아니다. 이 말이오.

 

그런데 좋은 거 아닌 거를 승진이 됐다 이 말이오. 바라지도 않는데 됐다. 그러면 버릴 거냐? 버릴 거까지는 없다. 어차피 주어졌으니까. 임무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사람을 이렇게 채용하고 자르고 해야 될 이런 업무니까. 이게 좋은 업무는 아니에요. 좋은 업무는. 그러니까 이런 업무가 주어지면 수행자들은 사장님한테 가서 부서를 좀 바꿔 달라는 게 좋다. 그러니까 다른 부서로 해주십시오.

 

왜 그러냐? 저는 그저 뭐 높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열심히 그저 내가 최선을 다해서 일하지마는 거 내가 무슨 잘났다고 남의 목숨을 끊었다가 붙였다가 하는 일을 합니까? 그러니까 다른 일로 바꿔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렇게 태도를 갖는 게 필요하다. 부서이동을 요청할 수도 있다. 세 번째 안 된다. 그 일을 해라. 하면 선택은 그럼 직장 그만둘 거냐 이런 문제요. 직장 그만두기에는 애들도 있고, 나도 먹고살아야 되니 또 그럴 수도 없다. 그러면 이런 주어진 일을 무조건 외면하는 거는 옳지 않다. 그러면 이 일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이 말이오.

 

그럼 이 일을 수행할 때 내가 승진을 안 하려고 했는데 승진이 됐고, 딴 부서에 갈려고 했는데도 못 가고. 그만두기에는 내 처지가 안 되고. 이렇게 해서 그러면 이 직책을 내가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됐으면 지금 제기한 대로 첫 번째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지고 임금차별을 하는데. 당연히 그 사람 마음이 안됐죠. 똑같이 일하고 월급을 적게 받으니까. 그런데 그것만 있는 건 아니에요. 똑같이 일하고 부장이라고 많이 받고 밑에 직원이라고 적게 받는 것도 허다한데. 그게 꼭 정규직 비정규직에만 있는 거는 아니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일단 그것이 현 사업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계산할 수 있으면 계산하지마는 현재의 이거를 내가 사장이 아닌 이상 계산하기 어렵다 하면. 현재 이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거. 이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는 내가 승진해서 추가된 월급이 있을 거 아니오. 승진했으면 오만 원을 더 받았든, 십만 원을 더 받았든, 추가된 요금들을 예를 든다면 일 년 치를 모은다면 얼마 정도가 된다. 그럼 그걸 가지고 이번에 선물이 나올 때 내가 돈을 주고 사서 선물을 만 원짜리 하나라도 선물을 줄 수가 있죠. 내 돈으로.

 

왜냐하면, 나는 승진 안 하려는데 승진이 된 거니까. 이걸 내 돈이라 생각하지 말고. 이렇게라도 내 의사를 표시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어차피 연말에 가서 다 계약을 해 주면 좋지마는 회사에서 30명 중에 20명만 계약을 해라 하면 어쩔 수가 없는 거니까. 사람들 모아놓고 얘기를 하면 되죠. 다 같이 됐으면 좋겠는데 회사 방침이 이렇게 됐으니까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선택, 왜 그만두고 이 사람은 되고 이 사람은 안 되는가 하는 거에 대한 공정한 심사. 100% 공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돈을 받고 누굴 넣어 준다든지 이렇게 하지 말고. 비교적 그래도 공정하게 하고 솔직하게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

 

내가 도망갈 수가 없잖아요. 도망가는 거는 직장 그만두는 건데. 그러니까 누가 해도 어차피 이 일은 해야 될 일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그걸 그냥 솔직하게 얘기하고 가능하면 공정하게 처리를 해서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이 원망을 들을 때는 원망을 안 들으려고 도망가지 말고 기꺼이 원망을 들어라. 미안합니다. 이렇게 원망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벌써 12월에 있을 거를 불안해하고 하는 것은 수행자가 아니다. 벌써 12월 일을 벌써 생각해 지금부터 걱정한다 하는 것은 현재에 충실하지가 못하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그때 가서 누군 자르고 누군 안 자를 거냐? 이런 걱정 지금 하지 말고. 그 에너지가 있다면 한 명이라도 안 자르고, 한 명이라도 더 덜 자르고. 할 수 있는 그런 길은 없을까를 연구하는 게 숫제 낫다. 그래서 자금 능률을 높이든지. 안 그러면 아이디어를 내서, 안 그러면 사장님과 잘 합의를 하든지 해서 내가 관할하는 사람 중에는 한 명도 놓치지 않고 재계약을 할 수 있도록 내가 합의를 하는 게 낫다. 그런 아이디어를 지금부터 연구하는 게 낫다는 거요. 걱정하지 말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불평등한 세상입니다. 가능하면 평등하도록 우리가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진보다 이 말이오. 그러나 현실의 불평등을 또한 인정을 해야 된다. 현실의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고 평등만을 주장하면 이상이 돼 버립니다. 그래서 현실에 발을 못 붙이게 되고, 현실에 불평등만 인정하고, 미래의 평등지향이 없으면 현실에 안주하게 되면 인생이 진보하지 못한다. 세상이 진보하지 못한다. 이런 얘기요. 그래서 늘 내가 두 발을 딛고 있는 현실은 불평등한 세계고. 내가 나아가야 할 저 목표는 평등한 세계다. 나는 이 불평등한 이 현실에서 한발 한발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놓여 있다. 이런 관점을 가져야 현실적인 인간이면서도 꿈이 있고, 꿈이 있으면서도 현실적인 인간이 될 수가 있다.

 

오늘 우리들은 세상에 대해서 좀 자포자기하죠. 아이고 나 혼자 잘한다고 되나? 세상이 그런 걸 어떻게 하려 드나. 이러면 세상의 물결에 휩쓸려 간다. 세상이 어떻든 나만이라도 나는 똑바로 살아야 되겠다. 이런 태도가 매우 필요하다. 두 번째는 나만이 아니라 한 명이라도 두 명이라도 조금이라도 100은 못 고치더라도 1이라도 세상을 고치자. 이런. 세상 사람이 다 쓰레기를 버리더라도 나는 안 버리고. 남이 버린 쓰레기를 나 혼자라도 줍는다. 이런 태도가 필요하다.

 

이렇게 나아가게 되면 두 명이 되고, 세 명이 되고, 다섯 명이 돼서 언젠가 세상의 물결은 바뀌게 된다.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꿈이 있는 인간, 비전이 있는 인간이다 이런 얘기요. 그래서 이런 현재의 사회조건, 회사조건은 수용하고 받아들이고. 여기로부터 출발해서. 그러나 이런 비정규직이 없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 내가 어떤 과정을 조금씩 밟아 나아갈까? 이걸 우리가 연구를 해야 된다.

 

옛날에는 남자여자도 월급차이가 있었습니까? 없었습니까? 있었죠. 그렇다고 다 그걸 당연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잖아요. 꾸준히 노력해서 지금 남녀의 월급차이가 많이 줄었죠? 그런 것처럼 정규직 비정규직의 월급차이가 있는데. 앞으로 우리가 이걸 어떻게 개선해 나갈 거냐를 꾸준히 연구하고, 이게 개선되는 것을 하나의 과제로 삼아야 된다. 이런 얘기요. 새로운 계급질서에요. 그러니까 평등한 속에서 결국은 또 새로운 불평등이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게 이 정규직 비정규직이다.

 

정통적인 불평등이 뭐요? 학벌에 의한 불평등, 남녀에 의한 불평등, 일제시대 때 같으면 일본사람과 한국 사람의 불평등, 지금도 외국인 노동자하고 한국 사람 사이에 임금의 불평등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있죠. 불평등은 비정규직만 있는 게 아니다. 여러 곳에 불평등이 있는데. 우리가 이것을 다 평등하게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평등을 향해서 한발 한발 나아가야 된다. 외국인 노동자들 똑같이 일하고 월급이 얼마나 적습니까?

 

그러나 이것을 지금 당장 해소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내가 출신이 어느 나라라고 해서. 그것이 똑같이 일하고 월급을 적게 받아야 할 아무런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또한 현실이 이렇게 돼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이 임금을 조금씩 조금씩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이런 얘기요. 그래서 적어도 임금의 격차가 한 80%까지 되면 불평등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까 얘기 들어보니까 65% 정도 된다면, 똑같이 일하고 65% 정도 된다면 이것은 확실히 불평등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