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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이것은 은행나무의 '열매'가 아닙니다 ㄷㄷ (냄새주의)

Buddhastudy 2022. 11. 14. 19:22

 

 

 

오늘은 은행을 해부해 보겠습니다.

은행나무는 우리나라의 가로수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입니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우리가 쉽게 보는 식물인 것과 달리

은행나무 문에 속하는 식물 중

유일하게 생존한 종으로

2억년 전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아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고 있는 식물입니다.

 

은행나무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강한 생존력 덕분인데

은행나무는 곤충에 의한 피해도 거의 받지 않고

질병과 공해에도 강하며

다른 장소로 옮겨 심었을 때도 잘 살아남기 때문에

가로수로 많이 이용되고 있죠.

 

하지만 이렇게 가로수로 완벽해 보이는 은행나무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가을이 다가오면 이렇게 악취를 풍기는 은행들을 떨어뜨린다는 것이죠.

 

오늘은 이러한 은행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직접 집 앞으로 나가서

은행을 주워왔습니다.

 

짜잔 이것이 바로 은행이죠.

은행은 동시에 여러 개가 주렁주렁 달린 것 같지만

하나의 줄기에 이렇게 두 개

혹은 한 개만 달려 있습니다.

 

이것은 은행이 열리는 은행나무의 특성과 관련이 있죠.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열리는 식물인데

이중 은행이 열리는 것은 암나무뿐입니다.

 

은행은 암나무의 암생식기관 끝에 있는

두 개의 밑씨부위에서 형성됩니다.

 

은행나무는 겉씨식물이기 때문에

밑씨가 씨방에 들어있지 않고

이렇게 밖으로 노출되어 있죠.

 

암나무의 밑씨 끝부분에서는

점성을 지닌 액체가 분비되는데

수나무의 생식기관에서

생식세포가 포함된 입자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서

이 액체 위에 달라붙은 다음

밑씨와 수정이 이루어지며 은행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은행은 밑씨가 있던 형태 그대로 두 개가 되거나

한쪽만 수정이 이루어지면

이렇게 한 부분은 그대로 남아 있게 되죠.

 

이러한 은행은

은빛 살구 같다고 하여 은행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사실 은행은 살구와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은행은 생물학적으로 열매가 아니기 때문이죠.

씨방이 성숙하여 씨를 감싸는 방식으로 형성되는 속씨식물의 기관을 열매라 부르는데

씨방 없이 밑씨가 노출되어 있는 겉씨식물인 은행나무는

열매라는 기관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은 열매가 아니라 종자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죠.

 

그리고 은행나무는 수정이 이루어질 때

수나무에서 날아온 입자에서

운동성 정자가 방출되는 것도 아주 큰 특징입니다.

 

은행나무의 정자는 구형의 핵의 편모가 달려 있는 형태로

직접 헤엄을 쳐서 밑씨와 수정이 이루어지는 독특한 식물이죠.

신기하죠?

 

이렇듯 은행은 암나무에서만 형성되기 때문에

밤나무 밑에는 은행이 많이 떨어져 있고

수나무 밑은 아무것도 없이 깨끗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가로수로 수나무만 골라 심지 않는 걸까요?

그 이유는 은행나무는 발아하고 15년 정도가 지나야 종자를 맺기 때문에

어린 묘목은 암수를 구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살림과학원이 수나무에만 있는 유전자를 발견해서

이제는 수나무만 쉽게 골라서 심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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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은행을 해부해 보겠습니다.

먼저 은행을 만질 때는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은행의 외부 껍질에는 독성이 있어서

맨피부에 닿으면 가렵거나 붓는 등 염증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죠.

 

은행나무 종자는 3겹의 종자 껍질로 둘러싸여 있는데

 

-은행의 가장 외부는 육질성의 종자 껍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육질성 종자 껍질을 잘라보면

이렇게 과육 같은 형태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부위는 썩으면 부탄산과 핵산산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불쾌한 냄새의 원인이 되는 성분입니다.

외국에서는 치즈 냄새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그냥 똥냄새입니다.

 

-그리고 내부에는 단단한 중간 껍질이 종자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중간 껍질을 벗겨 보기 위해

이렇게 펜치를 준비하여 단단한 껍질을 제거해주면

이렇게 부드러운 내부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은행은 종자 내부도 한 번 더 얇은 껍질로 쌓여 있는데

벗겨 보면

내부에 이렇게 연두빛을 띠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이 부분은 종자가 발아할 때 영양분 역할을 하는 배젖 부분으로

사람들이 은행을 섭취할 때 주로 먹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배젖을 잘라보면

여기 싹으로 자라날 자엽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은행은 이렇게 구워서 먹으면 생각보다 맛이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10알 이상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은행 내부에는 아미그달린과 은행독이라는 독성 성분이 들어있어서

과하게 섭취하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까지 이룰 수 있는 위험이 있죠.

 

그러니 은행을 섭취할 때는

소량만 조심해서 드시길 바라겠습니다.

 

은행 해부는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