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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킹크랩이 ‘게’가 아닌 이유 ㄷㄷ - 킹크랩 해부

Buddhastudy 2023. 3. 13. 18:39

 

 

 

오늘은 킹크랩을 해부해 보겠습니다.

킹크랩을 구하기 위해 인천의 수산시장에 다녀왔습니다.

킹크랩은 지금 킬로당 10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너무 비싸서 조금 작은 개체를 구하려 했는데 작은 개체가 없습니다.

 

킹크랩은 길이는 180cm, 몸무게는 10kg 이상도 자라는

아주 거대한 생물이기 때문이죠.

너무 비싸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 가게 사장님이 냉동된 킹크랩을 공짜로 주셨습니다.

이 킹크랩으로 열심히 만들어 보았습니다.

 

짜잔~ 이것이 바로 킹크랩입니다.

엄청 크죠?

킹크랩은 오각형 모양의 단단한 갑각에

짧은 가시들이 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갑각뿐만 아니라 다리에도 가시가 있는 형태죠.

이러한 킹크랩은 어떤 생물일까요?

 

먼저 킹크랩의 외형을 간단히 살펴보면

갑과 윗부분에 이마뿔과 눈(겹눈)이 있고

눈 아래에 2쌍의 더듬이를 가지며

입 주변에는 여러 부속지들이 많습니다.

 

부속지 내부에는 먹이를 자를 수 있는 턱이 있어서

킹크랩은 집게발로 먹이를 잡은 후

입 주변 부속지와 턱을 먹이를 먹으며 살아가죠.

 

이러한 모습들은 이전에 해부했던 홍게나 꽃게와 완전히 같은 모습입니다.

그래서 킹크랩은 너무나 당연하게 의 한 종류라 여겨지지만

놀랍게도 킹크랩은 생물학적으로 게에 해당하는 생물이 아닙니다.

 

분류학적으로 개라고 분류되는 생물은

십각목 중 단미하목에 속하는 생물들인데

킹크랩은 같은 십각목이지만 단미하목이 아니라 집게하목에 속하는 생물로

게가 아니라 소라게와 같은 분류군에 속하는 생물입니다.

 

킹크랩과 게의 차이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부분은

바로 다리의 개수입니다.

10개의 다리를 가지는 게와 달리

킹크랩은 8개의 다리를 가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라게도 한 쌍의 집게다리 이외에

2쌍이나 3쌍의 걷는 다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걷는 다리의 차이가

킹크랩과 소라게가 집게하목에 속하는 이유 중 하나죠.

 

그런데 반전인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가슴 부분의) 다리의 개수는

게와 킹크랩, 소라게가 모두 똑같다는 사실이죠.

 

소라게와 킹크랩도 십각목에 해당하는 생물로

가슴 부분에 10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소라게는 3쌍의 다리를 가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패각 내부에 두 쌍의 퇴화한 다리가 숨어 있습니다.

 

몸을 고둥 껍데기에 넣기 좋도록

뒷부분의 다리가 작게 퇴화한 것이죠.

이처럼 킹크랩도 한 쌍의 다리가 몸 내부에 숨어있습니다.

 

킹크랩의 다섯 번째 다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다섯 번째 다리를 찾기 위해

킹크랩의 다리들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위에서부터 살펴보면 첫 번째 다리 한쌍은 집게다리입니다.

킹크랩에 집게다리는 오른쪽이 더 발달한 형태죠.

 

그리고 집게 아래 3쌍의 다리는 걷는 다리로

끝부분은 발톱처럼 되어 있습니다.

 

뒤집어서 밑부분을 보면

여기 관절 같은 부위에서 다리가 이렇게 뻗어나가는 형태죠.

 

그런데 아무리 봐도 다리가 8개 뿐이죠?

하지만 배 부분을 열어서 다리 아래를 자세히 보면

내부의 마디가 하나 숨어있습니다.

 

이 부위를 조심해서 꺼내 보면

갑각 내부에 숨어있는 킹크랩의 5번째 다리를 발견할 수 있죠.

이렇게 반대편에도 있습니다.

킹크랩도 소라게처럼 다리 한 개가 작아진 형태로

갑각 내부에 숨어있는 것이죠.

 

이 다섯 번째 다리는 걷는 용도가 아니라

다른 여러 용도로 쓰이는데

5번째 다리의 용도는

킹크랩 내부를 해부하며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킹크랩과 게가 다른 분류군에 속하지만

너무나 닮은 이유는

킹크랩은 소라게와 같은 긴 복부를 가진 조상에서 분화되었는데

복부가 접히고 갑각이 납작해지는 게의 진화와 동일한 방식의 진화가 일어났기

때문에

아주 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킹크랩도 게처럼 복부가 접힌 상태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접혀있는 킹크랩의 복부죠.

킹크랩 복부를 펴보면

여기 끝부분에 항문이 위치하고 있고

이 부분을 눌러보면 똥이 나오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킹크랩은 복부의 모양으로 암수 구분이 가능한데

수컷은 복부 부분이 좁은 삼각형 형태이고

암컷은 알을 품기 좋도록 관절 부위를 다 덮는 넓은 형태죠.

신기하죠?

 

다음으로 다리를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이렇게 다리를 하나 잘라서 관찰해보면

다리가 여러 마디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킹크랩이 속하는 절지동물의 특징인데

이렇게 여러 개의 마디가 여러 각도로 접혀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킹크랩은 이러한 세상의 긴 다리로 해저면을 기어 다니며

긴 거리를 이동하는 생물이죠.

 

그래서 다리 외부의 외골격을 잘라서 내부를 보면

내부에 근육이 가득 차 있죠.

이렇게 길고 커다란 다리 안에 근육이 가득 차 있으니

킹크랩은 식용으로 사랑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리 근육 내부에는

이렇게 비닐 같은 조직이 발견되는데

이것은 Apodeme(내돌기)라는 조직으로

외부의 외골격이 내부로 이어져서 형성된 부위입니다.

 

Apodeme은 힘줄과 유사한 역할을 해서

킹크랩의 다리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부위죠.

Apodeme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이 영상을 시청해주세요.

https://youtu.be/GqwbAdZpHYg

 

자 그럼 이젠 남은 다리를 이렇게 모두 떼어내 주고

두흉부 내부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가위로 두흉부 갑각을 잘라서 열어주면

이렇게 내부를 볼 수 있습니다.

막을 벗겨주면

내부기관들이 완전히 드러나죠.

 

먼저 갑각 내부의 좌우에는

아가미가 위치하는 두 개의 공간이 있고

아가미가 이렇게 겹쳐지듯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가미 아랫부분에는 아까 보았던 5번째 다리가 위치하는데

5번째 다리는 아가미를 닦아내어 불순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5번째 다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다음으로 아가미 사이 중간부분에는 심장이 위치하고

윗부분에는 킹크랩의 소화기관인 위가 위치합니다.

킹크랩의 소화관은 위와 장을 통해

복부 끝의 항문까지 쭉 이어진 형태죠.

그래서 항문으로 핀셋을 넣어보면

이렇게 장으로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아랫부분에 하얀 실 같은 부위가 있었습니다.

좀 길죠?

이 부위는 가끔 기생충으로도 오해되는데

기생충이 아니라 킹크랩의 정자가 방출되는 정관입니다.

 

정관은 킹크랩의 다섯 번째 다리 밑부분에

위치한 생식공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킹크랩은 복부를 맞대고 짝짓기를 하는데

이때 수컷의 다섯 번째 다리 밑에서 정자가 나오고

다섯 번째 다리는 그 정자를 암컷에게 옮기는 역할도 합니다.

킹크랩의 다섯 번째 다리는 많은 역할을 하죠.

 

그리고 킹크랩의 소화관 주변 이 공간에는

원래 간췌장이라는 기관으로 가득 차 있는데

이 킹크랩은 해동하는 과정에서 녹아버렸는지 간췌장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간췌장 부위를 보여드리기 위해

냉동된 지 얼마 안 된 개체를 하나 더 구입해왔습니다.

이 개체를 잘라서 내부를 확인해보면...

여기 보이시나요?

이 노란 부분들이 모두 간췌장이죠.

 

간췌장은 소화관을 둘러싸듯 위치하며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간췌장이 우리가 킹크랩을 먹을 때

내장이라고 부르는 부위의 주요 성분이죠.

 

그런데 킹크랩의 간췌장 부위는

체내로 들어온 중금속 등의 오염물질이 축적되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물론 킹크랩 한두 마리를 먹는 정도는 괜찮지만

간이 좋지 못한 분들이나 임산부들은

간췌장 부분을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권장되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킹크랩 해부는 여기까지입니다.

 

 

킹크랩의 맛은 어떨까요?

냉동 킹크랩을 주신 사장님이 감사해서

그 사장님 가게에서 킹크랩을 한 마리 사 먹어보고 왔습니다.

저는 킹크랩을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습니다.

이렇게 다리 내부에 가득한 근육을 꺼내서

킹크랩의 간췌장과 생식소와 소화된 물질들이 섞여 있는 부위에 푹 찍어서

한번 먹어보았습니다.

 

킹크랩은 근육에서 달콤한 맛이 나고

정말 솔직하게

제가 먹어본 갑각류 중에 가장 맛있었습니다.

특히 간췌장 볶음밥이 정말 맛있네요.

하지만 가격을 생각해보면

다시 먹을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