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마음공부, DanyeSophia

나는 누구인가 11. 깨달음은 입자의 불을 끄는데 있다

Buddhastudy 2023. 8. 10. 20:38

 

 

 

<빅뱅과 네 가지 힘>

 

블랙홀은 사실 깃털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것만 가지고는 우리 우주의 탄생과 멸망을 예측하기 어렵다.

몸통은 블랙홀 내부에서 실질적으로 모든 문제를 결정하는 네 가지 힘이다.

바로 우리 우주를 지탱하고 있는 강한핵력, 약한핵력, 전자기력, 중력이 그것이다.

 

이 넷은 4차원에 있을 때까지는 소음, 태양, 소양, 태음으로 각각 불리다가

빅뱅이 터지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이해의 편의를 위해 그냥 강력, 약력, 전력, 중력으로 줄여 부르겠다.

 

이 넷이 등장한 것은 빅뱅이 되기 전 특이점부터이다.

당시 넷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치열하게 다투게 된다.

잠시 이들의 대화 내용을 엿들어보자.

 

 

강력: 폐쇄성이 너무 커져서 이제 우리는 4차원에서 살 수가 없다.

하루하루 견딜 수가 없으니

우리의 폐쇄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3차원 시공으로 탈출하자.

그 길만이 우리가 살길이다.

 

약력: 이거 정말 큰 일이군.

나는 어떡하든 4차원에 남고 싶은데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폐쇄성을 견디기 어려우니...

 

중력: 4차원에서 폐쇄성을 뒤집어쓰고 사는 것보다는

3차원에서 우리만의 폐쇄 왕국을 건설하는 편이 좋을 듯싶네.

 

전력: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하리

4차원이 됐든 3차원이 됐든 주어진 환경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창조의 꽃을 피우면 족하지 않겠는가

 

회의 결과는 나왔다.

강력과 중력은 3차원으로의 탈출을 적극 찬성하였고

우유부단한 약력은 소극적 반대표를 던졌다.

그리고 전력은 자신의 창조성을 피력하며 기권표를 던졌다.

이렇게 되자 이들 넷이 떠받치고 있는 특이점은 곧바로 빅뱅을 터뜨렸다.

 

 

강력: 역시 3차원 세상은 우리의 폐쇄성과 여러모로 잘 맞는 것 같네.

다시는 4차원으로 복귀하지 못하게 폐쇄성을 더욱 단단하게 조일 필요가 있어.

내가 힘을 써서 입자를 만들테니

그 이후 덩치를 불려 물질을 만드는 것은 중력 자네가 맡아서 하게.

 

중력: 아무렴, 커다란 놈들은 내가 책임지고 맡을 테니

작달막한 것들은 자네가 처리하게.

그건 그렇고, 3차원 제국을 안정시키려면 결국엔 열평형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열평형이 되지 않으면 언제 또다시 4차원으로 복귀하지 말라는 법이 없지.

그러니 팽창 속도를 한껏 높여야겠어.

 

강력: 그거야 우리 소관이 아니지 않은가.

빅뱅 시에 이미 팽창에 가속이 붙었으니 우리는 맡은 바에 일만 하면 될 것이야.

 

강력과 중력의 말을 옆에서 잠자코 엿듣고 있던 약력은 비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약력은 불가피하게 고향인 4차원을 떠나 이곳 3차원에 왔지만

언제든 저항값을 낮춰 4차원으로 돌아갈 꿈을 접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강력과 중력은 이곳 3차원에서 영원히 눌러앉으려 하고 있지 않은가!

 

약력: 자네들 지금 무슨 소리 하고 있는가?

4차원 모국에서 완전히 독립하겠다는 소리 아닌가?

 

강력: 두말하면 잔소리

우리가 지닌 폐쇄성 때문에 4차원에서는 범죄자 취급을 받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곳 3차원은 오히려 우리의 폐쇄성이 세상을 떠받치는 대들보가 되었네.

우리의 가치를 가장 잘 알아주는 이곳 세상에 뿌리를 내리려는 생각이 뭐가 잘못되었나?

 

약력: 어떻게 고향을 버릴 생각을 하는지...

나는 향수병 때문에 도저히 이곳 3차원에서 지낼 수 없네.

무조건 부수고 쪼개서 저항값을 낮출 것이네.

그래서 어떡하든 사차원으로 돌아갈 것이네.

자네들 뜻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야.

이보게 전력, 자네는 내 생각에 동의하는가?

 

전력: 장소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서로들 다투는가?

뛰어난 목수는 재료 탓을 하지 않는 법.

4차원이 됐든 3차원이 됐든 변화를 일으켜 창조를 이루는 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네.

 

 

빅뱅 후에도 이들 네 힘의 성향은 여전했다.

결국 강력과 중력의 동맹이 힘을 발휘했고, 우주는 초팽창과 열평형을 향해 돌진하게 됐다.

우주의 모든 힘들이 가라앉아 무질서하게 되는 그날까지....

 

하지만 약력의 반발은 생각 외로 거셌다.

그는 모든 질서를 붕괴시키면서 에너지를 만들었다.

이런 변화에 전력이 개입하여 뭔가를 만들어 내려고 갖은 애를 쓰게 되니

우주는 변화와 창조라는 꽃이 활짝 피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온갖 별들에 이어 열평형에 역행하는 존재, 생명도 탄생하였다.

 

생명은 유일하게 강력과 중력보다 약력과 전력이 힘을 쓰는 곳이다.

그래서 분열, 반발, 변화, 균형, 조화 등의 개념이 발달하고

이런 것이 제대로 갖춰지게 될 때부터 이성이란 뛰어난 사고 체계도 만들어졌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인간이라는 변수가 나타난 것이다.

 

 

인간은 네 가지 힘 가운데 약력과 전력을 주력으로 쓰고 있다.

하지만 강력과 중력의 힘도 무시 못 한다.

이들은 인간으로 하여금 폐쇄된 정보를 입자나 물질로 착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인간은 입자나 물질을 배제하고는

그 어떤 것도 인식할 수 없는 의식 구조가 돼버렸다.

질량이라는 가상의 도구가 생길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