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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관소]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역학 5편

Buddhastudy 2023. 11. 1. 20:02

 

 

아니 무슨 빛은

관측을 하면 입자였다가

관측을 안 하면 입자가 아닌 게 되질 않나

알고 보니 전자까지 그러질 않나

그리고 원자 안에 있는 전자는

그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고

뭐 이거 아주 그냥 엉망진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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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도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해서는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 고양이는 대체 집사가 누구길래 이렇게 유명한 걸까요?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해 이해하려면

양자역학이 발달하던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과학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최소 단위인 원자가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놈인지 알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많은 실험을 하면 할수록

우주가 우리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는

충격적인 사실만 알게 되었죠.

 

1편부터 4편까지 지금까지 계속 나온 얘기지만

아니 무슨 빛은 관측을 하면 입자였다가

관측을 안 하면 입자가 아닌 게 되질 않나

알고 보니 전자까지 그러질 않나

그리고 원자 안에 있는 전자는

그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고

뭐 이거 아주 그냥 엉망진창이었습니다.

 

하지만 과학이라는 것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할 뿐 아니라

수학적으로 그 물체의 움직임이나 상태를 예측 가능해야 되죠.

 

예를 들면

제가 야구공을 위로 던지면

언제 그 공이 바닥에 떨어지는지를

공식으로 정확하게 구할 수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과학이죠.

 

따라서 이런 이상한 원자들의 움직임과 상태 또한

정확하게 구할 수 있는 공식이 당연히 필요했습니다.

이 어려운 일을 가장 먼저 해낸 것이 바로 하이젠베르크였죠.

 

양자역학을 공부하면 하이젠베르크의 이름이 반드시 나오는 이유가

1925년 하이젠베르크가 만들어낸 행렬 역학 덕분입니다.

 

행렬역학 하면 어려운 말 같은데

이건 고정관념이고

네 정말로 어려워요. 정말로 미친 듯이 어렵습니다.

 

물론 행렬역학이 어려운 건 맞는데

우리가 지금 행렬역학을 공부하는 게 아니니까

이게 뭔지 간단히 말하자면

원자 안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은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와 전혀 다른데

이런 움직임을 처음으로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게 만든

공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까 야구공이 언제 떨어지는지 계산하려면

중력가속도가 필요했던 것처럼

원자내에서 일어난 현상을 수학적으로 계산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근데 이 행렬역학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던

이 이상한 전자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설명했다는 것이죠.

 

그래서 양자역학을 우리가 가장 이해하기 힘들지만

가장 계산하기 쉬운 학문이라고도 얘기합니다.

왜냐하면 수학적으로는 다 계산이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행렬역학을 받아들이면

전자가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저번에 말한 것처럼 마치 우주가

디지털로 되어 있는 것처럼

한 픽셀 한 픽셀 이동한다는

이런 이상한 양자도약을 인정해야만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슈뢰딩거라는 형님이

파동역학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양자역학을 설명하면서

이 세상이 디지털처럼 불연속적으로 되어 있다는 걸

부정하려고 했습니다.

 

뭐 아무튼 이렇게 해서 과학계는

우주가 가장 작은 단위로 가면

불연속적이라고 주장하는 하이젠베르크 부류와

아니다, 이게 무슨 그 소리냐 당연히 연속적이지라고 주장하는

슈레딩거와 아이슈타인의 부류로 나뉘게 되죠.

 

그런데 당연히 이렇게 생각이 달랐으니 서로 싸우게 되겠죠.

예를 들어 타인이 형이

아니 그러면 물질이 우리가 관측하기 전에는 대체 어디 있는 거야?”라고 물으면

하이젠베르크나 보어는

관측을 하기 전엔 존재하지 않는다

관측을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우주가 존재하는 거다

뭐 이런 식으로 얘기하게 되었습니다.

 

이거 미쳤죠?

그러니까 전에 말한 것처럼

우주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랑 같아서

프로그램에서 관측할 필요가 없는 내용을

연산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아무튼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이 실제 현상에 가장 가까웠고,

우리가 이걸 현재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이런 현상은 원자보다 작은 세계,

즉 미시 세계에서만 일어난다고 이해하고 넘어가자고 과학계는 합의를 했습니다.

 

아니 근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슈뢰딩거가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죠.

그래서 드디어 1935년 엄청난 논문 하나가 발표되는데

이 논문이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입니다.

 

그러니까 이 고양이는 실존하는 고양이가 아니라

논문을 통해서 슈뢰딩거가 재미난 실험을 고안해 낸 것인데요.

 

그 내용은

만약 양자역학의 세상에서

관측하기 전에 결과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원자의 방사선 붕괴를 관측하는 가이거 계수기와

고양이를 동시에 상자 안에 넣고 이 가이거 계수기가 감지하면

고양이가 죽게 되는 그런 장치를 만들고

상자를 닫게 되면

그 상자를 우리가 관측하기 전에 고양이는 죽어있거나 살아있는 상태인가?

이렇게 얘기한 게 슈뢰딩거였죠.

 

그러니까 하이젠베르크의 불연속적인 세계관을

정면으로 공격한 것이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인데요.

이게 바로 우리한테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입니다.

 

문제는 저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이

더 이상 역설이 아닐 수가 있다는 얘기인데요.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에 의하면

고양이는 관측되기 전까지 죽어있을지 살아있을지

상태가 정해지지 않은 게

오히려 당연하다는 얘기입니다.

 

아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게 왜 당연해라고 하시겠지만

잘 생각해 볼까요?

 

우리는 우주라고 하는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럼, 이 우주는 어떠한 물리법칙으로 돌아가는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겠죠.

계속해서 얘기했던 것처럼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하나의 시스템인 겁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물질이 a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동안

아무한테도 관측을 안 당했다면

결국 이 물질을 우주라는 시스템에서 연산을 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인 겁니다.

 

이것을 20년 전에 최초로 플러렌 이중슬릿 실험이라는 것으로 증명을 하게 되면서

슈뢰딩거 고양이 역설이 역설이 아니라

우주의 본질이 그게 맞다는 게 현재로선 굉장히 유력합니다.

 

이렇게 우주에서 가장 작은 단위를 관측하면서

우리가 알게 된 우주의 본질은

정말 소름 돋는 결과였습니다.

 

우주의 본질은

평소에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과 너무나도 다른 존재였기 때문이죠.

그럼 진짜 진짜 가장 작은 단위를 예측한 우주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과연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세상일까요?

 

양자역학 시리즈는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번에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만들어진

강력한 이론인 초끈이론에 대해서 이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