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 결혼하고 나서 아이를 원하지 않는 아내, 어떡하죠? (2023.10.14.)

Buddhastudy 2023. 12. 20. 18:59

 

 

저는 결혼 3년 차의 유부남입니다.

와이프랑 아주 잘 맞지만 딱 한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그건 자녀 문제입니다.

저는 아이를 아주 갖고 싶어 하지만, 와이프는 갖지 않아도 된다는 주의입니다.

아내는 결혼 전부터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이었고,

결혼 전부터 이 문제로 인해 다툼이 잦았습니다.

저는 아이 없이 지낸다는 게

결혼 생활이 발전적이지 않고 마음이 계속 허전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문제로 인해 싸움이 계속된다면 문제가 커질 것 같은데

이런 마음을 제가 어떻게 다스려야 화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결혼할 때 아이를 갖기로 합의하고 결혼을 했어요?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하고 결혼했어요?

아이를 갖는 것에 아내도 동의했어요?

 

동의했다면 아기를 갖자고 이야기를 하면 되죠.

그런데 만약 아내가 그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이혼을 하고

아기를 갖고자 하는 여성과 결혼하면 되죠.

상대가 싫다는데 어떡해요?

 

내가 아무리 누군가를 좋아해도

상대방이 싫다고 하는데도 계속 좋다고 하면 성추행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옛날부터 정승도 자기가 하기 싫으면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하는 평양감사도

자기가 싫다고 하면 방법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 이 문제를 가지고 싸울 이유는 없습니다.

아내와 대화를 해보고 아내가 싫다고 하면

그걸 전제로 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나는 아이를 원하지만, 아내가 싫다고 하는 상황에서

아내와 같이 살려면

아내의 뜻에 내가 동의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내를 포기하면 포기했지, 아이는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아내와 이야기해서

이혼하고 아기를 갖고자 하는 사람과 결혼해야죠.

만약 아내가 아기를 낳을 수 없는 신체 조건이라고 하면

입양을 해야 하고요.

이렇게 의논해서 결정하면 됩니다.

 

그런데 아기를 원했으면

아기를 갖고자 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왜 하필 아기를 안 가지려고 하는 사람하고 결혼을 했어요?

 

이것은 질문자가 한 선택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생각이 강해서 잘못된 판단을 한 겁니다.

네가 지금은 아기를 안 갖겠다고 해도

막상 결혼해서 살면 내 말을 듣겠지

이렇게 상대방의 뜻을 존중하지 않고 건방진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겁니다.

 

요즘은 결혼한 남자나 여자가 다른 사람과 연애해도

형사처벌을 못 합니다.

왜냐하면 성인이 자기 신체를 어떻게 쓰는지는

모두 자기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민사 소송을 해서 손해배상 청구는 할 수 있지만

자기가 자기 신체를 어떻게 사용하겠다고 하는 문제에 대해서

국가 권력이 형사처벌을 통해 개입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옛날과는 다른 세상입니다.

 

어린아이라고 해도, 설령 내 아이라고 해도 때리면 안 됩니다.

아무리 부모라고 해도 아이를 때리고 괴롭히는 것은

아동학대죄에 해당해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선생님도 아이를 때리면 안 돼요.

요즘엔 아이를 괴롭히는 모든 행동이 아동학대에 해당합니다.

 

옛날에는 부모가 자기 아이를 때릴 수 있었고,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때렸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도 초등학교 때부터 선생님한테 맞는 게 비일비재했습니다.

숙제를 하나라도 안 해가면 손바닥을 때리고

아이들이 조금만 떠들어도 의자를 들고 무릎을 꿇고 벌을 서게 하고

심지어 선배들이 수업 끝나면

변소 뒤로 불러내서 폭력을 가하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그게 일상이었죠.

당시 군대는 더 심했는데, 요즘에는 군대에서도 이렇게 못합니다.

 

옛날에는 상대가 싫다고 해도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

하면서 계속 따라다니고

결국 상대가 좋다고 하면 마치 그걸 성취인 양 영웅담으로 여겼습니다.

요즘은 그렇게 하면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지고

스토커 취급을 받게 되고

그래도 따라다니면 형사처벌을 받는 시대입니다.

 

그것처럼 결혼한 부부라고 하더라도

상대가 부부관계를 싫다고 하는데 강제로 하면 성폭행범이 됩니다.

지금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결혼하고 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아내와 의논해서 아내가 동의하면 그렇게 하고,

동의를 안 하면 어쩔 수 없습니다.

아내와 계속 살고 싶다면 아내의 뜻에 따라야 하고

아기를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아내와 이혼해서

아기를 낳고자 하는 여성과 결혼하면 됩니다.

 

그런데 결혼은 왜 했어요?

아기를 가지려고 결혼했어요?

여성이 아기 낳는 기계도 아니잖아요.

서로가 좋아서 결혼했으면 그걸로 된 거죠.

서로가 아기를 갖기로 합의를 하면 아기를 낳으면 되는 것이고

한 사람이 아기를 낳지 못하는 조건인데 아기를 원하면

입양을 하면 됩니다.

어떤 경우에도 서로 의논해서 해결하면 되지

이걸 두고 싸울 일은 아닙니다.

 

싸운다는 건 어느 한쪽이 강요를 하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강요하고, 상대방은 거기에 저항을 하기 때문에

싸움이 벌어지는 거예요.

이건 싸울 일이 아니라

서로 의논을 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일입니다.

합의점은 네 가지예요.

내가 포기를 하든지, 상대가 포기를 하든지

반반 양보하든지, 헤어지든지

이렇게 넷 중 하나를 선택하면 돼요.

 

어떤 걸 선택하든 괴로울 일도 아니고, 싸울 일도 아닙니다.

서로 원하는 걸 이야기해서

그중 어떤 해결책을 선택할 것인지만 논의하면 돼요.

 

그러나 아기를 갖는 건

남자의 요구보다는 여자의 요구가 더 많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기를 키우는 일을 주로 여성이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옆에서 도와주긴 하지만

그래도 주된 양육자는 여성입니다.

 

지금 아내가 아기를 키우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데도

아기를 갖고자 하는 것은

질문자가 자기 욕망을 지나치게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아기를 꼭 원한다면

지금의 아내와는 이혼하고

아기를 갖고자 하는 여성과 결혼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어요.

 

아내와 의논해서 대리모를 통해 아기를 낳는 방법도 있는데

저는 그런 방식에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이 세상에 나온 아이 중에서도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많은데

그런 아이 중 한 명을 입양해서 키우면 되지

왜 굳이 아기를 낳으려고 해요?

 

정부의 출산 정책도

아기를 안 낳겠다는 사람들한테 자꾸 낳으라고 하면서

또 다른 한쪽에서는 낙태가 일어나는 것은 방치하고 있어요.

 

요즘 1년에 신생아 수가 25만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때는 낙태되는 아이들의 숫자가 30만을 넘기도 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그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요.

 

한쪽에서는 낙태를 엄청나게 시키고

다른 한쪽은 아이를 낳으라고 계속 권유를 하는 상황입니다.

생명이 생겼으면 일단 낳도록 도와주고

자기가 키우기 힘들면 다른 사람이 키울 수 있게

국가에서 제도를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앞으로 인구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는 동시에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아기를 낳는 것만 해주면

키우는 것은 정부가 맡아서 해주는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아기를 키우는 사람에게는

3년 유급 휴가를 줘야 합니다.

우선 생활비를 줘야 하고, 직장도 보장해줘야 해요.

예산이 부족하면 무급 휴가라도 줘야 합니다.

왜냐하면 여성들도 경력 단절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기는 많이 낳으라고 하면서

그 힘든 일은 또 개인들이 떠맡으라고 하는 건 맞지 않습니다.

 

국가에서 인구가 필요하다면 그만큼 그 일을 책임져 줘야 합니다.

여성이 아기를 키우면 그만큼의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인구가 많을 때는 당신이 낳았으니 당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게 말이 되지만

인구가 부족할 때는 아이를 키우는 비용과 부담을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제가 아는 사람 중에는

아이를 낳고 나서 육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여성이 있습니다.

이 여성분은 아기를 낳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반면 남편은 아기를 갖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남편이 아내한테 아기를 낳아만 주면

키우는 건 일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약속을 했대요.

그래서 아기를 낳았는데

정말 이 여성분은 아기한테 젖도 안 먹이고

육아는 일체 신경 안 썼습니다.

육아에 대해서는 남편과 시어머니가 전부 도맡아서 했어요.

아기만 낳으면 육아는 모두 남편이 책임지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 세 명이나 아이를 낳아줬대요.

 

그분은 요즘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자기 할 일을 하고 다니는데

아기를 두고 이렇게 다니면 어떡하냐 싶어서 그 집에 한번 가봤는데

실제로 엄마가 아이를 전혀 안 돌보고 있었습니다.

여성은 아기 낳는 것까지만 하고

육아는 모두 남편이 담당하고 있었어요.

 

제가 이런 경우까지 봤기 때문에

질문자한테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아기 낳는 문제는 당사자가 어렵다고 하면

그 의견을 수용하는 게 좋습니다.

 

...

 

아내 마음을 조금만 이해해서는 안 되고

많이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