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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인드] 인간 지능을 높인 결정적 조건들 I 뇌를 버리는 생명체도 있다?

Buddhastudy 2024. 2. 13. 19:42

 

 

생물학에 따르면 인간과 원숭이, 유인원은

같은 영장류에 속하고 모두 지능이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인간과 같은 과에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에 비해

인간의 지능은 왜 유독 더 높을까요?

 

인간의 지능이 월등히 높아진 이유는

바로 인간이 다른 영장류보다 힘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생물에게 뇌가 진화한 이유는

이동 때문이었습니다.

뇌가 있으면

이동이 가능 했고, 사냥이라는 환경에서 유리했습니다.

움직이지 않거나 환경에 의해 밀리거나 날려서,

또는 다른 동물의 몸에 붙거나

몸 속에 들어가 운반되는 생물들은

뇌가 없습니다.

 

심지어 멍게와 같이 뇌를 가지고 살다가

뇌를 버리는 생물도 있습니다.

멍게는 올챙이 모습으로 삶을 시작해

바닷속을 헤엄쳐 다니다가

적당한 바위를 찾으면

그곳에 붙어 지냅니다.

 

동작을 통제하는 단순한 뇌와

어설프게나마 앞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지만

일단 바위에 몸을 붙이면

더는 집을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으므로 뇌는 사라집니다.

 

뇌는 사실 가동하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드는 기관이라

되도록 작아야 생존에 유리합니다.

그래서 생명체들마다 각자의 신체와 환경에 따라

생존의 최적화된 크기로 진화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인간 뇌의 크기는

비슷한 신체 사이즈 동물들보다 큽니다.

그러나 신체 크기 대비 뇌 사이즈의 비율 역시

인간이 가장 큰 것도 아닙니다.

코끼리를 닮은 코끼리코물고기의 뇌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동일한 크기의 몸을 가진 포유류에 예상되는 것보다

여전히 5~7배는 더 큰 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뇌는 어떻게 커질 수 있었을까요?

여러 가지 환경적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류의 초기 조상 중 하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400만 년 전에 지구에 나타났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두 발로 똑바로 서서 걸었기 때문에

당시에 다른 유인원들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이것은 화석화된 골격 구조와

진흙에 남은 발자국을 분석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화석 중 가장 유명한 주인공은 루시입니다.

 

루시는 젊은 여성으로

키는 오늘날 만 34세 아이 수준에 불과했고

뇌도 갓 태어난 신생아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또 팔이 길고 손가락이 구부러져 있어

인류가 나무에서 땅으로 내려오던 시기에 살았다고 추정합니다.

 

학자들은 루시와 같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나무에서 내려온 이유는

아프리카의 기후가 변하면서

숲이 줄고 초원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줄어든 숲에서

다른 유인원들에 비해 비교적 힘이 약한 인간은

초원으로 쫓겨났습니다.

 

그러나 불행한 듯 보인 이 사건은

뇌를 더 발달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초원에서는 포식자의 공격에 쉽게 노출됨으로

이동 시 다른 유인원들처럼

네 발을 모두 사용해 달리는 것보다

두 발로 달리는 편이 훨씬 쉽고 빨랐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점차 두 발로 걷도록 진화했습니다.

 

그리고 크고 강하고 빠른 다른 동물들을 피해야 했기 때문에

훨씬 더 똑똑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초기 인류의 뇌는 두 발로 걷는 법뿐만 아니라

전략을 사용하도록 진화했습니다.

 

두 발로 걷게 되면서 찾아온 큰 변화는 또 있습니다.

바로 여성의 해부학적 신체 구조도 달라졌습니다.

두 발로 똑바로 걷기 위해서는 엉덩이가 너무 크면 안 됩니다.

엉덩이가 너무 크면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걷게 되는데

그러면 먹이를 쫓거나 포식자에게 쫓길 때

빨리 달릴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엉덩이가 너무 넓어지지 않게 하는 적응압이 작용했는데

이는 양 엉덩이 사이에 존재하는 골반강이 커질 수밖에 없게 했고

이것은 아기가 태어날 때 나오는 길

, 산도의 크기를 결정하고

산도는 임신부가 출산할 수 있는 아기의 머리 크기를 결정합니다.

 

200만 년 전까지만 해도 초기 인류의 상대적인 뇌 크기는

오늘날의 유인원과 같았지만

오랜 진화의 시간을 거치고

결국 조상 유인원의 뇌보다 3~4배가량 커졌습니다.

 

뇌에 맞추어 두개골까지 커지자

뱃속에서 태아의 머리가 너무 커지기 전에

아기를 낳으라고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영장류는 나무나 덤불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혼자 새끼를 낳습니다.

물론 인간도 혼자 출산할 수 있고

실제 그런 경우도 간혹 있지만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고통스러운 초산의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에게

출산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침팬지는 두 발로 자연스럽게 걷지 못하는 대신

골반이 좁지 않습니다.

산도가 충분히 넓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새끼를 쉽게 낳지만

대신 똑바로 서서 걸을 때는 뒤뚱거립니다.

 

침팬지는 대개 혼자서 30분 이내에 새끼를 낳습니다.

반면에 머리가 큰 인간은 분만 시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리고

다른 어른이 옆에서 도와주어야만 합니다.

 

아기를 낳을 때 무리의 일원이 함께 있으면

분만 자체에도 도움을 주고

포식자로부터 임신부를 보호하고 안심시켜 스트레스도 줄여줍니다.

큰 머리는 무엇보다 임신부의 건강과 생명도 크게 위협합니다.

 

현재는 출산 후 사망률이 낮지만

불과 몇백 년 전까지만 해도

큰 뇌를 출산하는 인간의 사망률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출산이 더 어렵고 위험한 행위가 되자

약한 인간은 분만 시 타인의 도움을 필수적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서로를 도울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 것이죠.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것이

인간이 자신을 길들이기 시작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자기 가축화라고 부르는데

마치 사나운 동물은 거르고

온순한 동물을 가축으로 길들인 것처럼

인간 스스로가 집단 사회생활의 바람직한 형질을 선호하고

더불어 사는 문화와 관습에 길들여지는 것을 말합니다.

 

도움을 요청하고 또 제공한 사람들은

서로 협조하는 기지를 자손에게 물려주고

이런 행동이 종 내에서 사회 패턴으로 정착되었을 것입니다.

 

200만 년 전에 뇌가 커진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식습관입니다.

열매와 견과류를 주식으로 하는 영장류는

나뭇잎만 먹는 영장류보다 뇌가 큽니다.

 

나뭇잎은 예상 가능한 장소에서 쉽게 먹을 수 있으므로

이것이 주식이라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많이 돌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먹이를 잘 발효시키기 위해 창자가 큽니다.

이들은 온종일 먹고 소화하는 게 일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열매와 견과류는 영양가가 높지만

계절의 영향을 받으며

언제 어디서나 찾을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인류의 조상이 나무에서 내려와 두 발로 걸어 다니게 되었다는 것은

먹이를 찾아 멀리 이동하는 게

일반적인 행동 패턴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런 이유로 열매를 먹는 영장류는

잎을 먹는 영장류보다 훨씬 멀리 돌아다녀야 했고,

작은창자와 상대적으로 큰 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 서식 영역이 광범위해졌으므로

다양한 길찾기 기술을 발달시켜야 했고,

결국 더 활동적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거미원숭이와 고함원숭이는

남아메리카의 열대우림에 살고 진화적으로 서로 가까운 종입니다.

거미원숭이는 식단 중 90%가 열매와 견과류인 반면

고함원숭이는 숲속에서 나뭇잎을 먹고 삽니다.

이러한 식습관과 먹이를 얻는 방식의 차이 때문에

거미원숭이는 고함원숭이보다 뇌가 2배나 크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훨씬 뛰어납니다.

 

인간의 조상들은

견과류나 열매를 찾아 헤매기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에게는 해부학적으로 독특한 구조의 손이 있었고

그 덕에 한 손으로 부싯돌을 쥐고

다른 손으로 그것을 깨부수어

적당한 모양의 도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어떤 비인간 영장류에게서도 관찰되지 않은 기술입니다.

 

그러나 인간만이 유일하게 도구를 만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동물도 그때그때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도구를 만듭니다.

그런데 이들은 사용 후

바로 도구를 버리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 조상은 나중에 사용하기 위해

자기가 제작한 도구를 들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도구 제작 기술도 점차 정교해졌습니다.

 

점차 사냥도 많이 하게 되었다는 것도

뇌를 키우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사냥을 하는 것은

그만큼 멀리 이동하고 서로 협동해야 했다는 뜻입니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해야 했고,

사회 환경을 탐색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모여 사는 것이 필수적이 된 인류 조상은

여러 사회 기술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집단에 속한 영장류는

복잡한 정보를 나누기 위한

더 방대하고 다양한 신호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리를 이룬다고 해서 모두 뇌가 크지는 않지만

다른 요인들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뇌 크기와 지능을 진화시켰을 것입니다.

 

미약하게 태어나고 혼자서는 취약한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으로 서로 돕는 사회 환경에 적응하며

지능을 발달시킬 수 있었고,

지금의 인간과 같이 될 수 있었습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우리 인간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