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93. 도망치듯 산 인생이 후회됩니다

Buddhastudy 2024. 3. 4. 19:47

 

 

저는 인생에서 계속 도망만 쳐온 게 걱정입니다.

지난 일들을 생각했을 때 좀 더 버텼으면 어땠을까 후회가 됩니다.

어떻게 하면 어려운 일에 도망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을까요?//

 

 

큰 병은 아닙니다.

현재 자기의 어떤 특성이 있는데

이 특성을 거슬러서 세상이 원하는 쪽으로 갈 거냐?

특성에 맞게끔, 세상 사람이 뭐라 그러든 신경 안 쓰고

내 성질, 특성에 맞게끔 살아갈 거냐?

그걸 결정을 하면 돼요.

 

즉 세상 사람들은 안정된 걸 원해요.

직장도 한 사람하고 오래 유지한다.

연애도 한 사람하고 오래 유지한다.

결혼도 한 사람하고 오래 유지한다.

이걸 세상에서는 좋은 걸로 평가하거든요.

 

근데 자기는 특성이

어떤 거를 지속적으로 하는 거에 대해서는 좀 안 맞아요.

조금만 하면 실증이 나서 또 딴 데로 가고

또 딴 데로 가고, 또 딴 데로 가고 이렇게 되는데,

 

세상의 다수가 주류가 중심으로 여기는 이 가치관에 기준으로 하면

자기는 도망 다닌다, 문제아다이렇게 될 수가 있는데

내가 어차피 이렇게 할 바야

세상의 주류에다가 내 가치를 둘 필요가 뭐가 있어요?

 

왜 사람을 한 사람만 꼭 만나야 돼요?

나는 매일매일 다른 사람 만나고 싶다.

왜 일을 꼭 한 가지만 계속해야 돼요?

나는 매일매일 다른 일 하고 싶다.

왜 한 군데만 똑같이 살아야 돼요?

나는 매일매일 다른 곳으로 다니면서 살고 싶다.

이것도 얼마든지 인생의 길이잖아요.

 

음식을 왜 매일 똑같은 걸 먹어야 돼요?

난 매일매일 바꿔서 먹고 싶다.

그것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러니까 자기는 지금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닌데

자기의 지금 이 고뇌는

자기 특성은 매일매일 바꾸고 싶은 기질을 가지고 있는데

주류 사회의 가치에 두고

지속적인 어떤 일을 하는 거를 지금 원하고 있단 말이에요.

 

원하는 거하고 자기 기질하고가 지금 안 맞는 거예요.

그래서 생긴 문제에요.

 

내 기질은

가능하면 혼자 있고 싶다.

남하고 말하고, 수다 떠는 게 별로 좋지가 않다.

이런 기질을 갖고 있으면

직업 선택을 할 때

농사를 짓든지, 혼자서 조각을 하든지

이런 직업을 선택하면 되거든요.

또 결혼도 하지 말고 혼자 살든지

그러면 되는데

 

또 이런 성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람들과 많이 사귀고 싶다. 두루 사귀고 싶다.

삼성 같은 저런 조직적인 큰 회사에 가서 취직하고 싶다.

이러면 이거 안 맞다는 거예요.

 

그럼 안 맞으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기질을 바꿔서, 내가 원하는 쪽으로 기질을 바꾸든지

아니면 내 기질에 맞게끔 인생을 선택해 버리든지

그래야 이게 모순이 없어진다는 거예요.

 

다른 학생들은 다 학교에 다니는데

나는 다니다가 다니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그만뒀다.

그래서 대안학교 가서 또 다니다 그만뒀다.

또 해외에 갔는데 다니다 그만뒀다.

뭐 어때요?

그래서 자기는 일반 학교도 다녀보고, 대안학교도 다녀보고, 해외도 가보고

직장도 여러 개 바꿔봤다 하면 여러 가지 일도 해봤고

내가 볼 때 아무 문제가 없어요.

 

결혼 생활하다가 뭐 못 해서 그만뒀다.

옛날에는 이게 큰 문제였어요.

옛날에는 지속적인 거를 절대화했어요. 절대적 가치였어요.

그리고 변화하는 거는 변덕이라 그래서 아주 나쁘게 평가했는데

지금은 어떠냐?

뭐 결혼을 두 번 하든, 세 번 하든, 크게 문제를 안 삼아요.

 

그리고 이렇게 변화를 빠르게 하는 게

어떤 측면에서는 지금 장점으로 적용하는 경우도 있어요.

 

옛날 가치로 보면

자기는 정신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는 사람이에요.

소위 말하면 불안 심리가 있고, 참아내는 힘이 전혀 없고

그럼 병원에 가서 불안 심리,

못 견디고 못 참는

이런 거를 약물 치료를 받든, 상담 치료를 받든 좀 받아서

지속하는 거를

기질에는 안 맞지만

연습을 통해서 극복하는 길이 하나 있다.

 

그럴 때 제가 볼 때는

자기 수준이면 병원 치료를 좀 받아야 되요, 이쪽으로 가려면.

혼자 힘으로는 좀 어렵겠어.

누가 안 도와주면

도와주는 사람이 의사에요.

 

두 번째는 수행을 해야 돼.

앞으로 직장을 하나 구하든, 사람을 하나 사귀면

최소한도 몇 년은 한다? 3년은 한다. 천일기도처럼.

그러니까 천일기도 하는데, 천일결사 하는데 참여해서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108배를

죽는 한이 있더라도 3년은 한다, 천번은 한다.

 

회사에 취직하면

회사가 부도가 나고 월급을 안 줘도 3년은 다닌다.

이렇게 그걸 한번 극복해 보는 거예요.

중간에 그만두고 싶은 그거를 한번 극복해 본다 이 말이에요.

 

이렇게 자기 체질을, 기질을 바꾸는 거를 목표로 삼으면

자기 도전이 돼야 해요.

어떤 핑계가, 중간에 이유가 돼도 그걸 따라가면 안 돼

이렇게 하면 이게 어느 정도 극복되어서

세상 사람이 원하는

한 사람을 만나고, 한 가지 직장을 가지고,

그래도 좀 지속적으로 한다하는 쪽으로 갈 수가 있다.

 

근데 반대로 내 기질에 맞게끔 살겠다.’

그럼 자기는 직장을 하나 갖고 뭐 오래 한다이런 생각을 버려버리세요.

‘1일 노동자로 생활한다이렇게 정하면 돼.

 

그래서 뭐 커피숍에 가서 알바하고 싶으면 알바하고

또 한 일주일 있다가 그만두면 슈퍼마켓 가서 알바 좀 하고

또 안 되면 또 그만두고 회사에 한 달 다니다가 또 그만두고

또 다른 데 다니고

그러니까 직업이 끊어지지만 않으면 돼.

계속 옮겨 다니면 된다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다 한 집에 살잖아.

근데 스님은 어떻게 살아요?

매일 옮겨 다니면서 살아요.

매일 옮겨 다니면서 산다.

같은 방에 등을 붙이고 이틀 잘 안 잔다.

코로나 덕택에 한 3년 등을 붙이고 살았어요.

 

매일 옮겨 다니면서 산다.’

이것도 하나의 삶의 방식이잖아요.

근데 이렇게 살면서 결혼하겠다 그러면 말이 안 되지.

 

그러면 부인이 누가 이거를 인정하겠으며

아이들이 이런 아버지를 누가 좋아하겠어요?

이런 사람이 직장 다니면 안 되겠지.

그러니까 여기에 맞는 직책을 가지고 있잖아요.

 

대부분의 삶을 차 안에 살거나 비행기 안에서 자거나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는 거예요.

자기도 그렇게 일용직을 선택하면

아침에 건설회사 가서 일하고

농사가 필요하다면 농촌에 가서 일하고

거기서 또 일주일 떨어지면 또 다른 데 가서 일하고

이렇게 일용직으로 해도 되고

한 달이나 1~2년 사이로 직장을 계속 옮겨가면서 다녀도 되고.

 

근데 이제 하나 옮기고 다음 옮길 때 중간에 쉬면 손실이 생기죠.

이 직장 다니면서 벌써 딴 직장에 원서를 내기 시작하는 거예요.

이 직장 입사 한 오늘부터 딴 회사 내놓고

그리고 걸리면 또 옮기고

그 직장 들어가자마자 또 다른 회사에다가 내놓고

이러면 쭉 연결이 되잖아요. 그죠?

이렇게 살면 돼요.

 

여자친구를 사귀더라도 남자친구를 사귀더라도

같은 사람 지속적으로 사귀려 하지 말고

이 사람 일주일 사귀고 또 저 사람 사귀고 저 사람 사귀고

결혼하고 그렇게 하면 안 되겠지.

결혼하면 안 돼.

자기 기질에 맞게끔 이렇게 사는 방식도 있다.

 

어느 쪽으로 할래요?

기질에 맞게끔 그냥 세상에

남이 직장을 너는 왜 자꾸 옮기나?’ 이런 말 들을 필요가 없어요.

같은 일하고 월급 받으나

다른 일하고 월급 받으나 무슨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문제가 없는데

세상이 원하는 그런 지속적인 직업, 지속적인 사람을 만나고

이런 걸 하려면

자기는 좀 안 맞으니까

자기는 소수에 들어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거기는 자기가 도전해서

지속성을 갖는 훈련을 받아서

자기 기질을 바꿔야 된다.

혼자서 못 바꾸면 의사의 도움을 얻어야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자기 얘기해 봐요.

 

...

 

 

인정받아서 뭐 하려고?

그냥 자기 성질대로 살면 되지

그래도 결혼하고 싶고

그래도 또 자녀가 볼 때 아버지가 매일 여기갔다 저기 갔다 하거나

또 부인이 볼 때 맨날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고 다니면 어떻겠어요?

 

그러니까 그런 불안증이 있는 사람

우리 결혼해서 아버지가 바람피우고

내내 이 여자 저 여자 만나서 아내와 자녀에게 상처를 주잖아요.

근데 여러분들이 볼 때는 아버지가 도덕적으로 나쁘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보면 그거 다 불안증이에요.

그게 도덕적으로 지탄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어떤 사람도 문제가 있는 사람은 없어요.

기질이 다르지.

근데 어떤 가치 기준을 두게 되면

이 기질이 아주 소수가 되고

소수가 되면 세상에서는 문제아, 병으로 취급하는 거예요.

 

그러면 강아지나 고양이는

사람 기준으로 보면 영 다른데, 병으로 취급해야 되는데

이거는 아예 다르다고 사람이 아니잖아이렇게 분류를 빼버리거든요.

그래서 문제가 없는 거예요.

 

근데 현대사회는 꼭 그런 주류대로 살아야 될 이유가 없어요.

유교 주류에서 천주교 믿으면 막 죽였잖아, 그죠?

근데 요즘은 뭐 천주교 믿고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자기가 자기 스스로 태도를 분명히 해야 된다.

자기는 문제아는 아니에요, 아시겠습니까?

아무 문제가 없어.

 

그런데 세상 사람이 인정하는 것이 주류라는 거예요.

그 주류로 하려면

자기는 기질을 좀 바꿔야 된다

그러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좀 받고

그다음에 월급 그런 거 따지지 말고

일단 직장 한번 구했다면

죽는 한이 있더라도 3년은 다닌다.

내 치료를 위해서, 내 이 기질을 바꾸기 위해서.

 

사람을 하나 만나도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3년은 사귀고 헤어진다.

이렇게 몇 가지만 해보면

기질이 바뀌어요.

알았어요?

 

그렇게 해서 세상 사람의 귀여움을 받는 사람이 되든지

나처럼 세상 사람의 귀여움에 별로 신경 쓰지 말고

자기 기질대로 그냥 살아가든지

그건 자기가 선택하면 돼요.

 

세상 기준에서 자기를 평가하면

자기는 약간 불안증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장애가 오면

그거를 이겨내지 못하고

중도에 관둬버리는 그런 기질이 있다.

포기해 버리는, 도망가는 기질이 있다.

근데 그런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에요.

이 세상에 엄청나게 많아요.

 

그러면 중심을 못 잡고 늘 빙빙 돌죠.

근데 저는 그런 사람을 꼭 고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자기 기질에 맞게끔 살아버리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예술가라든지, 일부 사람 중에는

자기 기질에 맞는 짧은 동안은

또 엄청나게 몰두하는 그런 힘이 있어요.

자기 마음을 내면

그렇기 때문에 약간 창의적인 그런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는 주류로 가고 싶다니까

그러려면 좀 까르마라 그래요.

심리치료도 받고, 습관도 좀 바꾸고

장애가 있을 때 피하지 말고 넘는

이를 악다물고 넘어가는 그런 연습도 좀 하고

이렇게 해서

세상이 말하는 정상 범주에 들어가도록

그렇게 한번 해보세요.

 

그리고 안 되거든

그냥 내 기질에 맞는 쪽으로 바꾸셔야 돼요.

중간에 껴서 괴로워하거나

나는 안 된다, 나는 문제다이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벌레도 살고 귀뚜라미도 사는데

사람이 뭐가 문제아가 있겠어요?

자기는 아무 문제는 없습니다.

 

자기 선택에 따르는

삶의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

 

자기 상태를, 쭉 지난 경과를 보면

자기 혼자서만 그걸 이겨내기는 좀 힘들어요.

그래서 불교대학 다니고 경전반에 다니면서

천일결사, 매일 아침에 백팔배 절하는

종교하고 관계없으니까

기도를 해서 3년을 지속적으로 해본다든지

그다음에 이번 직장 구한 거는 무조건 3년을 한다든지

이런 노력을 한쪽에 하는 거와

동시에 다른 한쪽은

병원에 가서 조금의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으면

이기는 힘이 좀 수월합니다.

치료를 안 받고 하려면

너무너무 불안증이 올 때는 그걸 견디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치료도 조금 함께 겸했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