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힘들 때마다 그만둔다는 말을 자꾸 하게 되는 이유. (2024.02.25.)

Buddhastudy 2024. 3. 7. 20:00

 

 

정토회를 만나기 전에 여러분들은 이기적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불법을 공부하고 나서 조금 마음이 열렸고

그래서 봉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봉사에 또 집착해서

힘들다고 아우성을 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면

봉사에 회의가 들어서 일을 그만두는 사람도 있지만

열심히 봉사하기는 하는데

자기를 괴롭히면서 봉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를 괴롭히면서 일을 하면

그 일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힘이 들면 언젠가는 지치게 됩니다.

 

항상 입에서 그만둬야지이런 말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 중에 한 달만 봉사하고 그만둔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근본적으로

아직 수행의 관점이 안 잡혀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누군가를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대가를 받아야 하는데 못 받고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아직도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거나 힘들 때마다

그만둔다는 말을 자꾸 하게 되는 거예요.

반대로 누군가 알아주고 위로해 주면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봉사를 하게 되죠.

 

자기를 희생하는 것은 세상에서는 칭찬받을 일이지만

저는 불행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세상이 안 알아주거나 희생에 대한 보답이 안 생기면

어디 가서 보상을 받습니까?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희생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 중에 나를 희생해서 세상을 돕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 큰 불행을 겪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법륜 스님을 원망할 수도 있고,

부처님을 원망할 수도 있습니다.

나를 평생 부려 먹고 내 공로도 몰라준다하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이것은 지극히 세속적인 관점입니다.

그때그때 대가를 안 주더라도

언젠가는 목돈을 한꺼번에 주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도 대가를 못 받으면

인생을 낭비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 저 멀리 인도, 필리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에 있는 주민들까지 도우면서

가까이에 있는 우리를 왜 희생시킵니까?

수행을 놓치지 말라는 말은

자기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엄마가 아이를 돌볼 때 힘은 들지만 보람을 느끼듯이

우리는 세상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도록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살아가는 거예요.

 

이런 관점을 분명히 가져야

우리들의 관계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우리들의 관계는 원수가 되기 쉽습니다.

 

활동을 하다 보면 좀 힘들 수가 있습니다.

저도 잠을 안 자고 일하다 보면 몸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힘든 것과 괴로운 것은 다릅니다.

힘들지만 필요한 일은 우리가 해나가는 거예요.

힘들 때 조금 쉬는 것은 괜찮지만

적어도 자기를 괴롭히는 그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꾸 돈도 안 받고 내가 뭐 하는 짓이냐

열심히 일하는데 아무도 안 알아주네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은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생각은 자신을 괴롭힐 뿐만 아니라

나중에 우리들의 관계를 원수로 만드는 인연을 짓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자기 수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겁니다.

 

자신의 삶이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존엄해져야 합니다.

지금 그렇게 안 되더라도 그렇게 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돈과 칭찬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람과 자기 존엄을 느끼며

정토회 활동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수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