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과학·북툰·SOD

[Kurzgesagt] 지구에서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 - 광견병 리사 바이러스

Buddhastudy 2024. 6. 3. 19:27

 

 

1970년대 유럽에서는 수천 마리의 닭머리가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졌습니다.

여우를 비롯한 야생동물들을 어리둥절하고 행복하게 만들었죠.

뭐였을까요?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백신을 넣어 뿌린 미끼였습니다.

 

1930년대부터 광견병은

유럽의 야생을 휩쓸었고,

참다못한 사람들은 광견병을 박멸해 버리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광견병 바이러스는

고대 그리스 광기의 여신인 리사의 이름을 따서

리사 바이러스라고 명명되었으며

최소 4천 년 동안 우리를 괴롭혀 왔습니다.

이 병은

-동물을 성난 짐승으로 만들고

-인간은 물을 무서워하는 좀비로 만듭니다.

 

하지만 광견병이 신기한 점은

증상이 얼마나 기괴하고 치명적인지가 다가 아닙니다.

우리 신체의 방어 시스템을 놀랄 만큼 잘 피하기도 하죠.

 

--

바이러스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존재하며

약간의 유전 정보만으로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해 증식합니다.

광견병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치고도 단순합니다.

유전자가 5개밖에 없거든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5개 단백질의 제조 설명서죠.

-감염시키고

-면역체계를 피하고

-뇌로 가서 증식하고

-새 숙주를 감염시킵니다.

 

그럼 감염되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볼까요?

무언가에 물리면서부터 감염이 시작됩니다.

아마 타액에 수백만 개의 바이러스를 가진 개한테겠죠.

 

바이러스는 조직 속 깊이 침투합니다.

목표는 신경세포

즉 뉴런입니다.

 

뉴런은 살아있는 전기화학적 전선으로 몸 전체의 신호를 전달합니다.

최대 1.5m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한쪽 끝에는 세포 기관이 있고

다른 쪽 끝에는 단말이 있습니다.

 

단말은 세포들이 화학물질로 정보를 전달하며 서로 대화하는 곳입니다.

광견병은 아마 이 과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체에 결합하여 의심을 피하고

신경세포 내부로 슬쩍 들어갈 겁니다.

 

안으로 들어간 바이러스는 큰 문제를 하나 해결해야 합니다.

세포를 장악하고 더 많은 바이러스를 생성하려면

세포 내부에 도달해야 하며

뉴런은 꽤 길기 때문에 이건 먼 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 방법이 있죠.

 

세포에는 구조적 일체성을 제공하는 미세소관이

내부를 따라 이어져 있습니다.

특화된 배달을 위한 무빙워크도 제공합니다.

 

디네인 모터는 에너지를 사용하여 패키지를 배달하는 진짜 모터입니다.

광경병 바이러스보다 10배 더 많은 50개의 단백질로 구성되며

작은 신발처럼 생겼습니다.

 

리사는 다섯 가지 단백질 중 하나를 사용하여

이 놀라운 시스템을 탈취하고

세포핵으로 향하도록 명령합니다.

 

면역체계는 이걸 막으려고 뭘 하고 있을까요?

글쎄 안타깝게도 별 행동을 안 하네요.

 

대개 바이러스의 공격이 있으면

일반세포가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신이 감염되었음을 알아차리고

수십만 개의 특수한 종류의 단백질을 내뿜습니다.

 

이 인터페론이라는 물질은 바이러스를 방해합니다.

많이 단순화하자면 면역체계에 알려서

항바이러스 무기를 만들도록 하는 겁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일반 세포의 단백질 공장을 잠시 멈추라고도 명령합니다.

바이러스가 더 이상 효율적으로 증식하기 어렵게 만들도록요.

 

또 인터페론은 세포가 엄청나게 투명해지도록 지시합니다.

이게 중요한 부분인데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고 몸 안에 숨어 있다는 걸

면역세포에 알려야 하거든요.

 

이를 위해 신체는

세포 내부를 보여주는 진열대 같은 걸 만듭니다.

이 진열대를 MHC 클래스 1분자라고 합니다.

 

세포는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물질을 생산하는데

이 분자는 면역세포에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여주기 위해

생산 물질의 무작위 샘플를 채취하여 진열대에 넣어 보여줍니다.

 

인터페론은 세포들에게 진열대를 훨씬 많이 만들라고 지시해

더 잘 보일 수 있게 합니다.

세포가 감염되어 강제로 바이러스 부품을 만들게 되면

면역세포는 진열대에서 이러한 부품을 보고

감염된 세포에게 스스로 죽도록 명령합니다.

바이러스와 함께 동기어진 하는 거죠.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불행하게도 리사 바이러스는

뉴런의 인터페론의 생성을 차단해, 면역체계에 탐지되지 않습니다.

다른 많은 바이러스와 달리 복제할 때 숙주를 죽이지도 않습니다.

 

경보 시스템을 또 한 번 피해 가네요.

대신 뉴런에서 뉴런으로 은밀하게 이동해

아주 천천히 뇌에 도달합니다.

 

이 단계는 몇 주에서 몇 달, 아주 드물게는 몇 년이 걸리는데

여러 요소에 영향을 받습니다.

 

얼굴에 물렸는지 발에 물렸는지,

또는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가 근육에 침투했는지 등이죠.

참을성 있는 괴물입니다.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는요.

바로 여러분의 뇌관 말이죠.

 

드디어 면역체계가 수상함을 느끼고 움직입니다.

가장 강력한 항바이러스 세포 중 일부를 파견합니다.

바로 킬러 T 세포입니다.

 

감염된 세포를 찾아 죽이고 적을 제거하죠.

다른 바이러스라면 이게 전환점이 되겠지만

광견병이라면 T세포는 자멸을 향해 갑니다.

 

다섯 가지 단백질을 가진 단순한 우리 리사는

우노 리버스 카드를 꺼내 면역체계의 독창성을 역이용합니다.

 

중추 신경계는 매우 취약한 부분이므로

우리의 면역체계도 여기서는 매우 조심해서 움직입니다.

뇌에서 면역세포 몇 개만 난동을 피워도 우리는 금방 죽거든요.

그래서 이들은 신경계에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초대받아야 하고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신경세포가 보기에 T세포가 호들갑을 떠는 것 같다면

T세포에게 자살을 명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사는 감염된 뉴런이 이 명령을 내리게 하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그래서 이 강력한 방어 세포들은

도착하는 대로 자살 명령을 받습니다.

 

이제 바이러스는 뇌관에 침투합니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여러분은 죽습니다.

 

 

--리사가 사람을 죽이는 방법

광견병이 짜증나는 점은

우리가 아직도 이 병에 감염 된 사람이

어떻게, 왜 죽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점입니다.

 

바이러스가 주는 피해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은

빠르게 증식하면서

충분한 자신을 복제한 다음에

숙주세포를 죽인다는 겁니다.

대규모 면역 반응을 촉발해 큰 피해를 주기도 하죠.

 

하지만 광견병의 양상은 다릅니다.

광견병 환자의 뇌 조직은

최소한의 손상만을 보이거나 손상이 아예 없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죽이는 대신

리사는 뇌 내부의 뉴런 통신을 엉망으로 만들어

대혼란을 일으키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게 엄청난 규모라 뇌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거죠.

이는 정신착란, 공격성 마비와 같은 증상을 일으킵니다.

 

이제 바이러스가 떠나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뉴런을 통해 이동하면서 뇌에서 멀리 이동하여 침샘으로 향합니다.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렇게 반대로 간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수십 년 연구했지만, 아직 무슨 원리인지 모릅니다.

 

리사는 침을 줄줄 흐르게 만듭니다.

화가 난 여러분이 다른 사람을 물고 그게 계속 반복되도록요.

좀비 영화의 도입부 같지만

다행히도 사람이 다른 사람을 물고

이런 식으로 광견병을 퍼뜨린 것은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이제 모든 게 끝나갑니다.

뇌염이 급속히 진행됩니다.

뇌가 부어올라 무기력증에서 마비까지

다양한 신경계 증상이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그러다가 갑자기

장기가 차례로 망가지며 혼수상태가 됩니다.

 

효과적인 치료법은 알려진 바가 없으며

증상을 보인 뒤 살아남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아는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백신입니다.

광견병은 인간이 백신을 개발한 최초의 질병 중 하나였습니다.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공격에 대비하여 면역체계를 훈련해

적절한 무기를 많이 비축하도록 합니다.

 

리사의 단순하고 끔찍한 무기들도

예방접종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광견병 백신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첫 몇 주간은 병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걸린 후에도 투여할 수 있습니다.

동물에게 물린 후에도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죠.

 

병 걸린 박쥐와 같은 야생동물과 접촉한 경우

매우 중요한 점입니다.

작은 이빨에 물린 자국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광견병은 괴물입니다.

수천 년 동안 인류를 따라다녔고

우리 조상들의 마땅한 두려움을 산 괴물이죠.

 

현재도 광견병으로 매년 약 6만 명이 사망하고

그중 거의 절반이 어린이입니다.

박멸까지는 아직 멀었습니다.

광견병은 그림자 속에 숨어 있습니다.

숲과 온갖 동물들 속에서요.

 

우리가 이 병을 막을 방법을 잊어버리거나

백신을 의심하는 풍토가 계속 이어진다면

더 크게 유행할 수도 있습니다.

 

언젠가 인류가 이 괴물을 처치하여

다른 괴물들이 있는 곳으로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 상상 속으로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