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교사로서 난폭한 행동을 하는 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2024.05.29.)

Buddhastudy 2024. 6. 6. 19:35

 

 

저는 초등교사로 1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저희 반에 한 학생이

주의가 산만하고 물건을 던지거나 짜증이 난다는 말투로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해서

지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그 아이의 난폭한 행동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 학생의 아버지와는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학생의 어머니는 교무실에 전화로 항의하는 등

전례가 있어 소통하는 데 매우 조심스럽고 움츠러드는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저는 갑상선 항진증이라는 질환으로

평소에도 불안과 긴장, 스트레스에 취약합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서

교사라는 직업에 회의가 들고 앞날이 걱정스럽습니다.

문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을

어떻게 마주하고 임해야 할까요?

그리고 저의 갑상선 항진증을

어떻게 컨트롤하고 생활하면 좋을까요?//

 

 

질문자는

우리 반에 문제아가 있어서 내가 교사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다하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지금 질문자가 교사로서 역할을 하기가 어렵고

두렵고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자신의 정신적인 불안증 때문입니다.

그리고 갑상선 항진증이라는 질병으로 인해서 생기는 두려움입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반 학생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먼저 자각하는 것입니다.

내가 갖고 있는 문제는

바로 질환 때문에 생긴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첫째, 내분비내과 의사의 진단과

그 결과에 따른 처방으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 치료법이 약을 먹는 거라면 약을 정기적으로 먹어줘야 하고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면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고

휴식이 필요하다면 휴식을 취해야 하고

운동이 필요하다면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그 질병에 대해서 자기가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병이라는 것은 완치가 되면 좋지만

대부분의 체질적이거나 선천적인 병은 완치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질환은 잘 관리해야 합니다.

잘 관리해서 나에게 이 질환이 있지만

내 생활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가져야 할 첫 번째 입장은

나의 몸과 마음에 생긴 병을

자기 스스로 잘 관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둘째, 병이 커서 내가 내 몸을 관리하는 게 너무 어렵다면

직업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나 자신도 남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내가 남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직업이라는 건

내가 돈을 번다는 의미도 있지만

엄격히 말해서 그 자체가

남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하고, 내가 돈을 버는 것입니다.

남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할 자신의 여력이 안 된다거나 질환이 심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 치료에 전념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질환이 잘 관리되면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즉 직장생활을 할 수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직업 중에 이 질병을 갖고서는

도저히 하기 어려운 어떤 직업이 있다면

그 직업은 피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전공을 살려서 구한 이 직업이

현재 나의 건강 상태를 갖고도 할 수 있겠느냐가 점검이 되어야 합니다.

 

 

첫째는 내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해야 하고,

둘째는 내 몸과 마음의 상태가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관리가 되겠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 내 몸과 마음에 병이 더 악화하여서

의사가 이 상태로는 다른 일을 못 한다고 하면

아까워하지 말고 그만둬야 합니다.

그런데 잘 관리하면 아주 특별한 직업이 아닌 이상 무리가 없다고 한다면

직업을 가져도 좋습니다.

 

그러면 학교 선생님은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우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전체 업무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주 업무입니다.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는

수업 시간에 가르치는 것과

가르치기 위해서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가르치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그 안에는 아이들을 관리해야 될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 있는 게 아니에요.

앞에 나열한 일들과 관계해서

교장 선생님께 보고서를 내야 하는 행정 일이 있습니다.

또 학생을 지도하는 것과 관련해서

학부모와 관계를 맺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선생님들은

학생만 딱 가르치라면 내가 가르칠 수 있겠는데

다른 일들이 너무 많아서 못 하겠다!’ 하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교사라는 직업에는

이 모든 게 다 포함되어 있는 거예요.

학생만 가르치겠다고 하면 안 되고

이 모든 것이 교사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역할입니다.

 

그럼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내가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을 선생님으로서 만들어 줄 책임이 있습니다.

마당에서 가르치면 안 되고 교실에서 가르쳐야 한다든지

적절한 교육시설이 있어야 한다든지

너무 소음에 노출되면 안 된다든지

이렇게 아이들의 안전과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학습권을

선생님이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동시에 가능하면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처지에 맞게 지도해야 합니다.

즉 맞춤형으로 지도해야 합니다.

 

공부 못 하는 아이는

그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쳐야 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는 잘하는 아이의 요구에 맞게끔 수업을 지도해야 합니다.

아이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그다음에 각각의 아이에게 맞춤형으로 적절히 학습을 지도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맡은 학생과 같이

감정 관리가 안 되는 아이가 한 명쯤은 있기 마련이지요.

그때 질문자는 교사로서 수업만 가르치면 되는 게 아니고

그 아이도 가능하면 학습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그 아이의 처지에 맞도록 배려하는 것이 하나의 일이지만

동시에 나머지 아이들이 수업할 수 있도록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도

교사인 질문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중 하나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둘 다 해야 합니다.

 

그럼 그 아이는 어떤 이유로 감정과 행동 조절이 안 되는 걸까요?

질문자는 그 아이가 좋다 나쁘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그 아이는 어떤 문제로 인해

다른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 아이는 자기감정 조절이 안 된다

이 아이는 신체적으로 약하다

이 아이는 지적으로 장애가 있다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상황에 맞춰 도와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감정이 들뜨면 욕도 할 수 있는데,

이 아이는 조금 심해서 병으로 진단될 정도라면

아이를 병원과 연결해서 진찰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런데 학부모 중에는

자기 아이의 상태를 모르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학부모에게 문제를 제기하면

죄송합니다. 제가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검진해 보고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면 가장 좋지요.

 

그런데 뭐 우리 아이가 문제라고? 정신병이라고?’

이러면서 시비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이런 사람도 있다는 걸 알고 대응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가능하면

교장 선생님과 얘기해서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질문자보다 좀 더 전문적 지식을 갖춘 상담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없다면

교장 선생님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을 한 후에

학부모에게 연락을 해야 합니다.

연락은 담임 선생님보다는

가능하면 상담 선생님이나 교장 선생님이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안 하겠다면

그땐 질문자가 할 수밖에 없지요.

그럴 때 아이를 위해서 한다는 마음이 있어야지

이런 아이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학부모와 대화하다 싸우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교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감정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래서 질문자는 이런 아이가 있는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면 안 됩니다.

이런 아이를 어떻게 치료해서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하는 것이

교사의 일이라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교장 선생님이 접촉하든, 상담 선생님이 접촉하든, 아니면 질문자가 접촉하든

이 모든 것은 다 아이를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학부모는 오해할 수는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이럴 때는 맞대응하지 말고

부모가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어떻게 학부모가 돼서 그것도 모르나하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가까이 있으면 또 모를 수가 있어요.

이렇게 차분하게 설득해서 치료받도록 하는 길이 하나 있습니다.

 

 

둘째, 치료받을 수준까지는 아니라면

그 아이를 다른 아이와 동등하게 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그 아이에게는 어떤 부족함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아이에 맞게끔 지도를 해야 합니다.

그걸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가능하면 아이가 치료될 때까지

그 수준에 맞게끔 대응을 해줘야 합니다.

이런 보살핌이 다른 아이들과 균형이 맞지 않게 되는데

그때는 아이들에게

이 아이는 자신의 감정 조절이 안 되기 때문에 여러분이 이해해 주세요하고

이야기해야 해요.

 

그런데 이것도 사전에 학부모와 상의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학부모와 상의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우리 아이를 비난해서 우리 아이가 엄청나게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하면서

아동학대라는 명목으로 고소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가 치료를 받아서 자신을 스스로 조정하는 게 가능하면

그 선에서 하고,

학부모가 반대하거나 치료받을 수 없는 조건일 때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 아이의 행동은 이해하지만 다른 아이들의 수업을 방해한다면,

교사는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보장해 줘야 합니다.

 

내 말을 안 들어서 기분 나쁜 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교장 선생님과 의논해서 아이를 상담 선생님께 데려가서 상담하도록 한다든지

어떤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보일 때는

주변에서 수용하고 배려해 주는 게 필요합니다.

그러나 질문자가 이 아이를 위해서 다른 아이들에게 배려하라고 가르쳤다고 해도

아이의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뭔가 부족한 사람처럼 비쳤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학부모와 의논해야 합니다.

반 아이들에게 이 아이의 사정을 얘기해서 갈등 관계를 피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조화롭게 나아가야 합니다.

 

잘 안된다면 다른 방법으로 교장 선생님에게 보고해서

특수반으로 격리하거나 전학을 가게 하는 방법도 강구해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아이들도 보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여러 방법을 강구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지

질문자가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이가 내 말을 안 듣고, 말썽을 부려서 귀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야 합니다.

그러나 그 애정이 지나쳐서

다른 아이들의 수업에 방해가 되는 일까지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관점으로 교장 선생님과 선배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고

또 학부모와 의논해서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게

교사의 역할입니다.

수학이나 영어를 가르치는 게 교사의 역할이 아니에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다 교사의 역할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을 내가 다 해결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이런 관점으로 해결해 나가되 해결이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 방법으로도 해결이 안 될 때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세상이 어떻든 일단 내가 살고 봐야 합니다.

이 아이 문제로 짜증 내거나 수업을 내팽개치지 말고

시끄러운 속에서도 다른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수업을 해나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도 이런 일은 항상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정조절이 안 되는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전체의 약 10~20%가 됩니다.

한 반에 20명 정도가 있다고 하면

그중 두세 명이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해요.

어쩌다가 없을 수도 있고, 또 더 많을 수도 있지만

평균 두세 명은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이게 힘들다면 교사라는 직업을 그만둬야 합니다.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인데 없기를 바라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

 

그런 관점으로 이런저런 방법을 찾아서 해결해 보고 경험이 쌓이면

노하우를 담은 책을 한번 써보는 게 어때요?

다른 선생님들한테 베스트셀러가 될지도 모르잖아요.

 

이런 일을 힘들어하면 상처가 되어서 교사를 그만두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다각도로 연구하고 대응해서 방법을 강구해 나가면

오히려 교사로서의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그래서 꼭 나쁘게만 볼 게 아닙니다.

게다가 이런 일은 앞으로 교사가 피해 갈 수 없는 일이에요.

 

옛날에는 정신적인 문제인지 모르고 버릇없다고

매로 때리거나 벌을 주는 식으로 해결했다면

지금은 그렇게 해결하다가는 아동학대로 고발당합니다.

이제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서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이 문제로 인해 자꾸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아이 때문이 아니라

질문자의 정신적 문제인 것을 알아야 합니다.

먼저 나부터 치료가 필요하다고 봐야 합니다.

 

...

 

만약에 학부모가 성질을 내더라도 힘들어하지 말고 담담하게 들으세요.

학부모의 얘기를 그냥 쭉 듣고 이렇게 대답하면 됩니다.

 

, 알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몇 번의 경험을 통해서 보기에는

아이가 진료를 받아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상대방의 말에 너무 끌려가지 말고 담담하게 얘기하세요.

그렇게 대응하면

상대방이 악을 써도 진심이 전해져서 바뀔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안 바뀔 수도 있습니다.

꼭 바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앞으로 자꾸 늘어납니다.

수행을 하지 않아서 대응을 못 하는 교사들은

이 문제를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교사가 3D 업종이 될 거예요.

 

미국 같은 곳은 벌써 교사 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교사는 힘들다는 인식이 팽배해서

아무도 교사를 안 하려고 해요.

그러나 아이들이 바른길로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보람 되고 재미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자꾸 재미를 붙여서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