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부처님이야기

[법륜스님의 부처님 이야기] 5.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 것

Buddhastudy 2018. 4. 12. 20:56


부처님께서 바라나시성 밖에 사라낫데에서 5비구를 위해서 처음으로 법을 설하시고, 그 다음에 야사와 야사의 친구들 55인을 교화하신 뒤에 부처님께서 그 숲속에 머무르고 있을 때 어느 날이었어요.

 

갑자기 어떤 여인이 패물을, 보석을 한 움큼을 쥐고는 부처님 앉아있는 그 앞으로 가로질러서 저쪽으로 가는 거요. 조금 있으니까 한 30명 정도 되는 젊은이들이 헐레벌떡 쫓아오는 거요. 그러면서 부처님을 보고는 부처님한테 와서는

 

방금 어떤 여인이 지나가는 거 못 봤소?”

왜 그러시오

저희들은 이 바라나시에 사는 장자의 아들들인데, 오늘 친구 생일이라 부인이나 애인을 데리고 이 숲에 놀러왔다. 그런데 한 친구가 여자 친구가 없어서 그 유녀를 짝을 해서 왔다는 거요. 그래서 술 마시고 춤추고 즐겁게 놀다가 전부 술에 곯아떨어져서 쓰러져서 잠을 잤는데, 깨어보니 이 유녀가 자기들 몸에 걸고 있던 좋은 값나가는 보석들을 다 훔쳐서 도망을 가버렸다는 거요. 30명의 것을 훔쳐갔으니 그 값어치가 말할 것도 없다. 이 년을 잡아야 된다. 어디로 갔는지 좀 알려달라는 거요.

 

그래서 부처님이 그들을 물끄러미 보시면서

여러분, 잃어버린 보석을 찾는 것이 중요하오?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 중요하오?” 하고 물었어. 그랬더니 젊은이들이 마치 꿈에서 깬 사람들처럼

아이고 그야 부처님, 보석보다야 자기 자신이 더 중요하죠.”

그렇다면 이 자리에 다 앉으시오. 내가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는 길을 일러주리다.”

 

그래서 그 젊은이에게 부처님께서 갖가지 미묘한 법을 설했던 겁니다. 그 젊은이들이 법문을 듣고는 마치 악몽에서 깬 사람처럼, 지금 있었던 그런 사건들은 다 어디로 가버리고, 마음이 밝아지고 맑아졌어요. 그 법의 기쁨을 느꼈던 거요.

 

그래서 그들은 그 자리에서 부처님께 출가하기를 원했고,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허락했던 거요. 당시에는 스님이 되는 길은 간단했습니다. “오라. 비구여.” 이렇게 한마디만 하면 되요. “여기 좋은 법이 잘 설해져 있노라. 이 법을 따라 정진하라.”

 

여기서 우리가 교훈으로 삼을 만한 것은 정말 인생에 있어서 뭐가 소중한가하는 문제입니다. 오늘 우리 세상 사람들이 이 세상에 뭐가 제일 소중한가?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제일이다. 그러죠? 첫째 돈이에요. 돈이 제일이오.

 

둘째는 돈돈하지만 권력보다 못하죠. 돈 있다고 까불다가 권력자한테 치어서 분한사람 얼마나 많습니까. 옛날에 보면 우리 정아무개 재벌도 돈만 갖고 안 되어서 대통령이 한번 되어보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죠? 권력이오.

 

권력이 아무리 중해도 우리 역사 속에서도 누구누구 하는 대통령들 다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사람 많죠. 그죠? 손가락질 받으면 비난받고 욕 얻어 먹으면 좋은 게 아니에요. 그래서 다 세상 사람들은 남으로부터 존경받고 싶어 합니다. 칭찬받고 싶어 한다. 이거야.

 

여러분들 남편들도 아내로부터 칭찬받고 싶어. 아내들도 남편으로 칭찬받고 싶어요. 애들도 부모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칭찬받고 싶어 하죠. 요즘 우리 사회 대부분 사람들의 병이 칭찬 고파병이오. 칭찬을 못 받아서 병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 여러분들이 칭찬만 해주면 남편보고 잘한다. 잘한다. 착하다. 착하다. 애들보고 잘한다. 잘한다하면 죽을똥 살똥하지 않습니까. 그죠.

 

그런데 이런 재물이나 권력이나 명예, 우리가 옛날부터 이걸 뭐라고 그랬어요? 부귀공명이다. 이렇게 불렀단 말이오. 이게 핵심이고, 여기에다가 덧붙인다면 무병장수. 거기다 하나 붙인다면 자식이 잘되어야 돼. 그래요? 안 그래요? 그렇죠. 자식이 잘 되어야 돼. 이게 보통 우리가 말하는 오복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이런 재물을 쫓아, 권력을 쫓아 세상을 사는데, 이 재물을 쫓는 정도가 어느 정도입니까? 위험을 무릅써요.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월남 전쟁이든, 옛날에 어떤 전쟁이 났는데, 거기가면 위험해도 돈 벌수 있다 그러면 갑니까? 안 갑니까?

 

첫째 자신도 가고, 남편 보냅니까? 안 보냅니까? 보내죠. “딴 사람은 다 가는데 당신은 안가?” 이렇게 등 떠밀어 보내고, 아들도 보내고 이렇게 한단 말이에요. 이렇게 우리가 재물을 사실은 목숨보다 중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또 지위를 얻기 위해서 즉, 혁명을 일으키거나, 이런 거 보면 다 위험을 무릎 쓰고 하지 않습니까. 그죠. 그런데 이런 재물을 잃어보면, 권력을 잃어보면 그 재물이 얼마나 헛된 건지, 무상한 건지, 그 권력이 얼마나 헛된 거고 무상한 건지, 그 명예가 얼마나 헛된 건지를 알 수 있어요.

 

이건 잃어 봤을때 알 수 있어요. 가지고 있을 때는 이런 말 만 번해도 귀에 안 들어옵니다. “나중에 잃을 값에 한번 가져보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것이 다 소중하다 하더라도 정말 무엇이 소중한가. 이걸 우리가 찾을 때, 인생길이 열리는 거요.

 

빈비사라왕의 부인과 왕은 아주 절친 이었습니다. 부부지간에. 그런데 어느 날 왕이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가진 것 중에 무엇이 제일 소중할까? 왕은 온갖 거 다 갖고 있지 않습니까. 좋은 마차도 가지고 있고, 좋은 군대도 가지고 있고, 좋은 집도 가지고 있고, 보석도 가지고 있고, 맛있는 음식도 있고, 옷도 있고, 자기가 가진 것 중에 제일 귀중한 게 뭘까? ,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귀중한 게 뭘까?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기 부인에게 여보,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게 뭐겠소?” 하고 물었어요. 부인이 가만히 있더니 말을 했습니다.

대왕이시여,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자기 자신입니다.”

 

그런데 이런 대답하면 안 됩니다. 왕조사회에서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건 누구요? 왕입니다. 감히 신하가 내가 제일 소중합니다.” 그건 단칼에 죽는 거요. 그리고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인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게 누구냐?” 하면 남편이라고 그래야 돼. “내가 소중하다?” 큰일 날 일이오. 사실은 진실을 위해서는 죽을 각오를 하고 대답하는 거요.

 

그런데 왕이 부인, 당신도 그렇게 생각했소? 나도 그렇게 생각했소. 내가 가진 것, 어떤 것, 어떤 것, 다 귀하다하지마는 제일 귀한 것은 바로 내 자신이오.” 그러니 우리가 생각한 게 맞는지 부처님께 가서 한번 여쭈어 봅시다.

 

그래서 이 두 부부가 부처님께 문안을 하고 자기들이 이런 의문을 가졌고, 이렇게 결론을 내렸는데, “부처님 어떻습니까?” 이랬을 때, 부처님께서 그들을 칭찬하시고 그렇다고. 얘기하신 적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는 가장 소중하다고 하는 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산다.

이걸 우리가 보통 뭐라고 그래요? 자아상실, 이렇게 부르죠.

또 가장 소중하다고 하는 이 자기 자신을 모르고 산다.

이게 무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다 안다고 그래. 잘 안다고 그래.

 

내가 물어봐요.

그럼 당신은 누구요?”

나요? 법륜이죠.”

법륜이가 당신이오? 당신 이름이오?”

제 이름이죠.”

당신 이름 말고 당신 누구요?”

저요? 우리 부모 아들이죠.”

 

이런 식으로 나가죠. 그래서 두 번만 물으면 잘 아는 것 같은데 대답을 못해.

 

법륜은 당신의 이름이지 당신이 아니죠.

교장선생님은 당신의 직위지 당신이 아니죠.

아내는 당신의 역할이지 당신이 아니죠.

당신 누구요?

 

그러면 두 번만 물으면 그 다음 말문이 막혀요. 한 번 더 물으면 뭐라고 그런다? “내가 나지 누구요?” 또 한 번 더 물으면 그러면 스님은 누구요?” 겨우 한다는 게 이런 수준이오.

 

진지하게 정말 나다하는 나, 이것이 뭘까? 이렇게 탐구하는 게 아니고, 그냥 반발하는 거요. 그래서 우리 멍텅구리 노래도 있지 않습니까.

 

세상 것 다 안다 하더라도

천하 것 다 안다 하더라도

자기가 자기를 모른다면 그건 멍텅구리다.

 

자기가 자기를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런 근원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돈과 지위보다는, 사실은 가정에 있어서 가족 간의 사랑과 화목이 사실은 훨씬 더 중요하죠. 사실은 돈과 지위보다는 자신의 건강이 훨씬 더 소중할 때가 많죠.

 

정치하다고 난리거나 사업한다고 난리인 사람도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암이 걸려서 석 달밖에 못 산다 그러면, 그래도 선거에 나가는 사람 있나? 없나? 없지. 정리한단 말이오.

 

그러니 인생의 길이라는 것은

숨이 한 시간 후에 멎는다고 하더라도,

그 길 밖에 갈 수 없을 때 당당한 거요.

 

한 시간 후에 내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지금 나는 이 한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하는 것은 바로 지금 이 하고 있는 이 법문을 하고 있는 거다. 우리가 지금 인생이 이렇게 안 되잖아요.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실 때 숨이 까빡까빡 넘어가는 그 순간에도 질문자가 찾아왔을 때, 아난존자가 못 오게 막았는데도 부처님께서 들여보내라.” 그래서 그 마지막 설법을 하셨지 않습니까.

 

오늘 우리는 굉장히 소중한 것 같지만, 어떤 상황이 바뀌게 되면, 그게 헛것처럼 느껴지고 허무해 진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그 담배를 피우는 그 순간, 술을 마시는 사람이 그 마시는 그 순간은 천하의 기쁨인 것 같지만, 조금 지나고 나면 그것이 건강을 해치게 된다. 그럴 때는 그것이 끊고 나서 돌아보면 참 바보 같은 어리석은 짓을 했구나.” 이런 것을 알게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오늘 우리들이 너무 돈과 지위, 이런 거 찾지 말고, 여러분들이 아이들 공부공부 하지 마는, 그 공부에 지쳐서 아들이나 딸이 옥상에서 떨어져죽거나 무슨 일이 생겼을 때 후회 안합니까? 다 백이면 백 후회하잖아요.

 

정말 내가 후회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가. 정말 내가 후회하지 않을 일을 아이들에게 애기하고 있는가. 이건 깊이 돌아볼 일이에요.

 

이 세상의 발전이라는 것도 그래요. 도로 잘 만들고, 좋은 자동차로 달리고, 아파트 지어서 겨울에도 춥지 않고, 여름에도 덥지 않고, 모기도 안 들어오고, 이렇게 살면 좋지 않습니까. 그죠.

 

그런데 가끔 제가 고향에 갔을 때, 내가 태어났고, 어릴 때 자랐던 그 고향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저 같은 경우는 눈을 감고도 찾아갈 만큼 냇가나 산이 훤합니다. 골짜기 올라가면서 어느 바위 밑에 가재가 있고, 어디가면 뭐가 있고, 거기가면 몇 마리쯤 산다는 것을 거의 짐작합니다.

 

밤나무 많이 있지만, 어느 밤나무 밤이 맛이 있고, 빨리 익고 이걸 다 알아요. 어디가면 딸기가 있고, 어디가면 더덕이 많고, 소상합니다.

 

그런데 내가 고향에 갔을 때, 산은 바위 처져서 도로가 나있고, 내가 뛰놀던 개울은 시멘트로 다 둑방이 쌓여져 있고, 길은 다 반듯반듯하게 내졌지만 흔적도 없고, 태어난 동네는 전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서 아무거도 없다 했을 때, 그것이 느껴지는 아픔이 있다. 이 말이오.

 

그랬을 때, 우리가 이런 것들을 잃어버리고 얻어지는 것이 과연 행복인가. 아니다, 기다는 게 아니라, 잃어버렸을 때 오는 어떤 가치관, 그것은 다른 것으로 환산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아프가니스탄에 살다가 한국에 왔을 때 늘 풀 한포기 없던 그 흙산 돌산만 보다가, 여기 와서 산이 새파랗게 있는 것을 볼 때, 그 나무 한그루가 그 얼마나 큰 값어치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게 온 산을 덮고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이런 자연을 잃어버려 봐야 자연의 고귀함을 알고

고향을 떠나봐야 고향의 고귀함을 알고

부모를 잃어봐야 부모의 은혜를 알고

그런데서 우리가 늘 인생을 지나가서 후회하게 된다.

 

그러니 이렇게 우리가 잃어보고 난 뒤에 후회하지 말고,

정말 무엇이 소중한가 하는 것을 아는 것

이것이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는 게 아니겠는가.

 

그런데서 부처님께서

잃어버린 보석을 찾는 것이 중요하오?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 중요하오?” 라고 물었을 때 젊은이들이 정신을 차리고

부처님,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설법이 있었던 말이오.

 

그런데 오늘 우리들은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서 법문을 듣는 것 하고, 저 아래층에서 주식투자하고 부동산 투자해서 일확천금을 버는 강의가 있다고 하면 여긴 한명도 안 남고 다 거기가 있을 거요. 이게 우리의 현실이오.

 

그래서 오늘 우리가 옛날 사람이 생각할 때는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을 갖고 있지만 행복하냐? 자유로우냐?” 이런 측면에서 물었을 때, “행복하다. 자유롭다.” 이렇게 말할 수가 없지 않는가. 그러니 우리가 행복의 길로 나아가야지, 이렇게 외향에 쫓기게 되면 행복은 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서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는데, 집중을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