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8)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 1395회] 난치병 아이를 기르는 어머니의 자세

Buddhastudy 2018. 5. 31. 20:16


태어나면서부터 몇 번의 수술을 하며 병원에서 고생하며 자랐습니다. 수많은 고비를 넘기며 이제 다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산 넘어 산이라고 난치병이 있다는 것을 근래에 알았습니다. 신경섬유종증이라고 요 며칠 전에 검색어 1위도 됐던데, 그 병은 몸에 반점이 생기면서 언제 어느 곳에 종양이 생길 수 있는 병입니다.

 

이제껏 잘 이겨 왔는데 난치병이라고 하니까 제게 희망이 없어졌습니다.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미래가 너무 두렵습니다.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너무 힘이 듭니다. 아이랑 죽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고 그런 불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게 힘들어 요즘에는 아이가 싫어집니다.

 

아이들은 엄마를 보고 자란다는데 저의 이런 불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도망치고 싶은 생각만 가득합니다. 어렵게 시험관으로 얻은 아이인데 사랑하면서도 너무 벗어나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이기적인 엄마라 아이에게 부끄럽지만 어떻게 앞으로 키워야 할지 궁금합니다.//

 

 

 

지금 애 걱정하는 거요?

자기 걱정하는 거요?

솔직하게 말해 봐요. 지금 아픈 아이 걱정하는 거요? 그 아이 키울 내 걱정하는 거요? 둘 다? 지금 얘기한 것 쭉 들어보니 다 자기 걱정하고 있구만.

 

남편이 아내한테 참 잘해줬어요. 너무너무 잘해줬어.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죽었어. 그래서 제가 문상가보면 나를 잡고 울어요.

아이고, 스님. 나는 이제 우리 남편 없으면 못살아요. 남편 없는데 나 혼자 어떻게 살아요? 저 애 키우고 내가 어떻게 살아요?” 이러고 울어요.

지금 죽은 남편 걱정 하는 거요? 살 자기 걱정하는 거요? ?

 

남편걱정 하는 거요? 자기 걱정 하는 거요? 자기 걱정하는 거요.

애 걱정 하는 거요? 애 키울 자기 걱정 하는 거요? 애 키울 자기 걱정 하는 거요.

 

그래서 제가 사랑 좋아하시네.’ 이렇게 말하는 거요.

무슨 사랑은 사랑이에요?

죽은 사람 걱정해야지, 죽기도 했는데, 내 사랑하는 사람이 죽기도 했는데, 산 내가 뭘 해서 못살겠어요. 왜 내 걱정해요?

 

그런데 사이가 아주 나쁜 사람들은 어떠냐? 진짜 죽은 사람 걱정하는 사람 내가 봤어요. 맨날 남자가 술만 먹고, 돈도 안 벌고 애 먹이다가 그래서 술 먹는다고 맨날 싸우다 죽었는데, 내가 갔더니 이렇게 얘기해요.

 

아이고, 스님. 그 인간이 그렇게 술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죽을 줄 알았으면 술이라고 실컷 먹도록 놔 둘 거를. 아이고, 죽으니까 술도 못 먹는데.”

이건 지금 자기 걱정하는 거요? 남편 걱정하는 거요? 죽은 남편 걱정하는 거요.

 

그러니 남자들, 죽은 뒤에도 아내가 내 걱정 하도록 하려면 애를 많이 먹여야 되요. 그래야 내 걱정해 주지, 잘해주면 어때요? 죽은 사람 죽든지 말든지 누구 걱정만 한다고? 자기 걱정만 해.

 

그러니까 조금 전에 질문하신 분도 아이 걱정 안하고 자기 걱정하는 거요.

애 못 만나면 보고 싶은 나 어떻게 하지?” 누구 걱정만 하는 거요?

 

그런 것처럼 자기도

아이고, 이걸 어떻게 키우지?” 이렇게 자기 걱정만 하는 거요.

그러니까 엄마가 아니오. 그거는. 이웃집 아줌마지.

 

그저 애가 인물도 잘 생기고, 건강하고, 공부도 잘하고, 또릿또릿하고, 엄마 말도 잘 듣고, 그런 아이는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해요. 모든 사람이. 온 동네 사람이 다 좋아한단 말이오. 그런 아이는.

 

어떤 게 엄마냐? 애각 생기기도 못했고, 장애도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말도 안 듣고, 공부도 못하고. 그래서 온 동네 사람들이

아이고, 저거 누구 집 애고? 아이고, 저런 거 뭐 하러 낳았노?”

이래도 엄마라는 것은 그 아이를 사랑해야 그게 엄마에요. 그게 엄마에요.

 

그래서 사람이 볼 때는 별거 아니지만, 개도 자기 새끼 귀여워하고, 다람쥐도 자기 새끼 귀여워하고, 닭 보세요. . 병아리 얼마나 아낍니까? 깃털에 병아리를 숨겨서 사람한테 대들고 그러잖아요. 그게 어미에요.

 

그러니까 생각을 바꾸셔야 되요. 이제 애기를 낳았으면. 그것이 검든, 피부가 희든, 남자든, 여자든, 장애든 장애가 아니든, 나쁘든 건강하든, 그걸 엄마가 따지는 것은 엄마가 아니에요. 그냥 내 아이니까, 오히려 장애가 있으면 더 보살펴야 되겠지.

 

그리고 옛날에는 다 엄마 책임이었는데, 요즘은 우리 주위에도 나는 안 그럴 것 같지만, 나도 그런 장애나 이런 난치병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이런 걸 공동으로 대응을 해야 되요. 그래서 이런 난치병이 있을 때는 국가가 지원을 한다.

 

국가가 지원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키운다. 이런 얘기에요. 우리가 낸 세금으로 공동으로 대응을 한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니까 정부로부터 또는 복지관계로 이런 아이를 지원하는데 해택이 있으면 해택을 최대한도로 받아도 되요.

 

왜냐하면 그거는 내가 내는 세금 중에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에 그런 국민으로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그러나 아직 우리가 복지가 제대로 실현이 안 되기 때문에, 아직은 상당수가 개인, 가정에 책임이 많이 전가 되요.

 

그래서 부모가 치매가 걸리거나 자식이 난치병이거나 하면 가정 전체가 불행해지요. ?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빨리 이런 문제는 정부가 책임을 지도록, 그래서 우리 주위에 부모가 뇌경색이나 이런 게 오든, 또는 자녀가 특이한 질병이 생기더라도 우리 모두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안정장치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에요.

 

우리가 차사고가 났을 때 보험이 있듯이. 그런 것이 복지사회요.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안전망 구축을 점점 더 해야 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뭐 금방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니까, 우선 자기가 보살필 만큼 보살피고, 이런 문제를 계속 제기를 해서 앞으로 선거하거나 할 때도 이런 것을 좀 더 안정 장치를 구축하자는데 동의하는 사람에 투표를 하고, 이렇게 해나가야 되겠죠.

 

그러니까 그거는 자기가 버리고 도망가는 건 자기 자유인데, 그러나 이제는 엄마로 돌아가는 게 필요해요. 다 사람들은 내가 자기 뜻하는 대로 되기를 원하잖아요. 주식을 사면 반드시 오르기를 원하고, 집을 사도 오르기를 원하고, 그런데 때로는 오를 수도 있지만, 때로는 떨어질 수도 있는 거요.

 

자식을 낳으면 다 예쁘고 공부 잘하고 건강하기를 원하고.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런 장애나 난치병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니까 엄마가 더 필요하죠. 건강하면 엄마 없어도 고아원에서 살아도 잘 자라요.

 

그러니까 보살피는데 까지 보살피고, 그 다음에 정부라는 게 우리 공동이에요.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찾고, 안 되면 앞으로 그렇게 사회제도가 바뀌도록 같이 노력을 하고 이런 게 필요하다.

 

괜히 문제제기했다 야단만 맞았어요?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걸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아이한테 안 좋아요. 그리고 또 이러다가 나이 어려서 죽는다고 또 슬피 울 필요도 없어요. 살아 있을 때 어떻게 한다? 최선을 다하고, 또 명이 다하면 집착을 놔줘야 돼.

 

우리는 살아있을 때는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또 명을 다하면 또 죄의식을 가지고 안타까워하고 이러잖아요. 둘이 같이 살 때는 귀찮다 그러고, 헤어져서는 또 외롭다 그러고. 해결책이 없어요.

 

둘이 살 때는 같이 있어서 좋고

헤어질 때는 혼자 있어서 좋고

이렇게 되어야 된다는 거요.

 

. 기쁜 마음으로 키우세요. 우리 옛날에 힐링 캠프에서 두 팔 없고, 두 다리 없는 호주 사람 온 거 보셨어요? 그런데 애를 낳았는데 두 팔이 없고 두 다리가 없으면 어떻겠어요? 엄마가 까무러치겠죠.

 

우리 같으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애를 낳았나? 하나님이 나한테 이런 벌을 주나.” 이런 생각이 뭐요? 장애는 죄의 과보라는 잘못된 생각이오.

 

장애는 그냥 불편할 뿐이지,

아무 죄의 과보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장애가 죄의 과보라는 거 자체는

장애를 바로 차별하는 자세에요.

 

장애가 있더라도

이 아이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이게 중요한 거요.

 

그래서 그 어머니는 기독교 신자인데 바로 그 대로 애기를 낳자마자 다른 사람들이 다 인상 쓰는데, 무릎 꿇고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한 거요.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이 뜻을 제가 기꺼이 받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엄마가 아주 기뻐하면서 애를 기운 거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정신적으로 아주 명랑한 거요.

 

우리나라 같으면 으이이러고 인상 쓰고 기르니까, 온 동네 사람들이 가면서 으이이러니까 아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죠. 그러니까 항상 아이가 다른 애하고 비교해서 또는 하소연을 해도, 항상 엄마는 격려해줘야 되요.

 

그래, 난치병이다. 그러나 너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너는 약간 이런 장애가 있는 건 맞다. 그러나 그건 다만 불편할 뿐이지, 아무런 열등한 것도 아니란다. 특히 엄마가 있지 않니. 엄만 너를 항상 존중하고, 사랑한다.”

 

학교 공부를 얼마나 하느냐? 뭐를 어떻게 하느냐? 이렇게 자꾸 능력중심으로 보지 말고, 이런 장애가 있는 아이도, 이런 난치병이 있는 아이도 뭐 할 권리가 있다?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항상 엄마는 너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이것을 격려를 해줘야 돼.

 

아이가 학교 갔다 와서 비교해서 자꾸 문제를 삼더라도, 사람은 다 서로 다르단다. 뜀뛰기 잘하는 사람이 있고,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있듯이. 키 큰 사람이 있고 작은 사람이 있듯이, 그건 차이고, 차별이 아니고, 누구나 다, 큰 사람이든 작은 사람이든, 남자든 여자든 행복할 권리가 있단다. 그러니 그런 생각하지 마라. 이렇게 엄마가 격려해줘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