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조_시래기톡

[시래기톡] 집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시어머니

Buddhastudy 2019. 3. 22. 19:54


Q. 집 비밀번호를 알려다라고 하시는

시어머님이 부담스러워요.//

 

 

아는 분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시어머니가 친정어머니하고 같이 아들 집에 가게 되었는데

친정어머니가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더라는 거야.

자기는 모르는데!

 

순간적으로 시어머니 입장에서 서운했다는 거야.

그 이야기를 듣고, 내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서운했을 거 같애.

 

나는 제자들에게서 이런 질문들을 받을 때,

여러분이 며느리였을 때, 어땠나?

 

여러분이 며느리였을 때, 시어머니가 연락 없이 문을 열면

좋아했어요? 여러분? 그러면 아무 대답을 못해.

 

그런데 자기가 한 것은 다 잊어버리고

자식이 한 행동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는 것은

어른들이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어른들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 뭐냐?

며느리도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에

직장생활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그러다가

집이 어질러진 상태에서 나갈 수가 있단 말이에요.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 했어야 하는데,

바쁘다 보면, 애기 키우다보면 그럴 수도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시어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랬을 때 며느리가 당황하지.

그런데 이게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의 차이야.

그 모습을 보고, 친정어머니는 짠하게 생각해요.

우리 딸이 힘들어서 청소할 시간도 없이 갔구나!” 울어.

 

그런데 시어머니는 아들 생각을 하는 거야.

며느리가 집안을 좀 깨끗하게 하고 다니지, 직장이 아무리 소중하기로서니

이렇게 사는 우리아들 참 불쌍하네! 이렇게 생각하는 거야.

 

그런데 내가 어른이기 때문에, 어른들이 조심합시다.

그게 다는 아니야.

 

이제 우리 젊은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우리 세대나 우리 윗세대는 그렇게 자라오질 알았어요.

우리 집사람도 아주 엄한, 조선왕조 후기의 그야말로 엄한 시어머니 밑에서 며느리 생활을 했어요.

 

우리 어머니는 김병조어머니잖아.

천하의 김병조 어머니인 거야.

10년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공들여서

온갖 그야말로 노점, 차디찬 땅바닥에서 고구마순도 파시고, 또 젓갈도 파시고,

그래서 이렇게 나를 가르치신 거야.

 

그랬기 때문에 ‘All or Nothing’이야.

모든 게 우리 아들이야. 아들이 먼저야.

그러다가 며느리가 들어온 거예요.

 

그런데 시어머니가 두 부류가 있어요.

며느리가 나의 사랑을 빼앗아갔다고 생각하는 분

내가 평생 사랑한 내 아들을 빼앗아간다고 생각하는 분

반대로 고마운 며느리다. 내가 잘해줘야 되겠다.

그런데 옛날의 어머님들은 빼앗겼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았어요.

 

내가 사랑하는 내 아들을 저 며느리가 들어와서 훼방한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맘에 안 드는 거야. 며느리가.

내가 봐도 괜찮은데.

 

맘에 안 드시고, 어머님 입장에서 장손집 며느리다보니까

다른 며느리들의 모범이 되야한다고 하는 부분 때문에 혼을 많이 냈어요.

다른 며느리들한테 1/10만 혼을 냈다고 치면 남은 9/10를 혼을 내시는 거야.

 

그런데 우리 어머님 입장에서 그게 혼을 내는 게 아니에요. 사랑하는 거야.

내가 며느리기 때문에 너한테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러나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그게 아니지.

견딜 수 없는 어려움이었지.

 

그동안 잘 견뎌준 것에 대해 참 고마운데, 지금의 고부갈등은 아무것도 아니지.

그런데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잖아요라고 하는 거야.

 

그러니까 여러분은 여러분들대로 괴롭다고 하지만

우리는 우리를 끼인세대라고 해요.

시어머님한테 많은 어려움을 받고, 젊은 사람들한테 지금은 젊은 사람이 왕이니까.

우린 뭐냐! 이 말이야.

 

우리 세대들이 항용 하는 말이 뭐냐면, 우리는 정말 끼인세대라는 거야.

여러분도 끼인세대라고 생각을 할 거야 아마.

하지만 이 이야기를 어른들이 많이 보시니까 하는 거예요.

 

시어머님에게 엄하게 크고, 며느리 눈치봐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러니까 젊은 분들도 그런 마음을 알아야 돼.

 

, 저러실 수밖에 없겠다.

우리 친정 부모님을 보니까 저러실 수밖에 없겠다.

 

그렇게 안쓰러운 눈으로 본다면 서운하기는커녕 존경스러울 거라고 생각해.

정말 불쌍한 세대야.

모든 사람들이 다 자신이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해.

우리도 마찬가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