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9)

감정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방법

Buddhastudy 2019. 6. 28. 19:27


# 내 감정을 읽은 시간

변지영 저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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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감정을 다루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마치 몸 안에서 감정이 만들어져서 그걸 억압하면 안 되고

있는 그대로 나와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신경과학 연구들을 보면 그렇지 않아요.

 

감정이라는 건 실시간 내 경험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사회문화적인 현상에 계속 영향을 받으면서 변해가는 것이거든요.

 

감정에 너무 절대적인 중요성, 절대적인 가치를 두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감정은 매우 상대적인 거고, 굉장히 주관적이며 맥락적인 건데

마치 현대사회는 감정을 신성시한다고 할까요, 굉장히 절대시하고

감정을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고

감정 자체가 병이거나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바라보면서

오히려 감정을 부풀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고, 그 감정을 꼭 표현해야 되고

그 감정이 어떤 것이냐, 정체를 밝히겠다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과거 경험이 이러하니 어떤 감정에 대해서 민감할 수가 있구나

어떤 욕구가 좌절됐을 때는 어떤 감정이 두드러질 수가 있구나.

그게 관계에 영향을 줄 수가 있구나

이런 연결고리 전체를 다 보면서

내가 경험하는 감정이 어떤 맥락 안에서 일어나는 건지 전체를 좀 볼 필요가 있어요.

 

하늘에 구름이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 모양도 바뀌고 흘러가잖아요.

감정도 시간에 따라서 변하는 거고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변화무쌍하고 내일이면 다른 감정이 올라오고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인데,

너무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해서 거기 매달리고 압도되는 것이 문제다.

 

그러니까 감정에 대해서는 어떤 절대적인 대처법은 없지만

애써서 일부러 극복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경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Q. 부정적인 감정은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우리가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면서 윤리적인 기준에서 어긋나면 죄책감을 느끼고

내가 집단에 의해서 자부심을 느낄 수 없는 행동을 했다. 그러면 수치심을 느끼게 되어서

사람이 집단에 적응하면서 사회생활을 잘 살아가게 하는 굉장히 좋은 기능이 있어요.

 

그런데 간혹 수치심이나 죄책감이 너무 과도해서 습관적으로 무슨 일만 일어나도

나 때문이야.

혹은 내가 여기서 없어져야 해. 내가 부적절하다.

 

이렇게 굉장히 강도가 높고 빈도가 잦은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건 자기 자신을 믿고 살아가기 어렵게 만들거든요.

 

실제로 심리학 연구를 들여다보면요,

자기에 대해서 일관된 신념,

이런 믿음을 갖는 분들이 정신건강에 훨씬 좋은 것으로 나타나요.

 

그래서 효과적으로, 기능적으로 접근하면

자기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일관된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나라는 사람이 어떻고,

어떤 것은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며,

이런 구체적인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정신 건강에 매우 유리하거든요.

 

그래서 감정이라는 것은 맥락에서 이 사람이 어떨 때 그런 감정을 강하게 느낀다거나

그런 것들을 파악을 해서 전체적으로 이해를 해야 할 문제이지

어떤 감정은 좋고 어떤 감정은 나쁘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인간관계에서 오는 배신감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배신감이라는 감정은 믿음을 전제로 하는 감정이에요.

근데 우리 인간의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곤고한 것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믿음이라고 하면

저 사람이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혹은 나한테 잘해줄 것이다.

나한테 뭔가 유리하게 해줄 것이다.

이런 느낌이거든요.

 

그건 굉장히 주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해석이에요.

믿음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착각이라 볼 수 있고, 허황된 것일 수 있죠.

 

배신감은 무지에서 나온 감정이라고 해도 다를 바가 없어요.

내가 내 맥락만 알고 있고 내 기대만 알고 있기 때문에 배신감을 느끼는 거거든요.

저 사람 입장에서 보면 저 사람의 맥락이 있을 거고, 저 사람의 욕구가 있을 거란 말이죠.

 

그래서 배신감은 굉장히 인간다운 감정이지만,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감정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관계에서 믿음을 전제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되게 많아요.

하지만 그 믿음이 어긋나고 배신감을 느꼈을 때는

내가 무지했구나. 인간의 한계를 한 번 경험 하는구나.

나도 그렇고 상대도 있을 있는 일이다.’

이렇게 넘어가고 그런 과정으로 이해를 하는 게

관계를 그나마 덜 힘들게 경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Q. 감정 알아차림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내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어떤 강렬한 감정이 들 때마다

다른 사람한테 쏟아버리는 분들이 있어요.

 

문제는 다 타인에게 있고

세상이 이상한 거고

사회에 문제가 많고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는 텅 비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이 책에서는 우리가 감정을 설계하는 주체이다. 이런 표현을 쓰는데요

내가 어떤 감정에 민감하고,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내 감정적 반응을 이해하고

왜 나는 그게 그렇게 힘든지, 왜 나는 그게 그렇게 싫은지,

이런 것들을 깊게 들여다볼수록 자기 이해가 넓어지기 때문인데요

자기 이해가 폭이 넓어지면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조망이 가능하게 돼요.

 

조망이 가능하다는 것은

내 생각이나 감정의 내용에 압도 되어서 막 어지럽게 생각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전체를 보고 조율할 수 있다는 그런 여지를 뜻하거든요.

다음엔 적절한 선택, 효과적인 감정적 반응을 할 수 있어요.

그러면 감정에 대한 해석이 바뀌는 거고 대처가 바뀌는 거죠.

 

그래서 감정 경험이라는 건 굉장히 가변적이고

해석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이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