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스케치·수학비타민

[수학비타민] 브로콜리 너마저, 프랙탈

Buddhastudy 2019. 8. 28. 20:03


영화 겨울왕국기억하시죠?

주인공 엘사가 부르던 ‘Let it go’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죠.

엘사가 마법으로 얼음 왕국을 만드는 장면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정육각형 모양인 눈의 결정을 잘게 쪼개보면 다시 정육각형 모양입니다.

이처럼 부분의 모양이 전체의 모양을 닮는 자기유사성을 가지면서 이런 과정이 한없이 반복될 때, 프랙탈이라고 합니다.

 

프랙탈의 아이디어는 인형 안에 같은 모양의 인형이 들어있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에도 2000년 발표된 서태지의 앨범 울트라맨이야의 재킷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옛말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의미는 좀 다르지만 프랙탈도 자기 닮음 구조이니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겠죠.

 

 

프랙탈의 예는 자연에서 다양하게 발견됩니다.

리아스식 해안선을 보면 움푹 들어간 해안선 안에 또 굴곡진 해안선이 반복되죠.

번개의 경우도 큰 번개에서 작은 번개가 계속 갈라져 나오고요

브로콜리 역시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프랙탈 모양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프랙탈을 자연의 기하학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프랙탈의 시작은 프랑스의 수학자 망델브로가 1967년 사이언스에 이런 제목의 논문을 실으면서부터입니다.

영국을 둘러싸고 있는 해안선의 총 길이는 얼마인가

망델브로는 우리나라의 서해안만큼이나 복잡한 영국의 해안선을 보면서 그 길이를 어떤 자로 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망델브로는 어떤 이름을 붙일까 고민하다가 분열, 파편을 의미하는 fracture, fraction에서 힌트를 얻어 프랙탈(fractal)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프랙션에는 분수라는 뜻도 있는데요, 평면은 2차원, 입체는 3차원과 달리 프랙탈의 차원은 정수가 아닌 분수라는 의미와도 연결됩니다.

 

망델브로는 자신의 이름이 붙은 망델브로 집합이라는 프랙탈을 만들었습니다.

망델브로 집합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한 부분을 줌인해서 확대해가면

동일한 모양이 계속 반복됩니다.

 

 

Q1. 망델브로 집합을 보니 어지러워요.

간단한 예가 없을까요?

 

간단한 프랙탈을 만들어보죠.

한 변의 길이가 1인 선분을 3등분하고, 3분의 13분의 2 지점에 한 변의 길이가 3분의 1인 정삼각형 모양을 만듭니다.

새로 만들어진 선분에 대해서도 동일한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런 과정을 정삼각형의 각 변에 대해 계속 적용해가면 눈송이와 유사한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이 눈송이 곡석은 이걸 처음 생각해낸 스웨덴의 수학자 코흐의 이름을 따서 코흐곡선이라고도 합니다.

코흐 곡선의 흥미로운 성질 중의 하나는 이 곡선으로 둘러싸인 영역의 넓이는 유한한데

분할을 계속함에 따라 둘레의 길이는 점점 늘어나면서 무한히 된다는 점입니다

 

 

Q2. 왜 프랙탈 모양이 자연에서 많이 나타나는 거죠?

코흐 곡선은 유한한 넓이로 둘레의 길이를 극대화하는 모양입니다.

이건 자연이 또 인체가 필요로 하는 성질이죠.

 

예를 들어 인간의 폐라는 제한된 공간에 수많은 혈관을 배치하는 방법 중의 하는 프랙탈입니다.

실제 폐포, 허파꽈리는 브로콜리와 비슷한 프랙탈 모양으로 유한한 공간을 차지하면서 표면적은 크게 할 수 있습니다.

뇌의 표면에는 수많은 주름이 있는데요, 그 주름 안에 작은 주름들이 반복적으로 들어 있는 프랙탈 모양입니다.

제한된 공간에 넓은 표면적을 확보해야 많은 뇌세포를 배치할 수 있겠죠.

 

프랙탈은 미국의 화가 젝슨 풀락 작품의 진위를 가리는데도 이용됩니다.

젝슨 폴락은 캔버스에 물감을 뿌리는 드리핑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는데요

사고로 짧은 생애를 마감하다보니 사후에 그의 유작이 등장해서 진품 논쟁이 벌어지곤 합니다.

 

물리학자 리차드 테일러의 연구팀은 폴락의 작품을 분석했는데, 여기서 부분이 전체를 닮는 프랙탈의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폴락의 그림으로 프랙탈 차원을 계산해보니 1948년 작 <No.14>1.45이고, 1952년 작 <푸른 기둥>1.72였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프랙탈 차원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거죠.

 

2003년 폴락의 것으로 보이는 작품들이 발견됐는데

프랙탈을 이용해서 조사한 결과 위작으로 판정받기도 했습니다.

 

 

프랙탈, 참으로 쓰임새가 다양하죠.

흥미로운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커밍 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