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0)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 1609회] 행복하게 살 권리

Buddhastudy 2020. 6. 17. 20:27

 

 

서른한 살 된 아들을 둔 엄마인데요

아들이 이십 대 초반부터 탈모 심하게 오고

군대 갔다 온 사이에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저도 같이 방황하고 저도 같이 우울하고

아들도 그럴까 봐 행복하지도 않고 할까 봐 걱정이 돼서요//

 

 

내가 두 다리가 지금 성한데, 편리하죠.

그런데 한 다리를 다쳐서 못 쓴다.

그러면 나는 계속 한 다리, 다친 다리만 생각하며 우울하게 살아야 합니까?

한 다리라도 안 다친 걸 생각하면서 기쁘게 사는 게 좋겠어요?

 

당연해요. 그건 자기 자유니까.

불행하게 사세요, 계속,

달리 방법이 없어요. 인생에...

 

불행하게 다친 다리만 계속 쥐고,

다리 다친 원인이 누구 때문에 다쳤다, 그 사람 원망하거나

그때만 내가 그 곳에 안 가도 됐는데... 후회하거나

이러면서 사는 건 자유요.

 

그렇게 사는데,

다리 다친 게 불행의 원인은 아니라는 거요.

 

다리 다친 거를 계속 집착을 하면

과거에 안 다쳤던 것을 기준으로 해서 다친 거에 미련을 가지면

다리 다친 이후에 죽을 때까지 불행하게 사는 거고

 

다친 이거를 받아들여서

그래, 한 다리라도 안 다쳤으니 두 다리 다친 사람보다 내가 훨씬 낫잖아.”이러면서

지팡이 짚으면서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거예요.

그 선택 둘 중에 어느 걸 할 건지는 본인이 하는 거지

스님이 이게 좋다, 저게 좋다고 할 필요는 없다.

 

나 같으면 나는

지팡이 짚으면서도 자꾸 옛날 생각 하고

지팡이 안 짚고 다닐 때를 생각하면서 괴로워할 게 아니고

그래도 양쪽 안 짚고 한쪽만 짚어도 다행이다.

이렇게 행복하게 나는 산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지금 말하는 한쪽 다리가 누구다?

아들이다, 이 말이에요.

 

아들이 자기가 잘 되어서 나가 살면 두 다리처럼 문제가 없는데

아들이라고 하는 한쪽 다리가 지금 다쳐서 지금 문제가 있는데

다친 다리는 다친 다리로 놔놓고 자기가 행복하게 살면 된다.

 

아들은 지금 병이오, .

병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해.

치료받는데 금방 치료가 안 돼, 시간이 걸려.

완치가 안 될 수도 있어.

 

그러니까 그건 신경을 꺼야 돼.

그냥 환자다, 이렇게 생각해.

환자를 계속 환자 아닌 상태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면

다리를 다쳤는데도 계속 안 다친 다리처럼 생각하면

괴롭지 뭐.. 인생이.

 

그 아들 얘기는...

즉문즉설은 자기 얘기만 하지

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거 지금 우리가 무슨 상관있어, 그게...

 

아들이 어떻게 해야 되는냐?

아들이 와서 물을 때 내가 얘기를 하지. ㅎㅎ

 

내가 이렇게 강하게 이야기하는 건

정신 차려라!!

 

아픈 아들이 있어도 나는 뭐할 권리가 있다?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남편이 죽어도 나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남편이 알코올 중독자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부모가 중풍에 걸려도 나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제가 지금 이 말 하려고 하는 거요.

 

자기가 행복하게 살 건지, 안 할 건지는

지금 그냥 자기가 결정해서 살면 돼.

 

다친 다리에 계속 미련을 가지면

죽을 때까지 괴로워하면서 살아야 하고

다친 건 다친 거고,

그걸 받아들이고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