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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방송] 정목스님 낭송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Buddhastudy 2020. 11. 11. 19:26

 

 

정목스님의 달팽이 편지 1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삶의 길목에서 지친 당신에게

작은 촛불이 되어 주는 이야기

(정목스님의 달팽이 편지)

 

--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섣불리 도우려고 나서지 말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성급한 도움이 그를 화나게 하거나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다.

 

하늘의 여러 별자리 가운데서

제자리를 벗어난 별을 보거든

별에게 충고하지 말고 참아라.

 

별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장 루슬로의 시입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그 사람을 성가시게 하거나 화나게 했던 적은 없는지요?

 

느리게 가는 달팽이를 보면

저런 속도로 어느 세월에 먼 길을 다 가겠는가

걱정하며 얼른 집어 옮겨주고 싶었던 적 없으신지요?

 

달팽이의 속도가

인간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더디고 답답해 보이지만

우주의 속도에서는 그것이 지극히 합당한 속도입니다.

 

우리가 행복이라 믿고 있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어리석은 욕심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우주의 시계에서

달팽이는 느려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달팽이를 응원합니다.”

-정목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