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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인드] 나는 누구인가? 뇌과학이 밝히는 자아 I 책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아닐 아난타스와미

Buddhastudy 2023. 8. 21. 19:35

 

 

당신은 지금 당신의 손으로

이 영상을 보게 했을 겁니다,

당연히 내 손을 움직이는 것은 나이고

나는 내 손을 느끼고 있습니다,

 

뇌는 이런 식으로 내 몸을 느끼고 있습니다,

내 것이라고 느끼는 몸 안에 내가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의 손이 아닌 가짜 고무손을 당신의 손이라고 느낀다면 어떨 것 같나요?

양손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왼손은 볼 수 없게 막으로 가립니다.

왼손 대신에 가짜 고무손을 보게 되고

동시에 왼손과 고무손의 같은 부위를 붓으로 문지릅니다.

이때 실험 참가자는 실제로 고무손에서 촉각을 느낄 뿐만 아니라

왼손의 위치도 고무손 위치로 느끼게 됩니다.

다시 말해 뇌는 가짜 고무손을 진짜 자신의 왼손으로 인지하게 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뇌가 예측을 통해서 몸을 소유하는 느낌을 인지하기 때문입니다.

두개골 안에 갇혀있는 뇌는 오감 같은 신체 외부 감각

자기 수용성 감각 같은 신체 내부 감각 등과 함께

이제껏 경험한 모든 경험까지 다양한 감각 신호들을 통합하여

항상 예측을 하고 현실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이 사진을 봐주세요.

무슨 사진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게 무엇인지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뇌는 이것을 예측하지 못합니다.

 

이제 이 사진을 봐주세요,

자 그리고 원래 사진을 다시 봐주세요,

시각 정보는 변함없이 똑같은데 이제 당신은 이게 무슨 사진인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뇌가 경험을 통해 새롭게 예측을 하고 현재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예측하는 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뇌가 작동하는 방식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그런데 뇌가 하는 예측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뇌는 이런 예측 오류들을 최소화하려고 계속해서 경험을 수정해 나갑니다.

바로 뇌는 이런 성공적인 예측을 통해

우리가 몸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얻습니다.

 

뇌는 다양한 감각을 통합하여

몸 일부나 전체를 소유하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보통 시각과 촉각 등의 오감과 신체 내부 기관을 감지하는 자기 수용성 감각

중력을 감지해서 평형감을 느끼는 전정감각 등

당신의 거의 모든 감각은

그동안의 경험들과 보통 서로 일치합니다.

그래서 뇌는 내 몸을 내 것이라고 느끼는 것이죠.

 

그런데 고무손 실험에서 뇌는 시각의 감각과 실제의 촉각을 잘못 통합해서

고무손이 진짜라고 판다는 것입니다.

즉 실제 손에 대한 소유감을 잃어버리면서

고무손에 대한 소유감을 얻은 것이죠.

 

 

스웨덴 카롤린 스카 연구소의 헬리크 에르손 연구팀은

고무손 착각을 경험하는 동안 fMRI 영상을 촬영했는데

시각과 촉각을 처리하는 두정엽 및

소뇌와 연결망을 형성하는 뇌 영역인 전운동 피질의 활성화와

상관관계가 아주 컸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즉 놀랍게도 뇌는 고무손을 자신의 손이라고 실제로 착각한 것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때 실제 손에 체온을 측정했더니 섭씨 1도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자율신경계가 실제 손이 의식적 제어하에 있지 않다고 반응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고무선 실험을

우리 몸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해 보면 어떻게 될까요?

카메라로 실험 참가자를 뒤에서 촬영합니다.

참가자는 가상현실 장치를 머리에 씁니다.

즉 자기자신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참가자는 막대기로 등을 툭툭 건드리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때 동시에 실제 등을 툭툭 건드립니다.

놀랍게도 고무손 착각 같은 현상이 전신에 일어났습니다.

내 몸이 저 앞에 있다고 실제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실험 참가자는 유체이탈을 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때 뇌의 측두두정 연접에 활성화가 되는 것을 확인했는데

측두두정 연접은 촉각과 시각, 자기수용성감각, 전정감각 신호들을

통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뇌는 눈앞에 있는 몸을 자신의 몸으로 인지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실험장치 없이도 뇌에 이런 역할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유체이탈을 경험하거나 자기 환영을 보는 도플갱어 효과를 느끼는 사람들이죠.

이런 현상들은 역사적으로 오래전부터 영원히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거나

거짓말을 한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실제로 경험을 했지만 영혼이 빠져나온 게 아니고

전신 착각 실험과 마찬가지로

뇌가 감각들을 통합시키지 못했던 것입니다.

즉 뇌의 예측에 오류가 생긴 것입니다.

 

지금 당신이 당연하게 당신의 몸을 갖고 있다는 소유가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느끼는 위치가

당신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아는 시점 등

이 모든 것은 다양한 감각을 통합하는 뇌의 결실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나를 느낍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가 나를 느끼는 것은 사실 불안정합니다.

고무손 실험처럼 몸에 대한 소유감을 조작하거나

전신 착각 실험처럼 자아의 위치감과 시점을 조작하면

뇌는 지금의 몸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나를 느끼고

다른 자아를 갖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뇌과학자 아닐세스는

우리가 경험하는 자아가

생각보다는 더 일시적이며 불안정하게 결합해 있다고 말합니다.

누구나 뇌가 나 자신을 통합적으로 인식하는데 실패할 수 있단 얘기입니다.

뇌가 하는 예측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자아에 대해 지대한 영향을 끼쳐온 철학자 데카르트의 이원론은

우리를 몸과 마음으로 분리했습니다.

이 철학적 사상은 전 세계적으로 문화와 종교 등의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현대 뇌과학은 몸을 단순히 정신을 담는 그릇으로는 더 이상 보지 않습니다.

자아를 담당하는 어느 특정 영역이 존재하는 것을 아직 밝히지는 못했지만

나를 느끼는 자기감을 신체에 단단히 통합된 신경 프로세스의 결과물로 봅니다.

즉 뇌는 나를 만들기 위해 뇌와 몸 마음과 문화까지 모두 결합시킵니다.

다시 말해 신체적 자아의 생존뿐만이 아니라

관념적 자아의 생존도 중요하게 된 것입니다.

 

아닐세스는 자아에 대해 이렇게 정리합니다.

신체와 직접 관련된 체화된 자기

내가 직접 1인칭의 관점으로 세상을 느끼는 원근법적 자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유의지가 있다고 부르는 어떤 일을 하는 행위자로서의 의지적자기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로서 느껴온 개인적 정체성이 드러나는 서사적 자기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를 지각하는 타인을 내가 어떻게 지각할 것인지와 관련이 있는 사회적 자기까지

이런 다양한 요소들이 하나로 결합해 내가 된다는

통일된 경험을 이룬다고 말합니다.

 

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모든 감각을 통합하고 있습니다.

내 몸의 위치, 균형 등에 대한 외부 감각과

심장박동, 혈압, 내장 상태 등의 내부 감각을 모두 통합해야만

자아를 내 몸에 고정시킬 수가 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문제없이 이렇게 근본적으로 신체로부터 자아를 만듭니다.

자신의 몸이 한데 어울리는 것에 편안함을 느낍니다.

혹은 너무 평안해서 우리는 인식하지도 못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상적인 신체임에도 불구하고

내 몸이라는 주체감을 상실하는 문제가 발생해서

그리고 그것이 때로는 너무도 심각해서

팔다리를 자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을 신체 통합 정체성장애 BIID라고 합니다.

BIID환자들은 문제가 되는 팔다리를 절단하려고 합니다.

신체 부위가 너무나도 이질적으로 느껴져서

결국엔 멀쩡한 신체 부위를 절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들은 문제가 되는 부위를 자르고 나서야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과학 저술가이자 런던 뉴 사이언티스트의 전 부편집장이자 현 고문인

아닐 아난타스와미의 책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에서는

BIID를 비롯한 자아를 잃어버린 사람들 이야기를 자세히 다룹니다.

 

자신이 죽었다고 믿는 코타르 증후군

현실을 받지 못하는 이인증

나를 모두 잊어버리는 알츠하이머, 조현병, 자폐증, 유체이탈, 도플갱어, 황홀경, 간질 등을

실화 사례를 통해 뇌 과학적으로 밝힙니다.

 

이 영상을 제작하면서

저는 내가 나로서 존재한다고 평온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자아에 대한 미스터리들이 있고

학자들의 의견이 하나로 통합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나는 누구인가? 자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대략 2개의 진영으로 나뉩니다.

자아가 실재한다고 주장하는 쪽과 실재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쪽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