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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인드] 뇌는 남녀차이를 이렇게 만든다 I 최신 뇌과학 [편견 없는 뇌] 지나 리폰 I 남성뇌와 여성뇌의 차이

Buddhastudy 2023. 8. 22. 19:42

 

 

사람들은 보통 남성의 뇌와 여성의 뇌가

어떤 구조적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뇌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이 각각 능력의 차이를 보인다고 말합니다.

 

틀렸습니다.

남성의 뇌와 여성의 뇌는 구조적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면 왜 우리는 남녀의 뇌가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알게 되었을까요?

뇌의 구조적인 연구가 활발하게 시작된 것은 1990년대에 개발된

fMRI,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촬영 기술 덕분이었습니다.

fMRI는 서로 다른 영역들 간 혈중산소 헤모글로빈과 탈산소 헤모글로빈이 보이는

자기반응의 차이를 탐지하여

이를 뇌 그림의 색으로 표시 해 줍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fMRI는 뇌가 기본적인 생리

즉 신체 기관의 일부로서 수행한 결과들은

결코 뉴런들의 실제 활동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fMRI

사건이 뇌 안 어디에서 발생하느냐는 질문 일부에 답하기에는 좋은 방법이지만

언제 어떻게 발생하느냐는 질문에 답하기에는 부적절합니다.

게다가 fMRI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고

해상도와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는데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fMRI는 시각적으로 와닿는 직관적인 자료라는 점,

즉 보기에 쉽기 때문에 그야말로 붐이 일어났습니다.

 

1995년 심리학자 샐리 셰이위츠와 베네 셰이위츠는

남녀는 뇌를 다르게 사용한다는 것을 연구로 발견이라는 기사를 보도 했습니다.

fMRI를 통해 남성의 뇌와 여성의 뇌가 다르게 보이는 것을 확실한 증거라며

남자는 좌뇌로 언어를 사용하는데

여자는 양쪽 뇌를 모두 사용한다와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겨우 남녀 각각 19명을 대상으로 한

지극히 작은 표본을 가진 실험이었고

여러 언어 과제에 대한 결과 중에서 차이를 보인

한 가지에 대해서만 보고를 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이후에 이 연구를 재현하려는 여러 시도는 검증에 실패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비판을 받은 남녀 뇌의 차이에 관한 논문들이 나왔습니다.

오늘날이었다면 전혀 인정받지 못할 신뢰도가 떨어진 논문들이었지만

그럼에도 이와 같이 남녀 뇌의 차이를 가진다는 내용은

아마도 흥미를 유발하기에 좋아서인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여러 매체를 통해 계속해서 인용되어 왔고

그래서 우리 대부분은 남녀의 뇌에 차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왔던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의 큰 역할을 한 것이

성호르몬에 따른 뇌 조직화 이론입니다.

간단히 말해

남성 호르몬은 남성 뇌를 만들고,

여성 호르몬은 여성 뇌를 만든다는 내용입니다.

 

뇌조직화 이론의 근거는 1959년 기니피그 연구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암컷 기니피그에게 남성 호르몬으로 불리는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면

사춘기에 이르렀을 때 수컷이 하는 짝짓기 행동처럼

다른 암컷 기니피그에 열심히 올라타려고 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논문을 출판했습니다.

 

이 논문은

여성스럽거나 남성스러운 생식계의 구조와 기능이 고정불변인 것처럼

여성스럽거나 남성스러운 뇌도 그렇다는 이야기였는데

이는 거친 신체 놀이나 공간적, 수학적 기술은 남성 호르몬 때문이고

양육이나 인형 우리는 여성 호르몬 때문이라는 주장과 함께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한 행동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이를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호르몬, , 행동을 성별로 살펴봐야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호르몬 조작을 동성 사이에서와 이성 사이에서

그리고 출생 전과 출생 후에도 시도해서 비교 분석을 해야 하는데

그 실험을 위해서 난소 절제나 거세처럼 가혹한 신체적 개입으로

호르몬 수치를 조작한다거나 하는 실험을

인간을 대상으로 시도해 볼 수는 없는 것이죠.

 

현실에서 시사점이 높은 끔찍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1966년 의사의 포경 수술 실수로 음경이 회복될 수 없을 만큼 손상된

생후 7개월 된 남자 아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심리학자겸 성과학자 존 머니의 충고에 따라

그 아이를 여자아이로 길러야 한다는 데 부모가 동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들의 고환을 제거하고 여성 호르몬을 투여하게 되었습니다.

존 머니는 호르몬과 환경적 압력을 조절하면

이 아이를 여자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이 사례를 당시에는 성전환 과정의 성공이라는 증거로

젠더와 생물학적 기원의 독립성을 입증하는 증거로 환영받았습니다.

 

그러나 199731살 어른이 된 이 아이는 진실을 폭로했습니다.

어린 시절 내내 자신이 여자라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져왔고 불행했었다고 말이죠.

그리고 14살 때 애초에 자신은 남자였고,

아기 때 성전환이 되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분노와 함께 원래의 생물학적 성이었던 남성을 회복하겠다고 고집했습니다.

결국 다시 테스토스테론을 주입받고

양쪽 유방을 절제하고 음경을 재건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호르몬과 행동의 관계가 인간의 경우에서는

기니피그 경우에서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사실 남성호르몬이라 불리는 테스토스테론과 여성호르몬이라 불리는 에스트로겐은

남녀 모두에게 발견됩니다.

물론 테스토스테론은 대체로 남성에게 많고

에스트로겐 여성에게 많다는 수치의 차이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사회신경내분비학자 사리 반 안데르스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행동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기에 성공한 남자는

테스토스테론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습니다.

최근 한 논평은 여성호르몬이라 불렸던 에스트라디올과 프로게스테론의 평균 수치가

남자나 여자나 다르지 않다는 데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호르몬도 뇌와 마찬가지로

남성과 여성 간 차이가 있어 보였지만

면밀한 조사에서는 그 차이가 사실 거의 없었던 것입니다.

 

남성 뇌와 여성 뇌의 차이를

갓난아기에서 찾아보는 연구들도 많았습니다.

태어났을 때 갓난아기의 뇌 무게는 약 350g, 부피는 약 34cm3

성인의 3분의 1 정도입니다.

남자 아기의 뇌가 여자 아기의 뇌보다

부피가 좀 더 크게 태어나고 성장 속도가 좀 더 빠르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지만

이것은 두개 뇌 부피와 전체 몸무게를 고려하면

차이는 사라집니다.

 

간혹 뇌가 더 크면 지능이 높을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기능의 문제가 전혀 없는 건강한 아이들의 뇌 부피는 50%나 다를 수 있습니다.

뉴런 연결성이나 수용체 밀도처럼

기능과 관련된 요인이 더 지능과 관련이 높습니다.

다시 말해

부피가 크다고 기능적으로 낮다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리고 여성이 공감을 더 잘한다는 주장의 근거 중 하나로

여성이 목소리 억양을 포함한 정서적 정보에 민감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 또한 갓난아기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는

남녀의 성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처럼 아직 분명하게 남성 뇌와 여성 뇌의 차이가 밝혀지지 않았고

게다가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한계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아 뇌 촬영 기법은 최근에서야 가능하게 되었고

실제로 영아를 대상으로 연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아기들은 얌전하게 협조를 잘 안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연구 대상인 모든 아기 집단에는

성차이를 보고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보통 차이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기본적으로 표본 크기가 너무 작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직까지 현대과학은

태어난 아기 뇌의 명확한 남녀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뇌는 다른 동물들의 뇌에 비해 상당히 무력한 상태로 태어납니다.

이것은 태어난 이후부터 뇌가 발달할 여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태어났을 때의 뇌에 성차이는 없지만

많은 부분이 태어난 남녀의 성차이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예를 들어

남자 아기들이 더 많이 움직이고

더 일찍 걷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자 아기는 여자 아기보다 운동 격려를 더 많이 봤기 때문에 운동 경험이 더 많고

이 때문에 더 일찍 걷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 여자아이가 더 일찍 말을 시작한다고 많이 보고되었는데

엄마와 영아의 언어적 상호작용을

시간 경과에 따라 추적한 연구가 보여준 바에 따르면

엄마는 여자아이와 더 말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편견을 형성하는 데

방송 매체나 최근에는 SNS도 크게 한몫을 하는 듯합니다.

 

위스콘신 대학 메디슨에서

생후 2개월 된 영아 143명의 뇌 구조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논문이 나왔는데

총 뇌 부피, 회백질, 백질에서 뚜렷한 성차이가 있다고 보고를 했습니다.

 

문제는 이 연구 결과가 틀렸다는 사실이었고,

신속한 확인과 재분석이 뒤따랐고

주장된 유의미한 성차이는 사라졌습니다.

 

수정본이 재빨리 간행되었고

학술지 웹사이트와 연구 요약 웹사이트에 공개되었지만

이것은 두 달 정도 시간이 걸린 뒤였고

이미 SNS에 널리 퍼진 상태였습니다.

가짜 뉴스가 나중에 틀렸음이 입증되어도

사람들의 생각을 다시 바꾸기엔 늦은 경우입니다.

 

영국 에스턴 브레인 센터에서 인지신경과학을 연구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뇌 과학자 지나 리포 이렇게 말합니다.

편향을 넣으며 편향이 나온다.”

 

그녀의 책 <편견 없 뇌>에서 지능의 남녀의 차이는

이미 젠더화된 세계, 즉 성차이가 있는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남성과 여성의 두뇌 차이는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요인의 결과라고 말합니다.

편견 없는 뇌는 남성이 더 논리적이고 여성이 더 감정적이라는 생각과 같이

남성과 여성의 두뇌에 대해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가 없음을

낱낱이 파헤쳐서 보여줍니다.

 

그녀는 남성과 여성이 차이가 전혀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이미 만들어 놓은 환경이

성차이를 반영하여 만들어져 있기에

우리의 뇌는 그에 맞춰 적응하고 발달한다는 말입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한계를 스스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현대 뇌과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뇌 가소성입니다.

가소성이란

뇌가 평생에 걸쳐 경험과 태도에 따라

뇌를 지속적으로 형성하고 또 재형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뇌 가소성이 평생 지속된다는 발견은

바꿀 수 없는 성별이나 나이 같은 요인보다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환경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의미합니다.

 

편견에 맞서는 새로운 태도와 믿음은

우리의 뇌를 바꾸고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