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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인드] 인간을 먹이사슬 꼭대기로 올린 능력 [사피엔스의 뇌] 아나이스 루 I 뇌과학

Buddhastudy 2024. 4. 2. 19:36

 

 

우리 인간 호모사피엔스가

지금과 같이 먹이사슬 꼭대기에 위치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상 집단의 힘과 협동 능력 덕분이었습니다.

 

신체적인 힘으로는

우리는 고릴라의 상대도 되지 않지만

인간은 더 큰 규모로 협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다른 강한 동물들을 제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다른 동물들보다 협동을 잘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인간은 이족 보행을 하게 되면서

여성의 산도 크기가 좁아져

뇌가 완성되지 못한 채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인간은 태어난 후에도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었습니다.

서로 돕는 것이 생존의 필수적이 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협동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고

타인의 의도와 욕구를 더 잘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공감 능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동물들도 어느 정도 공감 능력을 갖고 있지만

인간만큼 공감 능력이 높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인간 사이에서도 공감 수준이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같은 슬픈 영화를 봐도

어떤 사람은 펑펑 울지만

어떤 사람은 눈물 한방울 나지 않습니다.

 

뇌과학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아나이스 루는

그녀의 책 <사피엔스의 뇌>에서

기억, 주의력, 창의력, , 스트레스, 집중력, 사랑 등

우리 삶에 밀착된 23가지 뇌과학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그녀는 공감은 고도의 지능이다말하며

공감 능력에는 뇌의 여러 영역들이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먼저 공감에 관여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거울 신경세포

[거울 뉴런]이 있습니다.

 

1991년 이탈리아의 의학자이자 생물학자 자코모 리초라티는

원숭이의 운동 기능을 연구하면서

원숭이가 특정 행동을 할 때

뉴런이 어떻게 활성화되는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한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의 행동을 관찰하기만 해도

그 원숭이와 똑같은 뉴런이 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거울 뉴런이라 불렀습니다.

 

거울 뉴런은

관찰, 혹은 간접 경험만으로

마치 나도 그 일을 하는 것처럼 활성화되는데

거울 뉴런은 사회적 관계에서

혹은 타인을 이해하거나 감정을 이입하는 정서적 과정에서

모방을 통한 학습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감 능력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죠.

거울 뉴런 덕분에

우리는 타인의 의도를 이해하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울 뉴런만이 공감 능력에 관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감은 다른 여러 뇌영역과 뉴런을 끌어들이는

고도로 복잡한 인지 과정입니다.

 

현대 뇌과학은

우리가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

뇌의 어느 네트워크가 활성화 되는지 알게 되었는데

최근 연구들은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의 네트워크가

타인의 고통을 볼 때도 활성화된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바로 공감 능력입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활성화는 조금씩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고통의 감각에 관여하는 뇌섬엽과 전대상피질은

자신 자신이 고통을 느낄 때나 타인의 고통을 볼 때

똑같이 활성화됩니다.

 

그러나 자신의 고통을 처리하는데 관여하는 체성감각 영역은

타인의 고통을 보기만 할 때는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이 영역은 몸 표면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기능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고통을 느끼는 방식과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절망과 다른 사람의 절망을 혼동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보고 느끼는 정서적 공감 이외에도

타인의 입장에 서서 그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는 인지적 공감능력도 있습니다.

이것은 고도로 복잡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중앙배부 전전두피질이 관여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정서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이 괴로워하는 장면을 볼 때면

이 영역이 활성화됩니다.

즉 추론을 바탕으로 공감을 할 수 있는 인지적 공감능력입니다.

 

인지적 공감의 중요한 또 다른 영역인

측두피질과 두정피질에 걸쳐져 있는 측두-두정 연접부는

나와 타인의 구분에 관여하는데

나의 관점에서 감정이나 고통을 가늠할 때보다

타인의 관점에서 가늠할 때 더 강하게 활성화됩니다.

 

이런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이라는 두 회로의 기반 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편도체도

공감에 크게 환여합니다.

편도체는

공포에 사로잡힌 표정을 알아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타인의 얼굴에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더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반사회적 인격 장애로 불리는 사이코패스는

연구결과 편도체가 활성화되는 양상이

좀 다른 것으로 보였습니다.

 

공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장 드세티가 실시한 연구에서

사이코패스들게 공포, 슬픔, 기쁨, 고통이 드러난 사람들의 표정을 동영상으로 보여줬는데 그들의 편도체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남들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읽지 못하는 것이죠.

 

또 다른 연구에서 공간 반응을 하는 사람은

뇌섬엽과 전대상피질이 강하게 활성화된 반면

사이코패스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연구진들은 이것을

사이코패스가 정서적 공감이 안 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또한 타인의 관점으로 그의 심리상태를 이해하는 능력은

중앙배부 전전두피질에 달려 있는데

이 피질은 외부의 사건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이코패스들은 일반적으로

이 영역이 잘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좋은지 나쁜지도 잘 모르고

타인을 돕는 행동을 잘 취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이코패스는

공감 능력을 전혀 키울 수도 없는 걸까요?

과학자들은 사이코패스도 공감하게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고안했습니다.

 

그런데 사이코패스는 무조건 공감할 수 없다는 편견과는 달리

일부 연구에서

사이코패스의 뇌에서 관찰되는 이상 반응도

그의 주의력과 상황의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죄수들에게

두 가지 관점에서 고통을 상상하게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한 번은 저 사람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이라고 상상해 보라고 제시했고

-다른 한 번은 저 사람이 어떤 고통을 느낄지 상상해 보라고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타인의 고통을 본인의 것으로 상상해 보라고 했을 때는

사이코패스들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고통과 관련된 뇌 영역이 활성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타인의 고통을 상상해 보라고 했을 때는

공감에 관여하는 뇌섬엽, 편도체, 중앙배부 전전두피질 중

그 무엇도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보통 사람의 뇌에서 공감기능은 기본값인데 비해

사이코패스의 뇌에서 공감기능은 해제되어 있는 것이죠.

 

사이코패스는

외부에서 오는 감정적 정보에 자연스럽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타인의 감정을 본능적으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도

적극적으로 타인의 관점을 취해 보길 격려하고

자기 일이라고 상상하고 의지를 갖는다면

공감 능력을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발견들은

사이코패스의 치료에 결정적입니다.

그리고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교육 훈련이 잘 제공된다면

그들도 공감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공감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다 사이코패스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사실 공감능력은 사람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도 매우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타인에게서 관찰되는 감정이 강렬할수록 공감 반응도 커집니다.

 

통증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사람을 볼 때보다

통증에 몸부림치는 사람을 볼 때

공감 반응이 더 커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통증에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더라도

그 통증이 병을 낫게 하는 치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

공감 반응이 덜하기도 합니다.

또 성격과 직업 같은 조건도 공감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일상적으로 남의 고통을 보는 의료진은

일반인과 같은 방식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어떤 경험을 하는지도 공감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공감하는 주체와의 관계도 변수로 작용합니다.

일반적으로 나와 적대적 관계에 있는 사람보다는

가까운 사람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때

더욱 감정이 입을 하게 됩니다.

 

심지어 사기나 불의를 저지른 사람의 고통받는 모습은

공감은 커녕 벌을 받아 만족스럽다는 듯

쾌락 회로가 활성화된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 생활과 대인 관계에서 중요한 공감 능력은

어떤 상황이고 어떤 조건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관련되는 고도의 지능입니다.

 

공감 능력 덕분에 인간은 지금과 같은 세상을 만들 수 있었지만

사회가 각박해 질수록 타인들을 멀게 느끼게 되고

그것은 아마도 우리의 공감 능력을 떨어뜨릴도 지도 모릅니다.

 

공감은

어쩌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능력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