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술작가 지망생입니다
저는 현재 환경오염과 소비주의에 가장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데
작품 제작을 위해서 많은 폐기물들이 나오고 미술이라는 것을 소비해야 미술가가 살아갈 수 있고
돈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예술로 보여주기 위해선 돈이 필요한 현실입니다//
조금 더 얘기를 더 해봐요.
자기 하고 싶은 얘기를 조금 더 해봐요.
이상과 현실이, 어떤 거 어떤 거 사이에 부딪힌다는 거요?
/자기가 환경문제를 정말 중요시 생각한다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미술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가능하면 자연의 원형을 살리면서 예술을 하는
이런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지금처럼 수많은 폐기물을 양산하는 그런 미술을 하지 말고
사람들이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경주 남산에 가보면 조각을 했는데
보통 불국사 석굴암, 이런데 가면 돌을 갖고 완전히 다 깎아내서 조각한단 말이오.
그러면 그 수많은 손도 가야하고, 인공적이잖아요.
그런데 경주 남산은 바위가 있으면
머리 부분만 조금 돌출시키고, 몸 부분은 그냥 돌 속에 그냥 놔놔요.
선각으로 적당하게 하고, 머리만 돌출시켜서
마치 돌 속에 부처님이 계시다가 사람이 와서
“부처님”하고 인사하니까 약간
“너 왔나~” 고개를 내미는 그런 걸 많이 해놨다는 거요.
탑을 세울 때도 기초석을 하고 탑을 세우는 게 아니라
기초석은 자연 암반을 두고, 그 위에 인공적인 걸 세웠다.
자연을 그대로 두면 자연 예술이지, 우리가 말하는 예술이라고 말할 수 없는 거고
그렇다고 완전히 다 깎으면 자연을 훼손하는 인공적 예술이 되니까.
절반은 자연 속에서 손대지 않고 그냥 놓고
약간의 인공을 가미해서 예술을 함으로 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게 한다.
어디 산에 가면 글씨를 새겨놔서 자연을 훼손하는 그런 인공이 있고
오히려 인공이 가미됨으로써 그 풍광이 더 좋아 보이는
거기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산꼭대기에 탑이 균형있게
보는 사람에게 더 아름답게 보이는
이런 인공물도 있을 수 있다.
그러니까 그런 예술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는 일을 한다.
이런 문제의식이 있다면.
두 번째, 예술도 하고 미술도 하고 조각도 하고 먹고도 살고
모든 사람이 원하는 거죠.
그러나 그런 /예술을 해서 지금 당장 먹고살기가 어렵다.
이러면 자기는 먹고사는 데 치중을 할 건지
자기의 이념에 따르는 예술 정신에 충실할 건지
결정을 해야 해요./
그래서 내가 이념이 충실하다, 목적의식에 더 충실하다 할 때는
먹고 사는 생각을 버려야 해.
안 먹을 수는 없다, 남한테 의지할 수는 없으니까
노가다를 하든지,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뭘 해서 먹고 살고
먹고 사는 나머지 시간은 다 예술에 투자한다.
세상 사람이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100년 후에 알아주든, 200년 후에 알아 주든, 300년 후에 알아주든
내가 그린 그림, 내가 조각한 게 지금은 아무도 안 알아주지만
300년 후에는 그것이 금값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거는 금값이 되든 안 되든 잊어버려야 해.
그런데 내가 지금 뭔가를 사람의 비위를 맞춰서
당대에 성공하겠다, 명성을 하겠다. 돈을 벌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자기의 이념을 포기해야지.
자기 이념을 포기하면 대가라는 사람은 되기 어렵지
창조성도 되기도 어렵고, 대가가 되기 어렵지.
왜냐하면 돈벌이 수단을 가지고 한 걸 가지고
누가 감동을 하며, 누가 대가 소리를 하겠어.
그냥 자기가 굶어 죽더라도
자기가 한마디로 거기에 몰두하고 미쳐서 그리고 조각을 해야
나중에 평가가 제대로 되든 안 되든 도박게임 같이라도 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 억지로 쓴 글, 억지로 그린 그림을
누가 역사에 남는 거라고 할 수 있겠느냐.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자기가 실용적인 예술을 해서, 먹고 사는 수단으로
직업처럼 갖든지,
그러려면 환경을 좀 덜 훼손하는 수준으로 생각하지,
그런 모순을 느끼지 말고
나도 환경운동도 하고, 전법 하는데
우리도 고민이 그거거든요.
스님의 법문이 들으러 많은 사람이 오게 하려면
플래카드도 붙이고 포스트도 붙여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다 환경오염이잖아. 다 쓰레기통에 들어가잖아.
그럼 여기서 늘 모순을 느끼는 거요.
그러나 어느 게 더 중요하냐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으로 인해서 끼친 환경오염보다.
이 법을 듣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게 더 중요하다면
딴 데 내가 아끼고
옷을 더 이상 안 산다든지, 사른 데서 아끼고
환경오염을 우리가 절약하고
그러나 이 법을 알리는 포스터에 쓰는 것은 쓰자, 플래카드에 스는 것은 쓰자
이렇게 되는데
거기에 늘 모순을 사람들이 느끼죠.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이런 고민이 싹 없어져 버렸어요.
포스터 붙이고 할 이유가 없어져 버린 거요.
이제는 오직 홍보는 전화해서 말로 하든지, 아는 사람한테 하든지, 인터넷밖에 없는 거요.
이래서 오면 다행이고 안 오면 그만이고
이렇게 되니까 우리가 의도적으로 할 때는 늘 둘 사이에서 고민을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고민이 싹 없어진 거요.
자기도 이런 고민이 어떤 사회의 변화가 오면 저절로 없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그러니까 최선을 다해서 하고
이념을 더 자기 지향을 더 중요시하면
먹고 사는 거, 거기에 너무 연연하면 안 되지.
그런데 부모한테 의지해서 먹고살고, 이건 별로 좋은 거 아니에요.
그러면 부모한테 계약해야 해.
“내가 이런 목표로 살아가는데 어머니 나한테 투자 좀 하세요.
내가 10년 후에는 성공해서 갚겠습니다.
그러니 그때까지는 내가 먹는 것, 최소한도 내가 굶어 죽지 않을 정도만 먹고
절약해서 쓰겠습니다.
이 정도로 1년에 얼마씩 융자를 해서 10년 투자하면
제가 새로운 길을 한번 열어보겠습니다.”
이거는 우리가 사회에, 학교에 프로젝트 내거나 다른 재단에 프로젝트를 내듯이
부모한테 프로젝트를 한 번 내 볼 수 있어요.
부모라고 도와달라,
이건 20살 넘은 인간이 부모니까 도와달라.
이건 그냥 기생충에 불과한 거지, 그건 바람직 한 게 아니다.
사회적 관계로 계약을 해서,
내 프로젝트를 제출해서
부모의 지지를 받는
그것은 부모 자식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얘기에요.
그렇게 해서 좀 한번 자기 나름대로 설계를 하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
이렇게 질문하고 얘기해 줘서 좋은데
자기는 약간 불안증이 있어 보이거든요.
그러니까 스님 말에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언젠가 한 번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고
약간 좀 결벽증 같은, 불안증 같은 게 있거든요.
의사에게 약간 도움을 얻으면 훨씬 더 좋다.
결벽증이 뭐냐?
그것도 병이에요. 아시겠죠?
그리고 종교적으로 보면 원리주의 같은 게 있지 않습니까?
굉장히 원칙적인데, 거기에 너무 사로잡히면 종교적 극단행위를 하잖아.
유대교는 유대교 극단주의, 무슬림 극단주의 유교 극단주의
이런 게 있단 말이오.
그게 바로 사유가 좀 편집되면 그래요.
좋게 말하면 굉장히 엄격하고
나쁘게 말하면 사람들의 이런 합리적 사유를 제어하거든요.
그러니까 약간 좀 한번 검진을 해보고
불안증이나 이런 결벽증이나 이런 게 있을 수 있으니까
조금 상담도 하고, 약간의 도움을 얻으면 훨씬 더 여유있게 하지 않겠냐.
예술은 약간 병적이고 극단적이라도 괜찮아요.
그런데 예술 작품을 훌륭하게 남기는 게 좋아요?
예술가가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게 좋아요?
(작품..)
그러니까 문제요.
작품이 아무리 좋아 봐야 물질에 불과한 거요.
고호 같은 사람도 정신질환이 있지 않습니까?
/후대의 사람들이 작품이 좋은 거지
본인한테 좋은 거 아니에요.
인생은 자기가 좋아야지
남이 좋은 거, 그렇게 중요한 거 아니다.
그러니까 예술에 집중하더라도 자기가 좋아야 한다./
작품을 그리고 뭘 하고
굶어도 그게 좋아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조금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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