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의 삶이 그대로 참여불교입니다. (2024.11.30.)

Buddhastudy 2024. 12. 4. 19:59

 

 

여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 사상에는 젠더 이슈가 없습니다.

그러나 붓다의 삶에는 젠더 이슈가 있습니다.

 

당시에 상속은 남자에게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여자는 남자에 곁들인 부속물로 취급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노예들에게는 주인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여자도 노예와 같이 여겼기 때문에 주인이 있습니다.

 

어릴 때는 아버지가 주인이고

결혼하면 남편이 주인이고

남편이 죽으면 아들이 주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족 중에 남자가 아무도 없다면

그 여자는 주인 없는 사람이 되어, 아무나 잡아가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당시에 출가는 남자만 가능했고

스스로 주인이 될 수 없는 존재인 여자는 출가할 수가 없었습니다.

 

출가를 한다는 것은

가족을 버리고, 재물을 버리고, 지위도 버리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에

남자만이 자신의 결정에 의해서 출가를 할 수가 있었고

여성은 그런 결정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처님의 어머니는

부모가 돌아가셨고, 남편도 돌아가셨고, 아들과 손자도 출가했습니다.

그래서 직계 가족 중에 남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에게 출가를 신청했습니다.

 

재산도 없고, 가족도 없고, 어떤 지위도 없는

이미 출가한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도

다만 여자라는 이유로 출가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결국 부처님은 여성의 출가를 허용했습니다.

비구니가 된다는 것은

여성이 자기 혼자서 스스로 주인이 된다는 것을 뜻했습니다.

누구의 딸, 누구의 아내, 누구의 어머니가 아니라

여성이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게 인정해 준 것입니다.

 

부처님 당시 노예였던 달리트 계층 또한

출가할 권리가 없었습니다.

본인이 그런 결정을 할 수 없는 노예 신분이었기 때문에

주인이 와서 데리고 가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달리트 계층에게 출가를 허용했습니다.

출가했다는 것은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이지

더 이상 다른 누구의 노예가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사회 속에서 살아간 붓다의 삶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야 계급 문제, 성차별 문제, 평화 문제 등을

우리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올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불교를

사상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긴 하지만

부처님의 일생 속에서

그가 누구를 만나서 어떻게 대화했는지를

찬찬히 공부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고 나서

45년 동안 이 세상의 여러 가지 모순을 접했고

그것에 대해 그는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제대로 알면 참여불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참여불교란

근본불교와는 다른 새로운 불교가 아니라

참여불교야말로 근본불교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