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들 앞에서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과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커서 기대하는 만큼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또한 일할 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 스트레스와 긴장감으로 몸이 힘들 때도 많습니다.
작년에는 논문을 쓰는 학기였는데
어깨 통증이 너무 심해서 정형외과를 간 적이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몸에 특별히 새로운 문제가 생긴 건 없고
스트레스로 인해 어깨가 뭉치고 아픈 것이라고 합니다.
논문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면
머리가 하얘져서 결국에는 한 학기를 휴학했습니다.
논문만 생각하면 괴로워서
게임이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같은 순간적인 쾌락에 빠졌습니다.
복학을 했지만 논문은 쓰지 않고 수료만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제가 논문을 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머리가 하얘지고
불안과 부담감으로 주변 환경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제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긴장을 많이 하다 보니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현실을 객관적으로 마주하고 당차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누구나 다 잘하려고 하다 보면
긴장을 좀 하게 됩니다.
선을 보러 간다고 할 때도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좀 긴장하게 되고,
면접하러 간다고 할 때도
합격하고 싶으니까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험생도 시험을 잘 치고 싶으니까 긴장할 수밖에 없고,
운동선수가 경기를 할 때도 잘하고 싶으니까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림픽에서 양궁 선수들의 심박수를 측정해 봤더니
활을 잡아당길 때는
긴장을 하기 때문에 심박수가 평소보다 빨라진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선수들의 심박수가 70bpm 정도라면
활을 쏘기 직전 대다수 선수의 심박수는 100bpm 정도가 보통이라고 해요.
그런데 한국 양궁 선수 중 한 명은
심박수가 평상시보다 약간 높은 80bpm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침착했다는 방증이죠.
그런 상황에서도 침착할 수 있으려면,
첫째, 자신감이 있으면 됩니다.
둘째,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면 됩니다.
‘내 실력대로 해서 잘되면 다행이고, 못 돼도 그만이다’ 하고 생각하면 되는데
대다수 사람은 결과에 연연하죠.
실력이 없는데도 실력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는 욕망이 있으니까
긴장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나 이런 긴장은 결과적으로 더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성적으로는 긴장을 하면 손해인 것을 알아도
무의식 세계에서는 잘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누가 긴장을 하고 싶어서 합니까?
긴장이 저절로 되는 걸 어떡하라는 겁니까?’
이렇게 말하기도 하죠.
긴장이 되는 건 자연스러움이에요.
누구에게나 다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너무 지나치게 긴장하는 사람이 있긴 합니다.
어떤 사람은 시험을 치러 가는 날에 지나치게 긴장해서
공부를 다 해놓고도 시험장에 못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며칠 전 즉문즉설에서 어떤 질문자는
공부는 했는데 너무 긴장돼서 시험 치러 안 간 경우가 네 번이나 된대요.
그러면 공부를 안 하면 되는데
또 시험을 치려고 공부를 한다는 겁니다.
이 정도로 심하면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신 질환 수준까지 이르렀다면
첫째, 신경정신과에 가서 의사의 진찰을 받고
증상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보통 사람은 긴장이 좀 많이 될 때
안정제를 먹으면 조금 긴장이 가라앉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긴장되는 걸 조금 완화해 주는 물질이 신경안정제예요.
의사의 진단 결과가 치료를 필요로 하는 정도는 아니고
보통 사람들이 긴장하는 것보다
조금 심한 정도면 안정제를 먹으면
긴장을 조금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차멀미를 하는 사람이 차를 타기 전에
멀미약을 먹고 차를 타는 것과 같아요.
그것처럼 신경안정제도 어떤 특별한 치료약이 아니라
긴장을 약간 완화해 주는 약이에요.
열이 나면 먹는 해열제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자꾸 ‘안 되는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 하고 반문할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이런 증상이 있다면
그 증상에 맞는 어떤 대처를 해야 합니다.
둘째, 수행적으로 문제를 푸는 방법은
잘하겠다는 생각을 의도적으로 내려놓는 겁니다.
잘하려고 하다가 결국 긴장을 해서 결과가 더 나빠진다면
잘하겠다는 생각이 결과를 나쁘게 만드는 게 되잖아요.
잘하겠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결과가 못 나오고,
잘하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때 결과가 더 낫다면,
잘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잘하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자’
이렇게 의도적으로 자기를 조절하는 게 필요합니다.
잘하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더라도
‘잘하겠다고 하면 결과가 나빠지니까 그냥 있는 솜씨대로 하자’
이렇게 자꾸 자각을 하는 겁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니까 기대를 좀 내려놓는 거예요.
‘저는 지금 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도문을 가지고 절을 해보세요.
욕심을 부리지 말고 그냥 ‘지금도 이대로도 좋습니다’ 하고
자기에게 암시를 주는 겁니다.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이 돼서 결과가 더 좋으면 좋지만,
안 되는 이대로도 좋습니다.
기도할 때마다 ‘지금 이대로 좋습니다’ 하고
명심문을 되뇌면서 절을 해보세요.
셋째, 우리에게는 언제든지 마지막에 쓸 수 있는
삼십육계라는 게 있습니다.
논문을 안 쓰면 됩니다.
논문을 써야 될 이유가 없어요.
논문을 쓸 때마다 너무 긴장이 된다면
논문을 안 쓰면 됩니다.
논문을 써야 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6개월을 휴학하고 매일 영화나 보고 그럴 바에야
논문을 안 쓰는 게 낫지 않나요?
왜 꼭 논문을 써야 합니까?
논문을 쓸 때마다 긴장이 되고, 몸이 아프다는 것은
논문을 쓰는 것 자체가 질문자의 적성에 맞지 않다는 거예요.
누군가로부터 테스트를 받는 것이
질문자의 적성에는 전혀 맞지 않는 겁니다.
면접을 볼 때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면 질문자의 경우 직업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테스트를 받지 않는 직업을 선택하면 됩니다.
농사를 짓거나 내 가게를 꾸리는 일을 하면
남으로부터 테스트를 안 받아도 되잖아요.
장사가 잘되려나 하는 긴장은 되겠지만
그건 내가 손해 보면 되는 일입니다.
그러니 누구로부터 평가받는 직업을 안 가지면 됩니다.
자기 체질에 안 맞는 직업을 굳이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자기 체질에 안 맞는 직업을 가지면 계속 긴장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앞으로 병이 날 텐데
왜 그런 직업을 갖느냐는 거예요.
첫째, 신경정신과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둘째, 안정제를 가지고 있다가 긴장될 때마다 먹는 거예요.
셋째, 매일 절을 하면서 ‘지금 이대로 좋습니다’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기도를 해봅니다.
이렇게 대응을 해보고 도저히 안 되면
내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해서 살면 됩니다.
내 적성에 맞는 직장을 구한다는 관점을 가지면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논문을 써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6개월간 방에 틀어박혀 있느니
논문을 안 쓰기로 하고
그냥 편안하게 사는 게 낫지 않나요.
그러나 삼십육계는
처음부터 무조건 쓰면 안 됩니다.
삼십육계가 상징하는 의미는
‘이걸 해도 안 되고, 저걸 해도 안 된다면, 항상 안 하는 길도 있다’ 하는 겁니다.
이것저것 다 해봐도 안 되면
항상 마지막에는 안 해버리는 길이 있습니다.
마지막 계책은 좀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써도 되니까
다른 것부터 먼저 해보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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