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성지순례를 룸비니나 보드가야에서 시작하지 않고
사르나트에서 시작을 할까요?
현재 인도의 교통 여건을 고려했을 때
사르나트에서 출발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긴 하지만
그 이유가 핵심은 아닙니다.
부처님의 탄생지가 네팔의 룸비니라고 하지만
이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부처님도 태어났을 당시에는 부처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은 이후에 부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보드가야를 최고의 성지로 여깁니다.
그런데 붓다는 누구에게 배워서 깨달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에
이 세상의 어떤 중생도 붓다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고 나서
여러 사람을 만났지만
아무도 그분이 붓다인 줄 몰랐습니다.
오히려 ‘당신 스승이 누구요?’ 하고 질문하였고
붓다가 ‘나에게는 더 이상 스승이 될 분이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했습니다.
사르나트에 이르러서 부처님은 처음으로 설법을 하였고
그 설법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자만이
부처님이 붓다라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중생에게는
부처가 사르나트에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사르나트는 부처님의 법이 처음 설해진 곳이기도 하고
중생이 붓다를 처음으로 알아본 곳이기도 한 것입니다.
어쩌면 불교는 이곳 사르나트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 성지순례의 출발지를
이곳 사르나트로 삼은 것입니다.
처음으로 우리를 깨우쳐주신 부처님의 법이 설해진
이곳 사르나트를 출발해서
어떻게 부처님은 우리를 깨우쳐 주는 분이 되었는지를
역순으로 찾아가 보려 합니다.
사르나트에서 부처님은 함께 수행했던 다섯 비구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제일가는 부자인 구리가 장자의 아들, 야사를 교화하였습니다.
야사는 세상의 온갖 쾌락을 즐기는 젊은이였는데
어느 순간 그 즐거움이 괴로움인 줄을 알게 되어 고통에 빠졌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깨달음을 얻어
출가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야사와의 인연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에게까지 미쳐
세 사람도 모두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마음이 밝아졌습니다.
그리하여 야사는 출가 수행자가 되었고,
나머지 세 명은 재가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불교의 사부대중 중에서
여성 출가 수행자만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이곳 사르나트에서 사부대중의 기초가 형성되었습니다.
불법승 삼보가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사부대중의 기초가 형성된 곳이기 때문에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불교의 역사에서 이곳 사르나트보다 더 중요한 곳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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