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을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의 면적은
나머지 두 변을 한 변으로 하는 두 정사각형의 면적을 합한 것과 같다”
라는 놀라운 법칙을 발견한 피타고라스는,
그 밖에도 이 세상에 널려있는 수많은 규칙들을 일컬으며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은 수다!”
(All is Number)
피타고라스는 숫자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려 했으며,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발견했을 때는 황소 100마리를 잡아 신에게 바쳤을 정도로 세상 곳곳에서 발견되는 수의 규칙에 감탄했다고 하는데,
반면에 이런 피타고라스를 이해하지 못한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쓸데없이 수에 의미를 부여한다며 피타고라스를 대놓고 비웃었다.
그대는 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대에게 수란 무엇인가?
수를 정의할 수 있는가?
아니면 그대도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수를 정의하려는 노력을 비웃는가?
세계적인 수학자 한국의 김민형 교수는 수의 본질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과 같은 ‘연산’에 있다고 말한다.
수의 본질이 연산에 있다!
숫자가 있다고 해서 모든 숫자가 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연산이 불가능한 전화번호나 주민등록번호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지 수가 아니다.
물론 억지로 더하거나 곱할 수는 있겠지만, 그 결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거꾸로, 숫자는 없지만 연산이 가능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수일까?
여기 두 개의 점이 있다. 이 점들은 숫자가 아니지만 수학에서는 이 점들을 더하고 곱하는 게 가능하다.
점 A와 점 B를 더하면 새로운 점 C가 되고,
점 A와 점 B를 곱하면 새로운 점 D가 된다.
이런 연산이 가능하려면 숫자 “0”과 같은 기준점이 필요한데,
이 그림에서는 이 원점이 숫자 “0”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것은 수인 것이다!
이렇게 숫자는 아니지만 연산이 가능한 것은 점뿐만이 아니다.
수학에서는 두 개의 3차원 도형을 더하는 것도 가능하다.
왼쪽에 있는 도넛모양 도형에 오른쪽에 있는 도넛모양 도형을 더하면 이렇게 된다.
이 3차원 도형의 덧셈에도 0과 같이 기준점이 되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 기준점은 동그란 구가 된다.
도넛 모양 도형에 구를 더해도 도넛 모양은 변하지 않는다.
이것 또한 수인 것이다.
어떤가? 좀 억지 같아 보이는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초등학생 시절 덧셈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순간을 생각해보자.
그때는 억지 같지 않던가?
이렇게 생긴 숫자와 저렇게 생긴 숫자를 더하면 왜 이런 모양의 숫자가 되는지 이해가 되던가?
우리는 단지 숫자라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 뿐이다.
수의 본질은 숫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연산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까지 연산이 가능한 것일까?
어디까지가 수란 말인가?!
이제 더욱 놀라운 이야기를 할 차례다.
이 그림은 전설적인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고안한 파인만 도형이다.
이 그림은 “전자와 양전자가 만나면 둘 다 소멸되고 빛이 된다”는 입자의 연산법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이것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이렇게 된다.
“전자와 양전자가 만나면 빛이 된다...”
이제 다시 생각해보자.
수란 무엇인가?
수란 연산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0이나 음수를 어릴 때부터 당연한 것처럼 배우지만,
이런 0과 음수가 수학에 도입된 것은 상당히 최근 일이다.
무리수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수의 개념은 점점 확장되어왔다.
자연수에서 정수로, 정수에서 유리수로, 유리수에서 실수로. 실수에서 허수로!
어느덧 이 수들은 학교를 다니면 누구나 배우는 당연한 “수”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숫자에서 점까지, 점에서 도형까지, 도형에서 입자까지 수에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우주의 모든 것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그 입자가 “수”라는 것이다!
26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한 수학자가 한 말은,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현대 수학으로 돌아왔다.
그렇다.
모든 것이 수였던 것이다.
All is Nu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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