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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과학] 시간을 멈추는 법

Buddhastudy 2024. 7. 31. 18:59

 

 

이건 돌이다.

이건 돌인가?

 

이 물체가 돌로 보인다면

그게 바로 여러분의 세상에 시간이 존재하는 이유다.

 

때는 200년 전,

인간의 힘이 아닌 수증기의 열을 이용해

기계를 작동시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산업혁명의 시기

 

프랑스에서는 대혁명이 일어나고

프랑스의 물리학자 사디카르노는

수증기의 열을 이용해 기계를 작동시킬 수는 있지만

모든 열을 손실 없이 일로 전환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다.

 

열을 일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마찰이 일어나는데

그 마찰 때문에 손실된 열을

모두 일로 전환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독일의 천재 물리학자 루돌프 클라우지우스는

카르노의 아이디어에 영감을 받아

그동안 베일에 감춰져 있던

우주의 비밀을 밝혀낸다.

 

열이라는 건

자발적으로 차가운 물체에서 뜨거운 물체로 이동할 수 없다.

열은 뜨거운 물체에서 차가운 물체로만 이동하는 방향을 가진다.

 

처음으로 우주에서 시간이 발견된 것이다.

뉴턴의 운동법칙, 맥스웰의 전자기 방정식,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하이젠베르크 슈레딩거, 디랙의 양자 역학 법칙 등

이 세상을 설명하는 그 어떤 방정식도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지 않는다.

 

이 방정식들은

어떤 사건이 순방향으로 진행이 가능하다면

시간적으로 역행한 방향으로도

동일하게 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깨진 달걀이 다시 합쳐지는 걸 볼 수 없고

떨어지던 공이 다시 위로 솟아오르는 걸 볼 수 없다.

 

시간의 역행을 막는 방정식이 존재하지 않지만

달걀이 저절로 합쳐지지 않고

공이 거꾸로 솟아오르는 걸 볼 수 없는 이유는

시간의 역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유일한 법칙

열역학 제2법칙 때문이다.

 

두 물체가 열적 평형에 도달할 때까지

열은 뜨거운 물체에서 차가운 물체로 이동한다.

이 법칙이 바로 그 유명한 [엔트로피]라는 개념을 만든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

엔트로피가 항상 증가하기에 우주의 시간이 흐른다.

 

하지만 이 우주의 진리로 불리우는 엔트로피에는

엄청난 함정이 있다.

 

여기 카드 뭉치가 있다.

빨간색 카드들은 왼편에,

검정색 카드들은 오른편에 나뉘어져 있는

이 카드 뭉치의 상태는

우주의 초기 상태와 같다.

질서가 있는 상태.

즉 엔트로피가 낮다는 말이다.

 

엔트로피는 무질서도를 나타내고

우주는 자연스럽게 질서에서 무질서로 갈 수밖에 없다.

이 카드 뭉치를 아무런 의도 없이 랜덤하게 섞다 보면

카드로 만들어진 이 우주는

자연스럽게 색깔이 점점 섞여

무질서도가 높아질 것이고,

충분히 섞이고 나면

색으로 나뉘었던 카드 뭉치는 완전하게 섞여버려

질서가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이게 바로 시간에 방향이 있는 이유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질서는 없어진다.

 

이게 정말 사실일까?

색을 보면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카드의 색을 보는 대신

카드의 무늬를 보면 다시 이 카드는 질서를 갖는다.

왼쪽에는 클로버 무늬와 하트 무늬가 번갈아 있고

오른쪽은 스페이드 무늬와 다이아몬드 무늬가 번갈아 있다.

 

관점의 변화가 카드로 만들어진 이 우주를

다시 질서가 있는

그러니까 엔트로피가 낮은 우주의 초기 상태로 되돌린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기적적으로 엔트로피가 낮아진 이 우주를

한 번 더 섞어보자.

, 이번엔 어떤가?

완벽하게 무질서해진 상태인가?

 

물론 아니다.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이번엔 ‘1과 자기 자신으로밖에 나뉘어지지 않는 수

소수가 왼쪽에

소수가 아닌 수가 오른쪽에 질서 있게 배치되어 있다.

 

사실 카드를 얼마나 섞든, 100번을 섞든, 138억 번을 섞든

카드 뭉치가 어떤 구성으로 어떻게 섞여 있어도

그곳에서 우린 질서라는 걸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엔트로피를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해

엔트로피를 방청소에 비유한다.

 

시간이 지나면

방 안의 무질서도가 자연스럽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엄마라는 인위적인 존재가

방이 어지럽다며 방의 질서를 애써 돌려놓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이 방이 무질서하다는 건 객관적인 수치가 아니다.

엄마의 관점일 뿐이다.

그거 거기에 둔 이유가 있다고, 방치우지 말라고.”

 

엔트로피는 객관적인 양이 아니다.

속도처럼 상대적인 양이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는

사실 고정된 땅과의 관계 속에서만시속 100km.

 

지구 밖 바깥에서 이 차를 본다면

지구의 자전 속도가 시속 1670km이기 때문에

차의 속도는 방향에 따라 시속 1570km에서 시속 1770km가 된다.

 

하지만 이건 지구가 태양을 공전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때의 이야기다.

시속 107,000km로 태양을 공전하는 걸 고려하면

차의 속도는 또 달라질 것이고

우리은하 중앙에 있는 블랙홀을 공존하는 속도를 계산했을 때

또 우리은하 전체가 우주를 도는 속도를 계산했을 때는

또 다른 속도를 가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 전체를 고려했을 때

이 차는 속도를 가질 수 있을까?

 

차에게 속도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눈을 희미하게 뜨고

제한된 정보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도 똑같다.

시간은 세상에 대한 우리 무지의 표현이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세상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시적인 모든 상태를 고려하면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에는 인지 가능한 많은 현상이 있다.

나무에 높, 하늘의 색, 상실의 아픔, 돌이 깃털보다 빨리 낙하한다는 사실,

달과 태양이 하늘에서 회전한다는 사실.

그러나 이 모든 변수 중

특별한 변수 하나를 선택해

시간이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

세상을 설명할 때 시간이라는 변수는 필요하지 않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그래도 그대가 시간이 흐른다고 생 생각한다면

그래도 세상은 변하고 있지 않느냐 하고 묻는다면

무엇과 무엇을 비교했을 때 그것이 변하는가?

 

이곳에 있는 이 돌이 돌인가?

아니면 중력과 전자기력, 핵력의 상호작용인가?

아니면 우리의 중력, 전자기력 핵력이라고 부르는 이것들도

하나의 의미 부여이자 하나의 관점인가?

 

무언가가 변화하기 위해선

그것이 변화하기 위한

하나의 독립적이고 연속된 어떤 물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우주에 그런 존재가 있는가?

아니면 모든 게 연결되어 있는가?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른다고 하지만

이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원자는

아주 자유롭게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갈 수 있고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갈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원자에게 시간이라는 게 존재하겠는가?

우리가 세상을 대충 보고 있는 것 아닐까?

아니 애초에 앞과 뒤라는 건 또 무엇에 대비하여 앞과 뒤인가?

 

이제 명백해질 것이다.

시간을 만든 건 우주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는 걸

회전하고 있던 건 태양이 아닌 우리였던 것처럼

시간이라는 건 우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

우리를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가 바로 시간이다.

 

사실 과학이 그렇다.

과학은 우주를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과학은 우리 스스로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수천 년 동안 우리가 관측하고 측정하며 법칙을 세우고 연구한 그 우주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