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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zgesagt] (두 번째로) 치명적인 바이러스

Buddhastudy 2024. 8. 5. 19:32

 

 

진화가 만든 괴물 중 천연두 바이러스만큼

우리를 지독하게 괴롭힌 건 드뭅니다.

이 대학살은 너무나 끔찍하고 잔혹해

전 인류를 처음으로 하나 되어 움직이도록 만들었죠.

자연이라는 고대의 힘과 싸워 인류가 이긴 위대한 순간 중 하나로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한 건

소입니다.

 

--

천연두는 바이러스입니다.

자기 복제만을 원하는 매우 작은 기계죠.

이집트의 미라에서도 흔적이 발견된 적이 있고

인도와 중국에서는 그 기록이 3천 년 전까지 올라갑니다.

 

1300년 전 천연두는 일본 인구의 1/3을 죽였습니다.

1600년대에는 세계적으로 흔한 사망 원인이었습니다.

18세기 유럽에서는 1년에 40만 명이 사망했고

맹인 3명 중 1명은 천연두 때문에 실명된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역사 개념으로는 방금 전이라 할 만한 20세기에서조차

최소 3억 명을 죽였습니다.

천연두는 폭력적이고 끊임없이 되돌아오는 괴물입니다.

사람을 죽이고, 불구로 만들고, 인간의 사회 활동을 방해합니다.

 

천연두는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그 악명을 떨쳤으며

또 우리는 어떻게 이처럼 빨리 그 모든 걸 잊었을까요?

 

2023년 살아있는 천연두 바이러스를 공식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연구소는

2

러시아의 콜초브와 미국의 애틀랜타에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좋은 생각입니다.

 

불행한 일련의 사건으로 바이러스가 유출돼

자신이 감염됐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떻게 될까요?

 

 

--천연두는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가?

 

천연두는 전염성이 강하며

작은 비말을 타고 호흡기로 들어옵니다.

들어오는 즉시 목을 덮고 있는 세포를 감염시키고 죽이기 시작하여

큰 혼란을 일으킵니다.

왜냐고요?

몸을 속여서 더 깊은 곳으로 가려고요.

 

몸속의 세포가 폭력적인 죽임을 당하면

면역세포가 바로 감염 위치로 가서 돕기 시작합니다.

이 경우에는 크게 역효과가 납니다.

면역세포가 죽은 세포를 치우기 시작합니다.

바이러스를 먹고 감염된 세포를 죽입니다.

그때 천연두는 면역 체계에서 핵심이 되는 세포를 감염시킵니다.

 

수지상 세포입니다.

정보를 모으고 도움을 불러오는 정보요원 세포입니다.

이들은 전신으로 뻗어 수백 개의 면역기지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인 림프계로 들어갑니다.

 

이 기지들에는 강력한 방어시설이 있어

웬만한 적은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지만

천연두는 다릅니다.

 

12일 동안 바이러스는 민간인 세포와 면역세포를 조용히 감염시키며

세포에서 세포로 이동합니다.

그러다 임계점을 넘는 어느 순간 진짜 공격을 시작합니다.

 

수백만 개의 바이러스가 림프계 고속도로를 타고

혈관과 장기로 쏟아져 나오며 전신을 감염시킵니다.

갑자기 천연두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런 총공격에도 면역체계는 쉽게 깨어나지 못합니다.

 

면역세포는 몸에 바이러스 대응 명령을 내릴 때

인터페론이라는 중요한 전달 물질을 찾아서 사용합니다.

 

인터페론은 방해한다는 뜻의 그 이름처럼

바이러스 감염 속도를 크게 낮추면서

수백만 개의 대바이러스 무기를 신속히 활성화합니다.

 

하지만 천연두는 인터페론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방어체계대 바이러스 무기 부문에 충격을 주는 거죠.

 

다른 곳에서도 보통 돕기는 합니다.

보체계라고 하는 곳에서

이동용 지뢰밭 같은 걸로 바이러스를 죽이긴 하죠.

 

그런데 천연들은 여기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별다른 저항 없이 몸속 곳곳으로 퍼져

수십억 개의 세포를 감염시킵니다.

 

그중에는 몸속에서 가장 작은 혈관인 모세혈관도 있습니다.

이들이 많이 죽어나갑니다.

이런 숱한 죽음 때문에

지금은 정말 필요 없지만, 죽음에 이끌리는 면역세포가 깹니다.

호중성 백혈구입니다.

 

보통은 크든 작든 침입자를 잘 죽이지만

천연두에는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더 안 좋은 점은

호중성 백혈구는 치명적 화학물질을 토하면서 싸우는데

그것 때문에 세포가 더 많이 죽는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들은 염증 반응을 명령해

체액이 혈관에서 조직으로 스며들게 합니다.

몸 전체에서 처음에는 수백만, 나중에는 수십억 개의 세포가 죽으며

발진이 생기고 점점 심해집니다.

고름과 죽은 세포 찌꺼기가 수백 개의 병변을 채우고

피부와 그 내부, 심지어 장기까지

수십억 개의 천연두 바이러스로 가득 찹니다.

 

이제 치명적인 단계가 시작됩니다.

살기 위해 싸우면서 체온이 치솟습니다.

수천 곳의 전장에서

혈액 내 체액이 흘러나와 세포 조직과 장기로 스며듭니다.

전신에 혈전이 생기고 죽은 세포로 인한 독소가 쌓여

장기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폐는 체액으로 가득 차 숨쉬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이제 둘 중 하나입니다.

 

면역체계가 통제를 되찾을 수도 있습니다.

강력한 무기가 사용되어 감염 세포를 죽이고

수천 곳의 감염을 하나씩 정리하며

바이러스를 찾는 족족 죽여 몸이 서서히 회복할 수 있게 합니다.

 

천연두는 영원히 기억될 겁니다.

다시는 감염되지 않겠죠.

아니면 죽습니다.

바이러스에 압도되고

면역체계가 온몸으로 퍼지는 감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죽습니다.

 

감염된 사람 중 3분의 1이 살아남지 못합니다.

산다고 해도 큰 흉터가 남을 겁니다.

심지어 시력이나 청력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수천 년 동안 이 끔찍한 질병은

세계를 유린하며 죽음과 파괴를 남겼고

생존자들은 깊은 상처를 입고 장애를 얻었습니다.

어느 순간 인류가 그만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요.

 

 

--왜 더 이상 천연두에 걸리지 않을까요?

 

천연두는 인류가 겪은 최악의 질병 중 하나입니다.

죽음의 질병이며 가정을 파괴하고 삶을 망치는 괴물입니다.

감염되면 손을 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일단 살아남으면 면역이라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절박한 마음으로 인두 접종이라는 위험한 방법을 발명했습니다.

 

감염되고 약하게 천연두를 앓은 사람의 딱지를 모아서 말린 후

고운 가루로 빻습니다.

그리고 콧속으로 가루를 불어넣거나 피부에 긁어서 바릅니다.

 

잘 되면 약한 천연두만 앓고 면역이 생깁니다.

인두 접종은 아마 바이러스가 예상하지 못한 신체 부위에

바이러스를 주입했기 때문에 먹혔을 겁니다.

고약한 무기들을 대부분 무력화한 거죠.

 

게다가 바이러스를 말려 손상시켰기 때문에

강하게 감염되지 않았을 겁니다.

 

불행히도 접종자 중 2에서 3퍼센트는 죽음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천연두에 걸리거나 다른 질병에 걸려서 죽었습니다.

 

그래도 천연두는 끔찍하고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없는 병이라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했습니다.

자신은 물론 자녀들에게도요.

 

인두접종은 세계로 퍼져나갔고

그 와중에도 천연두는 수백만을 죽였습니다.

 

진정한 승리가 가까워진 건

진짜 천연두로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알아내면서였습니다.

 

우두,

즉 소가 걸리는 천연두를 사용하면 훨씬 안전했습니다.

 

정말 획기적인 발견과 몇 년의 시간 후

인류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가 달성되었습니다.

 

백신입니다.

혁신은 간단했습니다.

 

진짜 바이러스로 면역 체계를 훈련하는 대신

비슷한 바이러스지만 약하고

그래도 면역 능력은 주는 우두바이러스를 썼습니다.

 

그러고도 200년 후에야 진정한 승리는 찾아옵니다.

그동안에는 수많은 사람이 괴물과 싸우면서

지구 구석구석에 백신을 배달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천연두는 파괴를 계속해

20세기에만 3억 명이 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1966년 세계보건기구는

인류 모두가 마지막 대규모 작전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글로벌 천연두 뉴스 네트워크가

감염이 잦은 곳에 설치되어

각 지역에 감염을 통제했습니다.

감염 지역을 둘러싸고

백신을 놓고 더 퍼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천연두는 인간에게만 감염되니

사람 간 전염만 끊으면 바이러스를 완전히 죽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자연 감염은 1977년이었습니다.

그리고 1980년 백신이 처음 사용된 지 200년이 약간 모자라던 해에

천연두의 박멸이 공식적으로 선언되었습니다.

 

인류의 재앙이었던 천연두는 죽었습니다.

더 이상 어린이들이 죽지 않을 것이고, 어머니, 형제, 삼촌, 사촌도 죽지 않을 겁니다.

얼마나 놀라운 승리였는지 지금 사람들은 느끼기 힘들 겁니다.

 

가장 잔인하고 위험한 괴물

우리를 수백만 년 동안 괴롭힌 괴물을 우리 스스로 퇴치한 겁니다.

바늘을 든 유인원들이요

 

오늘날은 지식의 시대입니다.

지금 살아있는 그 누구도 천연두의 공포에 떨지 않습니다.

이 환한 빛은 그냥 생긴 게 아닙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괴물에게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인류의 강한 염원과 의지로 밝힌 빛입니다.

 

하지만 천연두가 없는 세상에서 살다 보니

괴물의 존재를 잊을 때가 많습니다.

 

다시 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새로운 괴물이 정글이나 재래시장 또는 연구소에서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우리는 백신이 얼마나 놀라운 선물인지

그걸 얻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 잊어버립니다.

 

여전히 우리는 빛으로 보호받고 있지만

점점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빛이 꺼지게 놔두면 안 됩니다.

 

괴물 하나를 죽였습니다, 또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