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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생선] 진화론이 나오기 전에는 화석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feat. 라마르크)

Buddhastudy 2022. 2. 22. 18:56

 

 

변화가 축적되어 새로운 종이 탄생한다.

 

이것은 진화의 기본 개념이죠.

하지만 사람들이 생물의 진화에 대한 생각을 가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신이 창조한 완벽한 생물들이

변화할 리가 없다는 믿음 때문이었죠.

 

그런 믿음을 깨고

진화론이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교한 1859년 이후부터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진화론이 나오기 이전 시대의 과학자들은

종이 변화하였다는 명확한 증거인 화석을 어떻게 해석했을까요?

 

오늘은 화석이 생물학적 의미를 찾게 된 과정에 대해 말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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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순으로 배열한 화석은

생물의 진화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지금은 진화론이 인정을 받고 화석의 의미가 밝혀졌지만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진화라는 개념은 인정되지도 않았고

심지어 멸종이란 개념도 없었었습니다.

 

완벽한 존재인 신이

자신의 창조물을 없앨 리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화석은 단순한 암석의 무늬거나

어딘가에 살아있는 생물의 유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존하지 않는 생물의 화석들은 계속해서 발견되었고

과학자들은 이를 연구했습니다.

 

최초로 화석이 멸종의 흔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린 것은

프랑스의 박물학자 조르주 퀴비에였습니다.

 

퀴비에는 매머드와 마스토돈 화석이

현대 코끼리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내어 멸종의 개념을 최초로 제시했죠.

또한 퀴비에는 지층이 깊을수록 화석들의 형태가

현재의 생물과 달라진다는 진화론의 중요한 힌트를 알아차렸습니다.

 

하지만 퀴비에는 생물은 창조되었다는 종교적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발견이 진화로 이어지진 못했죠.

 

그래서 이러한 지층 간 화석 형태의 차이를

천변지이설(격변설)이란 가설로 설명했습니다.

 

천변지이설

과거 지구에 생물이 대량 멸종되는 격변의 사건이 여러 번 일어났고

그때마다 살아남은 소수의 생물이

번식을 하고 널리 퍼지게 된다는 가설입니다.

그 결과로 지층 간 생물 화석의 차이가 생긴다는 설명이죠.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노아의 홍수와 같은 격변의 사건 이후

생물들이 신에 의해 재창조된 증거라고 재해석되며

당시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당시 종교적 분위기에 딱 맞는 이론이었던 거죠.

하지만 이러한 시대 분위기에서

지층 간 생물 화석의 차이가 종의 점진적 변화를 나타낸다는

진화의 의견을 제시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용불용설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생물학자 라마르크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윈이 진화론을 제안했다고 생각하지만

다윈이 제안한 것은 진화가 일어나는 방법인 자연 선택 이론이었습니다.

 

라마르크는 다윈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진화의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발표하였죠.

 

라마르크는 최초로 진화의 개념을 정리하고

화석의 현대적 의미를 제시한 큰 업적을 이뤄낸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는

라마르크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소리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실제로 당시는 퀴비에의 천변지이설이 가장 유력한 이론이었고

라마르크는 주목은 커녕

퀴비에와 여러 학자의 조롱 속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죠.

 

하지만 라마르크의 주장은

후대로 이어져 꽃을 피웠습니다.

 

라마르크가 정리한 진화의 개념과 원리는

다윈의 종의 기원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으며

그에 따라 화석도 점차적으로 진화의 증거라는 현대의 의미를 찾아가게 되었죠.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토록 위대한 업적에도 생전에 인정받지 못한 라마르크는

현대에도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과 비교되며

틀린 이론의 대명사로 취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진화의 방법적 측면에서 정확하진 못했지만

유전자와 DNA에 대한 아무런 이해가 없던 시절에

그는 진화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뛰어난 학자였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업적보다는 실수에 더 주목하곤 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실수보다

그 사람이 이뤄낸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라마르크가 생물학계에 남긴 업적을

한 번쯤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영상을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