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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툰] 중간단계 화석을 시원하게 보여드립니다│진화론의 증거

Buddhastudy 2022. 3. 3. 21:13

 

 

안녕하세요, 북툰입니다.

저는 지난 영상에서

중간단계 화석이 없다는 주장은 창조과학 측의 가짜 뉴스입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뒤로 많은 분들이 그러면 중간단계 화석의 예를 보여 달라는 댓글을 달아 주셨는데요.

저는 몇몇 분에게 답변 대신 책 <화석은 말한다>를 권해 드렸습니다.

 

왜냐하면 중간단계 화석은 구글링으로도 얻을 수 있을 만큼 자료가 많지만

이 책이 풍부한 해부학적 설명을 곁들여 중간단계 화석들을 잘 정리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 어쨌든 오늘은 중간단계 화석들을 영상으로 한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중간단계 화석

 

먼저 중간단계 화석이란 무엇일까요?

 

쉽게 떠올리자면 중간 목, 중간 다리 같이 진화 과정을 한 눈에 보여주는 화석

물고기에서 양서류로, 양서류에서 파충류로, 파충류에서 포유류로 넘어가는

전이 과정을 입증하는 화석들이 중간단계 화석에 해당할 겁니다.

 

사실 중간단계 화석이란

진화를 직선형 계통도만으로 생각하다 보니 더 크게 부각 되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직선 계통도로 보면 생태계를 묶는 방식이 지극히 단순해집니다.

그래서 빠진 고리가 더 부각되고

모든 생물이 정교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는 오해를 낳기도 합니다.

 

그러나 진화는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아니라

수많은 계통들이 서로에게서 자라나 뻗어나가는 나무와 같습니다.

나무로 보면 방향성이 아니라 다양성이 보이고

그 속에서 생물의 전이 과정도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것입니다.

 

나무 계통도에 대해선 기회가 되면 다른 영상에서 자세히 다루어 보기로 하고

오늘은 최대한 직선 계통도로 표현해서 중간단계 화석들을 한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어쨌든 나무에게도 중간단계 화석은 필요하니까요.

 

그럼 워밍업 차원에서 중간 다리, 중간 목 같은 화석부터 살펴볼까요?

 

 

* 중간 목

기린이나 브라키오사우루스의 긴 목은

다윈의 자연선택설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예시입니다.

그러다 보니 진화론을 반대하는 쪽에서도

중간 목 화석이 없다는 점을 단골로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목이 긴 용각류 공룡의 중간단계 화석들은 이미 오래전에 발견되었습니다.

 

기린의 중간단계 화석도 발견은 오래전에, 연구 발표는 최근에 이루어졌습니다.

목이 길어지는 전이 과정은 진화론으로도 화석 기록으로도 잘 설명되고 있습니다.

 

* 걷는 뱀

어떤 생물들은 화석 발굴 자체가 어려운 종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뱀입니다.

 

뱀은 수백 개의 섬세한 척추뼈와 갈비뼈로 이루어져 있고

대개는 부서지거나 분리되기 때문에

완전히 연결된 화석이 발굴되기가 극도로 어려운 생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발 달린 도마뱀에서 다리 없는 뱀으로 전이를 보여주는

멋진 중간단계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2007년에 발견된 아드리오사우루스는

흔적만 남은 앞다리와 완전한 기능을 하는 뒷다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2006년에 발표된 나자시 화석은

다음 단계인 흔적도 없는 앞다리와 기능을 하지 못하는 뒷다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둘 사이를 이어주는 화석들은 그보다 먼저 발견되었습니다.

 

참고로 힘들게 발굴된 뱀 화석 중 어떤 것에도

발성 기관이 있었다는 흔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 절반의 거북

뱀과 함께 세트로 창조과학 측의 단골 메뉴에 오르는 생물은 거북입니다.

1992년에 브리타니카 백과사전에는

거북의 중간단계 화석이 없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창조과학 측은 이 내용을 강연자료에 자주 인용합니다.

 

하지만 중간단계 거북은 2008년에 발견되었습니다.

오돈토켈리스 배딱지는 있고 등딱지가 없는 절반의 거북 화석이며

다른 파충류와 거북 사이의 전이 과정을 보여주는 중간단계 화석입니다.

브리타니카에는 이 내용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 개구롱뇽

2008년에는 개구리와 도롱뇽의 특징을 모두 가진 중간단계 화석도 발견되었습니다.

그래서 게르바트라쿠스 개구롱뇽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렸습니다.

 

개구롱뇽은 몸은 도롱뇽인데 개구리처럼 머리는 짧고

주둥이는 둥글며, 큰 눈과 큰 고막이 있습니다.

 

또 다른 화석 트리아도바트라쿠스는

현생 개구리의 모습과 조금 더 닮았지만 도룡뇽의 특징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원시 양서류에서 현생 개구리의 과도기 과정도 화석으로 잘 채워지고 있습니다.

 

--

, 워밍업이 끝났다 치고

이제 중간단계의 시조 중의 시조를 한번 알아볼까요?

 

 

* 시조새

학명 아르카이옵테릭스 리토그라피카

일명 시조새

시조새 화석은 1860년에 처음 발견된 뒤로 현재 12개의 화석이 있습니다.

 

전세계 학계에서는

시조새를 대표적인 공룡과 새의 중간단계 화석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상징성이 크다 보니 시조새는 집중 공격도 많이 받았습니다.

 

창조과학 측은 그동안 시조새 화석이 조작이라고 왜곡하거나

중간단계가 아니라 그냥 새의 한 종류일 뿐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새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외형입니다.

크기가 작고 날개가 달려있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공룡이라고 모두 크지 않고

날개가 있다고 모두 새가 아니라는 것쯤은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입니다

 

화석 분류는 결코 외형만 따지지 않습니다.

해부학적 구조를 엄밀히 파악해서 종별 유사성을 분석하고

현대에 들어서는 분자생물학의 도움도 받습니다.

 

시조새는 해부학적으로 새보다 공룡에 더 가깝습니다.

골격은 대부분 공룡과 닮았고 현생 조류에는 없는 이빨과 긴 꼬리뼈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각류 공룡처럼 손가락이 세 개이고 가운데 손가락이 깁니다.

반달형 손목뼈와 중간발목뼈관절 같은 공룡, 익룡, 조류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 외에도

100여 개의 해부학적 특징들을 분석해서

시조새를 수각류 공룡과 고등 조류의 과도기 단계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공룡과 새의 중간단계 화석이 시조새 뿐이라 하더라도 모자람이 없겠지만

지금은 시조새 말고도 중생대 과도기 조류 화석이 수십 가지가 있습니다.

 

새로 발견되는 과도기 화석들 덕분에

비조류형 수각류 공룡과 고등한 조류 사이의 빈틈 대부분이 채워졌습니다.

 

새로운 중간단계 화석들에 대해 미국의 창조과학 측은

대체로 무반응으로 대응하고

한국의 창조과학은 아직도 시조새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 육상동물의 시조

 

새의 시조를 알아보았으니 이번에는 육상 동물의 시조를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물고기와 네발 달린 육상 동물 사이의 중간단계입니다.

 

* 뭍으로 나온 물고기

1881년에 발견된 에우스테놉테론은

척추 구조와 머리뼈의 패턴, 지느러미 등에서 네발 동물의 해부학적 특징을 가진 육기어류였습니다.

 

에우스테놉테론은 오랫동안 육기어류가 네발 동물로 진화한 유일한 증거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네발 동물이 되어가는 단계 하나하나를 입증하는 화석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결정적인 화석은 2006년에 발견된 틱타알릭입니다.

틱타알릭은 거의 완벽한 반어류 반양서류 화석입니다.

 

틱타알릭의 비늘, 아래턱, 지느러미 줄기, 입천정은 어류형 동물의 특징을 가졌고

짧아진 머리뼈 천정, 움직이는 목, 손목관절 등은 네발 달린 육상동물의 특징을 가졌습니다.

귀는 땅 위와 물속에서 모두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틱타알릭의 발견 덕분에

지금은 물고기가 뭍으로 나오는 근사한 과도기 단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에우스테놉테론 같은 완벽한 수서성 육기어류부터

양서류에 더 가까워진 형태를 거쳐 완전한 네발을 갖춘 형태로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 고래의 조상

고래처럼 큰 동물이 마땅한 중간단계 화석이 없을 땐 단골 메뉴에 오르기 딱 좋겠죠.

실제로 고래는 1980년대 초까지 고대 고래의 화석들은 있었지만

고래와 비슷한 특징이 있는 포유류 화석이 거의 확보되지 않아서

창조과학 측의 집중공격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1983년에 파키케투스가 처음 발견된 뒤로

고래의 중간단계 화석 발견이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파키케투스는 고대 고래와 비슷한 해부학적 특징들을 가졌는데

귀의 구조를 보면 물속에서도 소리를 들었을 것으로 추측되었습니다.

 

그리고 1994년에는 마침내

고래와 육상 포유류의 딱 중간에 있는 특성을 가진

암불로케투스가 발표되었습니다.

 

이후 달라니테스와 로드호케투스, 타크라케투스, 가비오케투스 같은

중간단계 화석들이 계속 발견되면서

유제류, 즉 발굽 달린 포유류에서 원시 고래까지의 전이 과정도 훌륭하게 설명되었습니다.

 

고래의 중간단계 화석들이 갑자기 늘어난 것에 당황한 미국의 창조과학 측은

고래의 뒷다리를 물고 늘어졌습니다.

창조과학 강연자 듀에인 기시는 현생 고래에는 뒷다리가 없기 때문에

뒷다리가 있는 화석들은 고래가 아닌 다른 종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또 다시 외형만 보고 화석 증거들을 부정한 것입니다.

 

하지만 기시는 현생 고래에도 뒷다리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물론 기능을 하는 다리는 아니지만

볼기뼈와 넓적다리뼈의 흔적이 근육 속에 깊이 파묻혀 있어서 겉으로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고래의 중간단계 화석들은

숨어있는 뒷다리 외에 수백 가지의 해부학적 증거들로 입증되었습니다.

그리고 분자생물학적 분석으로 현재 고래의 육상 동물 조상은

하마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외에도 양막류에서 단궁류와 원시 포유류로 넘어가는 전이 과정은

포유류의 폭발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석 기록이 풍부합니다.

 

종과 종 사이의 전이 과정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화석들

특정 뼈의 진화 과정을 잘 보여주는 해부학적 중간단계 화석들

동물뿐 아니라 식물과 미화석의 중간단계 화석들까지

중간단계 화석들 이름만 열거해도 한 시간이 넘는 영상이 나올 정도입니다.

 

중간단계 화석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는 더 빠른 속도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고생물학자 도널드 프로세로는

현대의 화석 발굴 속도가

화석을 분석할 인력과 시간이 턱없이 모자랄 정도로 빠르다고 말합니다.

 

명백한 중간단계 화석이 보고될 때마다

창조과학 측이 주로 대응하는 방법은 조작이라고 왜곡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왜곡한 자료를 대중들에게 전파하면서 과학계에 대한 불신을 조장합니다.

 

화석은 발굴하는 일도 어렵지만 분석하고 검토하는 작업은 더 어렵습니다.

화석이 발견되면 수백 수천 점의 다른 화석들과 해부학적 비교를 하고

몇 년에 걸친 연구 과정 끝에 학계에 발표됩니다.

 

그 뒤로도 해당 분야 학자들의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학계의 인정을 받습니다.

이러한 검증 과정은 화석뿐만 아니라 과학계 전반에 자리 잡은 시스템입니다.

 

한두 사람의 조작으로 무너질 시스템도 아니고

수만 점의 화석이 가짜로 등록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닙니다.

과학 문명을 이끈 이런 시스템에 불신을 조장하는 단체가 있다면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화석은 말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중간단계 화석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해부학적 특징, 화석이 발견된 배경, 학계의 검증 과정도 재미있게 알려줍니다.

 

그래서 중간단계가 없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에겐 필독서가

나머지 분들에겐 재미있는 교양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답글 대신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