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2)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청년 구직자에게 좋은 일자리, 나쁜 일자리란 무엇일까?

Buddhastudy 2022. 3. 10. 18:52

 

 

*과거 경험은 소용 없고

미래 예측은 불가능한 시대의 구직 고민//

 

 

--좋은 일자리 나쁜 일자리

어떤 게 좋은 일자리일까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는 일은 적게 하고

편하게 위험하지 않은 일을 하면서 월급을 많이 받는 일자리에요.

 

그럼 나쁜 일자리가 뭐에요?

일은 많이 하고 위험하고 더럽고 어려운 일을 하면서

월급을 적게 받으면 이게 나쁜 일자리라 생각하죠.

그래서 모든 사람이 다 좋은 일자리를 찾는 거예요.

 

그런데 일자리가 10개 있으면 그중에

어떤 일은 월급이 많고 어떤 일은 월급이 적고

어떤 일은 위험하고 어떤 일은 덜 위험하고

어떤 일은 편하고 어떤 일은 어렵고

어떤 일은 깨끗하고 어떤 일은 더러운 일을 하는 일자리에요.

다 똑같을 수가 없어요.

 

서로 비교하면 그중에 그래도 조금 더 어렵거나 조금 더 쉬운 일이 있어요.

이중 가장 어려운 일이 또 다른 직업군하고 비교하면 쉬운 축에 들어갈 수도 있어요.

우리가 인식하거나 비교하는 것은 다 상대적이에요.

 

본인이 한 달 일하고 백만 원 받는데

주위의 다른 사람이 다 30만 받으면 본인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에요.

본인이 한 달에 2백만 원을 받아도

주위 사람이 다 5백만 원을 받으면 본인 일자리는 나쁜 일자리가 돼요.

 

어떤 것을 좋은 일자리, 어떤 것을 나쁜 일자리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조건에 놓여 있느냐와 똑같은 일이라도 주위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서

어떤 때는 좋은 일자리라 평가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나쁜 일자리라 평가되기도 합니다.

 

모든 일자리가 다 좋은 일자리라고 말할 수도 있고

좋은 일자리라는 것은 없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일자리는

본인이 아는 범위 안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절대적으로 '어떤 것이 좋은 일자리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일자리는 없다는 얘기에요.

 

결국 열 개중에 좀 나은 일자리는 모든 사람이 다 할 수 없고

몇 명이 할 수밖에 없어요.

열 개중에 가장 나쁜 일자리라 하더라도 누군가는 해야 하죠.

한국 사람이 안하면 외국 사람이라도 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는다 할 때는

그건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어요.

 

나쁜 일자리도 상대적인 거지만 상대적으로 나쁜 일자리는 경쟁이 거의 없어요.

일자리 10개에 구직자 10명이 있으면

좋은 일자리는 적은 대신 7명이 몰리니까 일자리가 부족하고

나쁜 일자리에는 많은 대신 구직자가 적으니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굉장히 많고

반면 사람을 못 구해서 일을 못하는 일자리도 많아요.

 

상대적인 것을 추구하는 지금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본인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것이고

일할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다시 말하면 일자리 성격, 대우 때문에

구직자는 많은데 일자리가 부족한 경우가 있고

일자리는 많은데 사람이 부족한 경우도 있어요.

이건 어느 시대나 그렇습니다.

 

 

--시대의 변화와 일자리의 변화

변화의 시대에는 여기에 더해서

기존 일자리 관련 지식, 기술을 가진 사람은

(시대 변화로) 그 일자리가 없어져서 일할 곳이 없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도

그 일에 합당한 지식,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는 일이 생겨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변화의 시기에요.

지금만 변화의 시기냐 하면 아니에요.

50~60년 전에도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하는 시기였어요.

 

도시에 새로운 산업 일자리가 많이 생겼는데 일할 노동력이 없었어요.

농촌에는 사람은 있는데 일자리가 없어지니까 농촌이 붕괴하겠죠.

그래서 농민들이 자꾸 떠나서 도시로 가게 되었어요.

 

도시로 온 사람 중에 젊은이는 기술과 지식을 익혀서 새로운 일자리에 갈 수 있는데

나이가 든 사람은 새로운 일자리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젊은이는 자기 혼자니까 적은 월급을 받아도 적응할 수 있는데

가족 있는 사람은 적은 월급 받고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어렵죠.

젊은이는 (도시) 노동 시장으로 가고

가족을 데리고 도시로 온 사람은 도시 빈민으로 전락을 했어요.

 

농촌은 피폐해지고 도시 빈민이 늘어나고 노동조건은 열악했던 것이

산업화 초기에 일어났던 우리나라의 슬픈 사회현실이었던 거예요.

 

시간이 경과 하면서 농촌 인구는 점점 줄어들어서

전에는 인구의 90%가 농민이었는데 이제는 인구의 10%도 안 돼요.

5천만 중에 농민 인구가 3백만 이하로 떨어졌어요.

도시로는 사람이 모여들었다 이런 얘기에요.

 

새로운 일자리에 적용할 기술과 능력이 없는 사람은 도시 빈민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돌아가시거나 아니면 새로운 일자리에 적응하면서

빈곤층은 있지만 소위 말하는 집단적 도시 빈민층은 거의 사라지게 됐습니다.

이러면서 산업사회라는 새로운 사회가 안정이 된 거예요.

 

 

--기술 진보로 인한 고용 충격은 불가피

산업사회에서는 학교 교육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면

어디에서는 일해서 먹고 살 수가 있었어요.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자동화가 진행하면서

이런 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해도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게 되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는 일이 벌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하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는 거예요.

이런 현상이 심화됐다고 하면 '사회가 바뀌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사람이 인력거로 이동하면 한 도시에 100명 일할 자리가 있어야 해요.

자전거 릭샤로 하면 50명만 일하면 되고

택시로 하면 10명만 일하면 돼요.

이러면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되죠.

 

이런 흐름을 거부하면 어떠냐

파업도 하고 거부를 하는 거예요.

그 기간을 조금 늦출 뿐이지, 결국은 그런 사회로 가게 됩니다.

 

일시적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을

어떻게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익혀서 새로운 직업으로 이동시키며

이동시키는 기간 동안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장치'

즉 사회 안전망이 마련되어 있으면 고통이 적고

이런 사회 안전망이 전혀 없으면

사회적 고통, 아우성이 커지고 사회 혼란, 사회 저항이 따르게 되겠죠.

 

 

--본인 선택이 중요- 누구도 좋은 일자리를 보장 못해

질문은 '좋은 직장이 없다'는 것인데

일자리는 있는데 사람이 필요한 곳은 별 희망이 없어 보이고

좋은 일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없어서 기다려야 하고

기다리는 동안에 그냥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밖에 없다는 이런 고민이에요.

 

이것은 달리 무슨 해결책이 있는 것이 아니에요.

사람이 필요한 데 가서 일을 하든지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기다리든지

거기에 따르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든지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에 임시직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것은 누가 와도 해결을 못합니다.

 

해결책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거죠.

이번 대통령 후보에 나온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데

정치인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의 사회적 보장

이것을 구축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할 수 있지만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정치인이 할 수가 없습니다.

 

좋은 일자리는 불가능합니다.

임시 일자리는 마련할 수 있어요.

 

동네 쓰레기를 줍게 하면서 월급을 준다든지 하는 복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거예요.

어려운 사람을 돌보게 하고 월급을 줄 수도 있겠죠.

이렇게 임시로 일자리를 마련해서

새로운 일자리로 나아가는 기간 동안 보살피는

안전망 구축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

새로운 일자리를 정부가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런 얘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