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26. 육아와 학업

Buddhastudy 2023. 7. 12. 19:32

 

 

 

27살의 교육대학교 4학년 학생이자 29개월 7개월 아들 둘의 엄마입니다

다다음달 임용고시를 앞두고

전적으로 제가 보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많이 들고

그렇다고 임용 공부를 하지만 다른 학우들처럼 충분히 많이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힘이 많이 듭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거를 다 이룰 수가 없습니다.

내가 볼 때는 조금 욕심을 내는 것 같거든요, 생각에.

 

다른 학우들은 결혼도 안 하고 아기도 없는 상태에서 공부하는데

자기는 결혼도 하고 아기 둘을 데리고 임용고시에 합격한다 그러면

그럼 다른 학우들은 뭐예요?

자긴 진짜 잘났네.

 

그러니까 그걸 비교해가 다른 학우하고 비교한다는 거는

자기가 너무 이 사물을 객관적으로 안 보고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본다.

다시 말하면 욕심을 너무 많이 낸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니까 애도 낳고 키우고

대학도 졸업하고 또 선생 고시에도 합격도 하고

그러면 다른 애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그 합격 고시밖에 안 하는 애들하고 비교해서 이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안 맞다.

 

이건 가끔 이래요.

외국에 유학하면서

걔들하고 내가 말이 딸려가 공부 경쟁하는 데 어렵다, 이런 얘기를 해요.

 

그럼, 그 나라에서 태어나가 평생 자란 애가 쓰는 영어를

내가 여기서 대학 간 뒤에 배운 영어를 갖고

그걸 같이 하겠다고 그러면 그 욕심 아니에요?

그러면 내가 그 영어를 그만큼 잘한다면 걔들은 바보 아니에요, 바보.

 

그러니까 그거는 어떠냐?

너희는 영어 밖에 할 줄 모르지?

근데 나는 영어도 할 줄 알고 한국말도 할 줄 안다.”

이게 내의 아이덴티 장점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설령 임용고시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너는 공부밖에 안 했지? 나는 애 둘 키우고 공부한 거야.”

이게 내 장점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그걸 꼭 돼야 한다.’

이렇게 너무 무리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리고 또 애 둘이 키우니까 포기해야 된다.’

이래도 생각하지 말고

아이들 둘이 키우는 게 엄마의 직업보다 더 소중한 거예요.

 

내 입장에서는 직업이 더 소중한지 모르지만,

애 입장에서는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느냐? 이거 별로 중요지 않아요.

자기를 제대로 돌봐주느냐? 안 돌봐주느냐? 이게 중요하지.

 

그러니까 자기가 아이들한테

미안하다. 엄마가 좀 장기적으로 너희들을 위해서 내가 직업을 갖는 게 좋으니까

너희들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이해해 다오. ”

이런 마음을 내면서

애들이 장난을 치거나 뭘 해도 짜증 내지 말고

항상 미안한 마음을 내면서

딴 엄마들처럼 전적으로 애만 보는 엄마들처럼 자기는 볼 수는 없잖아요.

공부를 해야 되니까.

 

그러니까 뭐 애 젖을 먹여야 한다든지

뭐 똥오줌을 가린다든지 이런 급한 일이 아니면 그냥 좀 놔놔도 돼요.

 

그냥 막 방에서 제 나름대로 놀고, 막 구르고, 울고 이러더라도

너무 이렇게 보통 엄마처럼 자기가 할 수 없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이런 얘기예요.

 

그냥 좀 놔놓고

옷도 다른 엄마 같으면 두 번 빨 걸 자기는 뭐 한다?

한 번만 빨고

방청소도 남이 두 번 할 것 같으면 자기는 뭐 하면 한다?

한 번만 하고

반찬도 다섯 가지 할 것 같으면 자기는 몇 가지만 한다?

세 가지만 하고

 

안 하는 게 아니라

공부해야 되니까 안 하는 게 아니라 이걸 줄여야 해요.

그래야 공부할 시간이 나올 거 아니에요, 그렇죠?

 

그리고 남편한테도 시험 공부할 동안에 어때요?

조금 더 애들 보는데 관심 가져달라고 그러고

큰 애는 또 어린이집 보내고.

 

이렇게 일을 좀 분산하고

모든 걸 똑같이 하고는 할 수 없잖아요, 양이 많으니까.

다른 걸 좀 줄여가면서 그렇게 해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우리 다 옛날에 어릴 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사람이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주경야독이라고 그러잖아요, 그죠?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고.

 

우리 초기에 6070년대 미국 간 유학생들은

다 접시 닦고 학교 다니고 그랬습니다.

지금은 부모가 준 돈, 장학금, 국가에서 준 장학금 갖고 유학생활하지

그때는 전부 다 접시 닦아서 유학을 했지

자기 돈 가지고 유학한 사람은 극소수, 부잣집 아들만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그러면 공부가 안 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공부를 해야 할 사람

공부 필요성 때문에 내가 접시를 닦아가면서도 공부할 필요성을 느낀 사람은

공부할 시간은 절대적으로 적지만

굉장히 공부할 열의가 높고 집중적입니다.

 

그런데 부잣집 아들, 돈 다 대주는 이런 사람들은

객관적으로는 시간이 많지만

그들은 공부에 집중도가 떨어집니다, 시간은 많더라도.

 

그래서 오히려 자가용도 가지고, 집도 가지고

레스토랑에 가서 밥도 먹고, 여자친구도 만나고, 남자친구도 만나고, 가끔 놀기도 하고

이렇게 공부하기 때문에

오히려 접시 닦고 일하는 사람보다도 못 할 수가 있다, 이런 얘기에요.

 

그래서 자기가 선생을 포기하고 애만 키우겠다.’

이렇게 하면 괜찮은데 임용고시도 쳐야되겠다, 이러면

애를 팽개치고 치면 자기 처지를 자기가 인정을 안 하는 거고

애만 키우고 임용고시를 안 치겠다 그러면 자기가

현재 처지에 안주하는 거고

애를 키우면서도 임용고시를 쳐야되겠다. 그러면

그 열의가 대단해야 한다. 이 말이에요.

 

불평해서는 안 된다.

애를 가진 엄마도 임용고시 칠 수 있다.

이건 굉장한 권리에 들어가는 거예요.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게 가능하지, 옛날 같으면 가능하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이거는 불평의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행복의 요소다.

나는 애 둘을 가진 엄마이면서도 대학 공부하고

선생 직업이라는 선생 직업을 가질 수가 있다하는

이런 기쁜 마음을 가지고

틈나는 대로 애 젖 먹여 가면서도 공부하고

걸레 빨아가면서도 공부하고

화장실에 앉아서도 공부하고

방청소 하면서도 하고

이런 관점을 적극적으로 가져야지

 

하 이것 때문에 공부를 못한다.”

다른 애들 학우들은 이런 거 없으니까 나보다 공부 더 잘할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면 자기가 관점을 잘못 갖고 있다.

 

좋은 건 다 가지려고 하고

나머지는 안 하려고 하는 거와 같다, 이런 얘기요.

 

그래서 아기 업고 공부하고, 걸레 빨면서 공부하고 이렇게 하면

그 공부의 집중도가 훨씬 더 높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기 때문에 공부가 더 잘 된다.

이렇게도 말할 수 있어요.

 

 

아까 제가 트럭 뒤에 타고 막 두 시간씩 가고 이러잖아요.

그러면 힘들지 않느냐?

그 길을 내가 네 시간씩 걸어갔거든요.

근데 트럭 뒤, 꽁무니에 붙어 가니 한 시간 만에 가잖아요.

오토바이 뒤에 꽁무니에, 전에 답사하고 할 때는 붙어갔거든요.

근데 이번엔 트럭이 들어가잖아요.

 

그러니까 트럭 뒤에 탄 게 아무런 문제가 안 되는 거예요.

걸어갈 때하고 비교하거나

그다음에 오토바이 꽁무니 타고 갈 때 비교한다면

이거는 완전히 그냥 쉬운 일이다, 이런 얘기예요.

그러니까 차 밀어 가면서 이렇게 다닌단 말이에요.

 

여러분들이 거기 타라 그러면

이 뙤약볕에 트럭 뒤에 어떻게 타느냐? 이러는

뙤약볕에 걷는 것보다는 트럭 뒤에 타는 게 훨씬 더 쉬워요.

물론 엉덩이가 아프고, 막 튀고 이러니까 하지만

그래도 걷는 것보다는 낫다 이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너무 좋은 조건에 자꾸 비교하기 때문에

늘 실망이 생기고, 불평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런 오지 여행을 해보라는 거는

오지 여행을 해서 다녀보면

우리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 살고 있나 하는 것을 자각한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살면서

삶에 대한 불평을 하지 마라.

만족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불만을 토로할 정도는 아니다.

자꾸 이런 얘기하는 거는

자기가 지금 처한 처지도 그래요.

그게 불만스러운 조건이 아니라

자기가 옛날하고 비교해 보면

남자는 옛날에 애 아빠이면서 직장인이 됐는데

여자는 애 엄마면 직장인이 될 수가 없잖아요.

 

근데 이제는 시대가 변해가

애 엄마이면서 동시에 나는 뭐가 될 수 있다?

직장인도 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주어진 거니까

이거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아기만 없으면 공부 잘하겠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기 없는 사람은 그 시간에 공부 안 하고 또 딴 데 놀러 가고 연애하러 가고 그래요.

근데 지금 남편이 있으니까 뭐 따로 연애하러 갈 필요도 없잖아요, 그죠?

그러니까 아기를 등에 업고 안고 빨래해가면서 책을 놓치지 않는

이런 자세를 가지면 좋겠다 싶습니다.

 

...

 

더 할 말 있으면 해요.

 

...

 

대학생 고등학생이 아기 낳아서

자기 인생에 방해된다고 갖다 버리는 사람도 많잖아요.

그래서 베이비박스에 매일 한두 명씩 가져오는 사람이 있잖아요.

자기는 학생으로서 대학 다녀도 아기를 낳아서 버리지도 않고

또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서 키우고 하니 장한 일이에요.

 

그러니까 결혼에 안주할 수도 있고

그러나 나는 내 갈 길은 가야 되겠다, 그러면

아기를 등에 업고 공부를 하면 돼요.

 

우리 옛날에 어머니들이 남편 6.25때 죽고

아기 등에 업고, 하나 손에 쥐고, 보따리 장사한 거 얘기 들었죠?

그러면 아기 하나 업고, 손에 쥐고, 보따리 이고

난전에 다니면서 장사하는 게 쉽겠어? 공부하는 게 쉽겠어?

공부하는 게 쉽습니다.

그러니까 이 적극적으로 좀 생각을 해야 돼요.

 

아기가 장애다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

내 사랑하는 아기가 내 인생에 장애가 되면 어떡해?

그럼, 아기 나쁜 애잖아.

엄마 인생에 장애가 되면.

 

그러니까 오히려

아이고 너가 있어서 내가 번뇌가 없이, 딴 데 신경 안 쓰고, 공부할 수 있어 더 좋다.

그래서 애 안고 공부도 하고, 아기를 안고 일도 하고

이런 마음을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

 

자꾸 애기 때문에 내 인생에 장애가 된다 하면

아이들은 나쁜 사람인 거예요.

부모 인생을 방해하는 사람이니까.

 

그래도 내가 어려운 고비에 너희들이 있어서 내가 이 고비를 넘길 수가 있었다.

그래야 아이들이 효자가 되잖아요.

어린애가 바로 엄마를 격려하는 차원에 있었으니까.

 

그래서 똥오줌 놓고 이걸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애라는 건 어리니까 똥오줌을 못 가리는 거고

그래서 짐승도 다 새끼 때는 보살피잖아요.

보살펴가면서 하는데

더 신경을 더 많이 못 써줘 미안하다고 우는 건 좋은 게 아니에요.

 

미안하다. 그래 아이고 어쩌노 엄마도 살아야 되잖아.

그러니까 다 너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

너가 조금 불편해도 좀 견뎌이러면서 그냥 해야지

그걸 갖다가 이렇게 죄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

 

아기를 낳아서 뭐 공부한다고 아기 조금 덜 돌보는 게 무슨 큰 죄는 아니에요.

그러나 이제 똥을 쌌는데도 안 갈아주고 공부하고 있다든지

밥도 안 주고 있다든지

이건 좀 문제지만은

더 잘 안 해주는 거는 괜찮아요.

남만큼 해줘요. 이 생각은 하지 말고

기본 먹는 거 해주고, 옷 갈아입혀 주고, 똥오줌 갈아주면

그 외에는 좀 너무 과잉 보완하는 것 보단 좀 놔놓는 게 결과적으로 더 좋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그건 너무 죄의식을 안 가져도 된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