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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zgesagt] 외계 문명은 어떤 모습일까? 카르다쇼프 척도

Buddhastudy 2023. 12. 11. 19:41

 

 

관측 가능한 우주는

130억 년 넘게 존재해 온 매우 거대한 곳입니다.

200해 개의 별을 품은 최대 2조 개의 은하가

우리은하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우리은하에서만 과학자들은

400억 개의 지구형 행성이

별의 거주 가능 지대를 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숫자를 보고 외계인이 없을 거라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외계인을 찾으면 우리 자신에 대한 인식은 영원히 바뀔 겁니다.

 

이 거대한 공간이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되기만 해도

우리의 관심은 바깥을 향하고

의미 없는 싸움을 멈추기 쉬워지겠죠.

 

하지만 친구를 찾든 적을 찾든, 먼저 해결할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찾는 게 정확히 뭐냐는 겁니다.

 

 

--

우주가 이렇게 크고 오래되었으니

문명은 수백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서로 다른 방향과 속도로 발전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니 수십에서 수십만 광년의 거리만 고려해야 하는 게 아니라

원시인부터 엄청나게 발전된 문명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따라서 더 나은 사고를 통해 더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개념적 뼈대가 필요합니다.

 

지성이 있는 종족이 따르는 절대적인 법칙이 있을까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 샘플 수는 1입니다.

그래서 틀린 가정을 할 수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게 인류 문명밖에 없으니 말이죠.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습니다.

 

인류는 도구를 제작할 수 있는 두뇌 와 손만으로 시작했습니다.

인류는 호기심이 많고 경쟁적이며

자원에 욕심이 많고 팽창주의적입니다.

 

문명을 만드는 경주에서는

이런 특성을 더 많이 갖고 있을수록 유리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그걸로 화약을 만들거나 수로 또는 도시를 건설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고향 행성을 정복한 외계인도

비슷할 거라 가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외계 종족이

우리와 같은 물리 법칙을 따른다면

문명 진보를 측정할 척도가 있습니다.

바로 에너지 사용량입니다.

 

인류 발전은 우리가 주변 환경에서 얼마의 에너지를 추출했는지와

어떻게 유용한 형태로 그 에너지를 변환하는지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불을 쓰기 전까지 우리는 근육을 썼습니다.

그다음에는 물과 바람의 운동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계를 만들었죠.

기계가 점점 발전하고 물질에 대한 이해가 늘어나면서

죽은 식물이 농축된 에너지를 땅에서 파 올려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너지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문명의 힘도 커졌습니다.

1800년에서 2015년 사이 인구수는 7배 증가했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25배 늘었습니다.

이 경향은 먼 미래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과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쇼프는

문명을 원시인부터 여러 은하를 다스리는 신적인 존재까지 구분하는 방법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카르다쇼프 척도]입니다.

에너지 사용량으로 문명에 점수를 매기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지난 수십 년간 세련되어지고 확장되긴 했지만

큰 틀에서는 문명을 네 범주로 구분합니다.

-1형 문명은 고향 행성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문명이고

-2형은 고향 항성계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문명

-3형은 고향 은하계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문명

-4형은 여러 은하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문명입니다.

단계를 오를 때마다 문명의 힘은 더 거대해집니다.

 

개미 군집과 인간의 대도시를 비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개미에게 우리 문명은 너무 복잡하고 강력해서 신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하위 범주가 필요합니다.

 

스펙트럼의 밑 부분에는 0형과 1형 문명이 있습니다.

수렵채집인부터 우리가 수백 년 내로 달성가능한 형태까지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런 문명은 우리은하에 꽤 많을지 모릅니다.

우주로 연속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는 문명이라면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이웃 항성계인 알파 센타우리계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들의 존재를 알 수는 없을 테지만요.

 

우리처럼 계속 신호를 보낸다고 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주적 규모에서 인류는 보이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보낸 신호가 200광년이나 간다고 해도

은하의 크기에 비하면 너무 작은 거리입니다.

 

귀를 기울이고 있는 외계인이 있다고 해도

몇 광년이 지나면 신호가 소실 되어 노이즈로 변합니다.

지성체가 보냈다고 생각할 수 없는 신호가 되는 거죠.

 

오늘날 인류는 0.75형 문명쯤 됩니다.

우리 행성을 변형시켰고, 거대 구조물을 지었으며

산을 캐고 무너뜨렸고

우림을 없애고 늪을 메꿨습니다.

강과 호수를 만들었고

대기의 구성과 온도를 바꿨습니다.

 

발전이 계속되어도 지구가 살 수 없는 곳이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수백 년 안에 1형 문명이 될 겁니다.

어떤 문명이든 1형에 도달하는 순간 밖을 쳐다볼 수밖에 없습니다.

여전히 호기심과 욕심이 많고 경쟁적이고 팽창주의적일 테니까요.

 

2형 문명으로 가는 합리적인 다음 단계는

다른 행성과 기타 우주 자원을 변형시키고 채광하는 것입니다.

우주 전진 기지부터 시작해

고향 행성 근처에 인프라와 산업군을 형성한 뒤

식민지를 건설하고

테라 포밍으로 다른 행성의 대기와 자전, 또는 위치를 바꾸는 단계까지 갈 겁니다.

 

문명이 확장하며 더 많은 자원과 공간을 쓰면서

에너지 사용량도 같이 늘어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2형 하위 문명에 도전할 수 있는

가장 큰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다이슨 군체로 고향 별의 에너지를 손에 쥐는 거죠.

 

이 초거대 구조물이 건설되면

고향 성계를 입맛대로 바꿀 수 있는 사실상 무한한 에너지를 얻습니다.

여전히 호기심과 욕심이 많고 경쟁적이며 팽창주의적이고

이제 한 항성계를 완전히 장악한 데다

온갖 우주 인프라를 갖추었으며

별의 힘까지 손에 넣었다면

다음 개척지는 멀리 떨어진 다른 항성계가 됩니다.

 

2형 문명에게 다른 별까지의 거리는

우리가 명왕성을 볼 때 느끼는 거리감과 비슷할 겁니다.

기술적으로 갈 수는 있지만

엄청난 시간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자원이 투입되어야 가능한 거죠.

 

이 프로젝트는 3형 문명으로 발전하는 출발점입니다.

우리에게는 너무 먼 프로젝트라

어떤 모습일지 어떻게 해결될지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수백 수천 년이 걸리는 이동 거리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광년 단위로 떨어져 있는 식민지들이 서로 통신하고

공통의 문화와 생물학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별개의 2형 문명으로 나누어 질까요?

심지어 다른 종이 되어버릴지도요.

이동 중에 치명적인 문제는 없을까요?

 

이러니 3형 문명에 가까워질수록 그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물리학 이론을 발견할 수도 있고

암흑물질과 에너지를 이해하고 다루게 될 수도 있습니다.

초광속 이동 방법을 발명할 수도 있죠.

이들의 동기와 기술 행동을 우리는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개미입니다.

우주라는 거대한 도시를 이해하려 애쓰는 작은 존재입니다.

2형 상위 문명은 이미 인간 정도는 너무 원시적이라

대화할 가치도 없다고 할지 모릅니다.

 

3형 문명이 우리를 보면

개미집 위의 박테리아를 보는 것 같을지도요.

우리한테 의식이 있다고 보지 않고

우리가 죽든 살든 관심도 없을지 모르죠.

이들이 다정한 신들이길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4, 5형 문명도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은하단이나 초은하단을 장악하고

수천 개의 은하와 수조 개의 별을 아우르는 구조물을 건설한 문명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오메가형 문명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 우주와 심지어 가능하다면 다른 우주도 다룰 수 있는 문명입니다.

오메가형 문명은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우리 우주를 만든 존재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냥 지루해서 만들었을지도 모르죠.

 

이 범주에 오류가 많다 하더라도

이 사고 실험은 벌써 흥미로운 결과를 시사합니다.

성간 문명을 이루는 종족의 본질에 대한 우리 생각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면

3형 이상의 문명은 우리은하에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들의 영향력은 너무 크고, 기술은 너무 뛰어나

우리가 눈치채지 못할 리 없습니다.

우리은하 내 수많은 성계가 이들의 활동 때문에 빛날 겁니다.

이 제국의 흔적과 이동을 은하 곳곳에서 찾을 수 있겠죠.

 

3형 문명이 과거에 존재했고

불가사의한 이유로 사라졌다고 해도

그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수확이 끝난 별의 흔적도

붕괴하고 있는 초거대 구조물도

거대한 성간 전쟁이 남긴 상처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아직 우리은하에는 3형 문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슬프지만 안심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은하는 우리와 우리 같은 문명들의 것이니까요.

 

그러니 발견할 가능성이 제일 높은 문명은

1.5형에서 2.5형 사이에 있습니다.

이들을 이해하고 동기를 파악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첫 초거대 구조물을 완성하고

성간 운송망을 만들고 있을 수도

우연히든 의도적으로든

엄청난 양의 정보를 우주로 쏟아붓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들도 별을 보며 외계인을 찾을 겁니다.

우리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2형 문명이 된다고 확장하는 건 아닐 수도 있죠.

인류가 아직 그 사실을 깨닫기는 이를지도요.

 

지금까지 확실하게 아는 건

아직 그 누구도 찾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