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 한국 불교와 베트남 불교가 만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2023.10.19.)

Buddhastudy 2023. 12. 25. 18:22

 

 

집행위원장 큰스님을 비롯해 여러분 앞에서

한국 불교와 정토회에 대해 안내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불교는 BC 6세기에 보드가야에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의 파키스탄 지역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 서안에 전해진 것이 AD 67년입니다.

그 후 중국을 거쳐 AD 372년에 한국으로 불교가 전해졌습니다.

이와 달리 AD 1세기경에는

인도 아유디아라는 왕국의 공주와 스님이 배를 타고

한국의 남쪽으로 건너와서 불교를 전했습니다.

한쪽은 육로를 통해, 한쪽은 해로를 통해 불교가 한국에 전래가 되었습니다.

 

한국 불교는 대승불교인 동시에 선불교입니다.

선불교는 스승과 제자 사이에 마음과 마음으로 법을 전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도를 깨치는 것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가 문답을 통해서 마음의 무지를 깨치는 것입니다.

 

선불교의 전통에 따르면

부처님의 법은 마하가섭 존자에게로 전해졌습니다.

그 뒤로 28대 보리달마 대사에게 이르렀고

이분이 중국으로 건너왔습니다.

그 후 혜가, 승찬, 도신, 홍인, 혜능으로 이어지게 되고

혜능은 여섯 번째로 조사를 계승한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분을 '육조'라고 부릅니다.

그 후 다시 5대로 내려가면 임제 선사가 법을 계승하고

한국 불교는 이 분의 법을 계승했기 때문에 임제종으로 분류가 됩니다.

 

선불교에는 다섯 개의 종파가 있었는데

그중 화두를 타파하는 간화선을 수행법으로 하는 곳이 바로 임제종입니다.

 

한국 선종은 통일 신라 시대 말에 들어와서 발전하다가

고려 시대에 그 법맥이 끊어졌습니다.

그래서 고려 말에 태고 보우 조사가 중국으로 가서

부처님의 법을 56대로 이은 석옥청공 조사에게서 법을 이어왔습니다.

이렇게 하여 한국에서 다시 법맥이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63대 청허휴정 조사, 67대 환성지안 조사까지 법맥이 이어졌는데

당시 한국은 조선 시대였는데

불교가 매우 탄압을 받았습니다.

정부에서 환성지안 조사를 제주도로 귀양을 보내서 사약을 내려 순교시켰습니다.

 

그 후로 7대를 지나서 용성진종 조사라는 분이 나왔습니다.

이분이 한국 불교를 새로 일으킨 사람입니다.

불교를 개혁했을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하에 독립운동을 하셨습니다.

그 뒤로 동헌완규 조사, 불심도문 조사로 법맥이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에는 종교가 없는 사람이 51%이고, 종교가 있는 사람이 49%입니다.

드디어 종교가 없는 사람이 더 많아졌어요.

개신교가 20%, 천주교가 11%, 불교가 17%입니다.

인구수로는 약 850만 명 정도가 됩니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는 근래에 출가하는 사람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2000년도에는 한해 출가하는 사람이 528명이었는데

2022년도에는 61명밖에 되지 않아요.

승가대학도 문을 닫을 위기에 있습니다.

 

불교뿐만 아니라 개신교와 천주교도 모두 같은 상황입니다.

일 년에 태어나는 아이가

옛날에 비해 3분의 1도 안 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정토회는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 한국 불교는

여러 가지 시대적인 과제들을 해결하지 못해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처음에 우리는 기존 종단을 개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다가 기존 종단을 고치려고 싸울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것으로 방법을 변경했습니다.

 

복을 비는 행위는 전통 종교에서 하고 있으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정토회는 수행을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수행자가 된 사람들이

지구를 살리는 환경 운동,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복지 활동,

전쟁을 막는 한반도 평화 운동을 함께 해나갔습니다.

 

그러나 당시 일반 불교 신자들은

이런 정토회의 활동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초기 정토회에는 주로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불교를 바르게 알 수 있도록

불교의 근본 사상과 부처님의 일생을 주로 가르쳤습니다.

외우기만 하고 뜻은 잘 알지 못하는 반야심경과 금강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설법을 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따로 없어

주로 가정집에 모여서 공부를 했습니다.

 

 

정토회가 이런 방식으로 출발한 이유는

스승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방문할 봉암사의 조실 스님이 바로 그분입니다.

어느 날 저는 한국 불교의 많은 문제점에 대해서

그분께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보게. 어떤 사람이 말이야.

논두렁 밑에 가만히 앉아서 그 마음을 청정히 하면

그 사람이 스님이네.

그곳이 절이야.

이것이 불교라네.’

 

그때 저는 아주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형상이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다하는 금강경을 수없이 읽으면서도

저 또한 형상에 집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머리 깎은 사람이 스님이고

기와집이 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말씀은

마음이 청정한 자가 스님이고

어디든지 그런 사람이 살면 그곳이 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가르침에 따라서

기존 교단을 비판하고 개혁하는 활동은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대신에 일반 사람들을 만나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정토회의 운영 체계를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정토회는 100퍼센트 자원봉사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정토회 활동을 통해서 월급을 받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정토회는 수행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수행자를 지향하는 사람만이 정토회의 회원이 될 수 있으며

정토회의 회원은 다음의 세 가지 활동을 해야 합니다.

 

-첫째, 수행해야 합니다.

수행은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남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어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둘째, 법을 전하는 전법 활동을 해야 합니다.

-셋째, 사회 실천 활동을 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수행을 하고

이웃을 위해서는 전법을 하고

세상을 위해서는 사회 실천을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