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MBA를 졸업한 후 좋은 직장을 얻었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기회에 정말 감사했고
주말에도 일하면서 최고의 결과물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회사에 최선을 다하고,
회사에서 나를 고용한 것이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7개월 후에 갑작스럽게 해고되었습니다.
매일 열심히 일했던 사람으로서 해고를 받아들이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한국 사람으로서 해고당하는 것은 패배자라는 의미이며
회사에서 더 이상 유능한 직원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해고된 현실을 직면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해고가 꽤 흔한 일이지만
한국 사람으로서 저는 해고를 인정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 후 저는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매일 울기 시작했습니다.
슬픔에 빠져 우울증이 더 심해지고
불안 발작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제가 매일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친구들은 여전히 일하면서 문제없이 즐기며 사는 것을 보면서
저는 뒤쳐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또한 제 상황으로 인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해고를 당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먼저 축하드립니다.
직장에서 해고가 된 일이
오히려 질문자가 앞으로 겪게 될 고통을 미연에 막아주었습니다.
질문자가 그 직장에 계속 있었다면
질문자는 고통이 더 오래 지속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생에서 7개월 정도의 시간은
어떤 실험이나 연습을 해보기에 적당한 시간입니다.
질문자가 세상을 잘 모르고 행동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추정하는 해고의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질문자가 실력이 안 되는 데 운 좋게 회사에 합격한 겁니다.
그런 경우, 회사는 질문자에게 기대하는 일정한 기준이 있습니다.
많은 월급을 주는 만큼
질문자로부터 더 큰 이익을 얻기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7개월 동안 질문자를 지켜봤지만
질문자가 회사의 기준에는 못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자를 해고한 것입니다.
이럴 경우 1년이나 2년 있다가 해고를 당하는 것이 낫습니까?
아니면 지금 일을 그만두는 것이 낫습니까?
지금 그만두는 것이 더 낫습니다.
왜냐하면 회사의 요구에 내가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기대하는 대로 일을 해내려면
질문자가 개인 생활 없이 최선을 다해도 부족할 것입니다.
결국 과로를 하게 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기대를 받는 만큼 일을 해내지 못하면
질문자 스스로도 열등감을 느끼게 되니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이럴 경우는 그 회사에 합격한 것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질문자가 너무 열심히 일을 한 것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질문자가 열심히 일하는 것을
최고 경영자가 바로 지켜봤다면 매우 좋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회사의 체계상
최고 경영자 밑에 많은 단계의 직급이 있고
그 하부 직급에 질문자가 있습니다.
질문자가 일을 너무 열심히 하거나 실력이 뛰어나면
중간 직급의 사람들에게는 위협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서 해고당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직장에서 하루 8시간 정도를 여유롭게 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신입 직원이 들어와서 10시간씩 일하고 주말에도 일하면
사장이 보기에 어떻겠어요?
‘쟤는 열심히 하는데 너는 뭐 하느냐?’ 하는 빈축을 사면서
기존에 일하던 사람들이 부담을 안게 되잖아요.
질문자는 좋은 마음으로 열심히 했지만
그게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한테 굉장히 피해를 준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 사람과 사회생활을 할 때는
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질문자에게 그런 눈치가 없었기 때문에
해고되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해고를 당했든
질문자가 자신의 문제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축하한다고 한 것입니다.
해고는 마냥 슬퍼할 일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경험한 첫 번째 학습이라고 여겨야 합니다.
다음번에도 또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에는 지금의 실수를 고려해서 처신해야 하겠죠.
그런데 다음 번에도 나의 처신이 부족해서
또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사장의 직속 비서실에서 일하면서
느슨하게 일을 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겠죠.
이렇게 몇 번의 실수를 거듭하면서
요령이 생기는 것입니다.
여유 있게 해야 할 때, 열심히 해야 할 때,
빨리 해야 할 때, 천천히 해야 할 때를 알게 될 것입니다.
주변의 상황과 분위기를 살펴 가면서
일의 완급을 조정하게 되는 힘도 생길 것입니다.
월급이 많거나 유명한 회사라고 해서
반드시 나에게 좋은 회사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나에게 있어서 좋은 회사는,
-첫째, 긴장도가 낮아야 합니다.
일상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야 하는데
늘 긴장하면 어떻게 직장생활을 유지하겠어요?
-둘째, 내가 일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직장이어야 합니다.
-셋째, 완벽하지는 않아도 비교적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회사여야 합니다.
그런 조건이라면 월급이 좀 적어도 괜찮습니다.
이런 직장을 금방 찾기는 힘듭니다.
직장을 한 다섯 번쯤 옮겨 다녀보면
찾아질 것이라고 여유롭게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잘린 게 아니고, 테스트를 한 번 해봤다’ 하고 생각하면 됩니다.
만약 재수가 없어 한 곳에 계속 잡혀 있으면
그 직장을 그냥 다녀도 괜찮아요.
이런 관점을 갖는다면
직장을 선택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렇게 별일 아닌 것을 갖고 잠도 못 자면 어떡합니까?
정신적으로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 박사 학위를 따면 뭐 합니까?
비록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그만둬도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게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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