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인선원

10분經 | 지금 일어난 일이 원인이자 결과 | 월인선원

Buddhastudy 2024. 6. 20. 18:56

 

 

예를 들어서 마조스님 찾아와서

도가 뭡니까?” 이러니까

그 마음이 있고 부처다그러잖아요.

 

아니 네가 스스로 도를 다 지금 드러내고, 얘기하고, 말하고 있으면서

도가 뭔지를 어찌 찾고 있느냐?

이런 얘기거든, 쉽게 얘기를 하면은.

 

여기에 통해서 자기 그 허망한 생각이 부서져 보면

부서지면 그럴 거 아니에요, 부서지면.

자기가 늘 그냥 자기가 찾고 있는 나라고 얘기를 해봅시다.

이 나라고 하는 거를

늘 한순간도 빠짐없이 끊어짐 없이 나라고 하는 걸

다 실현하고 쓰고 살아왔잖아.

 

자기가 그 허망한 생각만 깨져버리면

참 나를 찾겠다고 하는 그 생각만 사라져버리면

자기 머리를 찾겠다고 하는 그 허망한 생각만 사라져버리면

자기 머리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머리 가지고 살아갈 거 아닙니까?

 

그런 중생의 말도 안 되는 그 허망한 생각을 깨부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 착각만 부서지면

전부 이 일이다.

그걸 우리가 분별 망상이 한 번 뚝 부러진다

이렇게 표현하기도 하고

생각을 한번 벗어나는 거다

이렇게 표현하기도.

 

표현만 달라요. 표현만.

표현만 달라.

표현만 다를 뿐이지

그런 허망한 생각이 한 번 사라지는 겁니다.

별거 없어요.

 

물론 그 허망한 생각도 부처가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 허망한 생각이

스스로 부처임을 증명하고 있고 실현하고 있는 거예요.

 

이 마음이라고 하는 이게

허망한 생각에도 조금도 부족함 없이 다 드러나 있거든.

 

조금 더 얘기하면

이 물거품도 그 물거품 그거 보잘것없고 별 볼 일 없는 그 물거품

기포 같은 거잖아. 기포 같은 거, 물거품.

그것도 물을 증명하는 데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거든.

물이 없으면 물거품 안 일어나요.

 

허망한 생각이라고 하는 걸

우리가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막 이렇게 표현하거든요.

아침 이슬 같고 이렇게 표현하는데

그 허망한 생각도 이 마음이 아니면

지가 어떻게 생겨납니까?

 

그러니까 실은 그 허망한 생각도

자기가 찾고자 하는 그거를 자기 스스로 실현하고 있고 증명하고 있어요.

이걸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니까

심지어 잠잘 때 잠꼬대하는 것도

다 여기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술 먹고 술주정하는 것도 여기를 벗어날 수가 없어요.

 

/보신과 화신은

모두 때에 따라 감응하여 나타나고/

 

그러니까 우리가 모습, 소리. 색깔이라고 하는 것은 다

어떤 측면에서는 방편이라고 그래요.

이거 하나를 가리키고, 이거 하나를 이렇게 제시하고, 이거 하나를 보여주고

이거 하나를 이렇게 실현하는 그걸로 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그럽니다.

그렇게 얘기도 하죠.

여기서는 그렇게 지금 얘기하고 있어요.

 

/모두 때에 따라/

때에 따라 감흥하여 나타난다이 말을

또 다른 말로 하면

그냥 인연이라고 그럽니다.

인연이다.

이걸 인연이라고 그래요.

 

인연이라는 말은

인연이 어떤 원인이다는 말은 아니에요.

인연이 원인이고

이 원인으로 인해서 어떤 이런 결과가 나왔다

이런 말이 아니에요.

세간은 다 인연이라는 말을 원인으로 쓰고 있어요.

 

내 삶이 이렇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인연 따라서 생겼다.

이렇게 인연을 원인으로 쓰고 있는데

불교에서 인연이나 연기라고 얘기할 때는

원인으로 쓰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으로 헤아려서 알 수가 없는

그러니까 하나의 모습이든, 하나의 경험이든, 하나의 생각이다 하더라도

이걸 헤아려서 알 수 있는 어떤 원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떤 일이 일어났다.

어떤 생각이 일어났다

어떤 느낌이 일어났다.

그것의 유일한 원인이다.

그러면 그냥 이거라는 거예요, 이거.

분별되지 않는 이 일이 원인이라는 거야.

이거를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에.

 

굳이 원인이다 그러면 이게 원인이다.

근데 이 원인과 결과는 그렇기 때문에 딱 붙어 있죠.

 

그러니까 참 희한한 겁니다.

우리가 날이면 날마다

이 모습을 보고,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생각을 하고, 뭔가를 이렇게 경험을 하죠.

그래서 계절도 바뀐다 그러고

오늘은 비가 온다 그러고

해가 뜬다 진다 그러고

날이면 날마다 뭔가를 이렇게 경험을 합니다.

 

그러니까 이 날이면 날마다 경험되는

또는 분별되는

이렇다 저렇다 분별되는 이런 일들은

참 희한한 말이겠지만

이 앞에 어떤 일이 있어서 이게 원인이 돼서 이렇게 나타난다

이런 말이 아니야.

 

여기 이렇게 통해서 이게 분명해져 보면

지금 일어난 일이 그냥 원인이자 결과야.

이 일이 왜 일어났는지 가장 생생한 증거는 그 일이 있다는 거예요.

그 원인이자 결과야 그게

그게 전부야. 그냥

앞뒤가 없어.

 

앞뒤가 없기 때문에 분별이 안 되는 겁니다.

이 일과 다른 일

원인이 된 일하고 비교할 수가 없어요.

 

이런 얘기들이 이 세계의 실상을 이렇게 표현해 보는 말들인데

자기가 여기에 통해서 이게 분명해져 보면

이게 무슨 말인지가 다가올 겁니다.

 

그냥 이 모습이든, 소리든, 색깔이든

자기 생각이든, 느낌이든, 감정이든

어떤 걸 경험했다 하더라도

그 일은 그냥 그게 원인이야.

 

이거를 또 어떻게 표현하냐면

그냥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서 그냥 이 일이 생겨났다이렇게도 표현하는데

난 그게 전부야 그냥.

그래서 뭐 더 이상 따지고 헤아리고 뭐 얘기할 게 없어.

그냥 그게 전부야.

그게 원인이 돼서 그 모습이 드러난 거예요.

 

그럴 때는 우리가 뿌리가 없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죠.

 

뿌리가 없지.

근데 그게 뿌리야.

그냥 그 스스로가 뿌리야, 그냥.

 

그거를 우리가 있는 그대로 본다고 표현하는 거거든요, 그거를

보통 있는 그대로 본다 그러면은 뭐

그 말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데

내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다.

뭐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근데 이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 것도

하도 천차만별해서

자기는 색안경인 줄 모르고

그 사물을 그냥 생긴 그대로 보는 걸 있는 그대로 본다’, 이렇게

그건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아니에요.

그건 뭐 누구나 다 그렇게 보지 뭐

생긴 대로 보지.

 

꽃을 꽃으로 보고

강을 강으로 보지 뭐 누구나 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말은 딱 그 말이라니까

앞뒤가 없다는 말이야, 앞뒤가.

 

앞도 없고 뒤도 없어.

거기에서는 생각이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이 말 한마디가 붙을 수가 없어요.

그냥 그 일이야, 그냥.

그거밖에 없어.

그냥 그게 전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