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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도스님 BTN 즉문즉설 10_5. 결혼 전과 약속이 다른 며느리

Buddhastudy 2017. 8. 11. 19:35




이런 고민하는 분들 많죠? 사실 보면 제가 볼 때는 이런 거 같아요. 며느리 입장에서는 결혼하기 전에는 결혼만 시켜줘라. 내가 무슨 일이든 못하겠냐. 그냥 내 신랑하고 결혼하는 것만이라도 나는 아쉬울 게 없다. 제사를 지내라면 제사를 지낼 거고 시집살이라는 하라면 시집살이를 할 거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해서 가보니까 자기가 기대했던 것만큼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됐겠죠. 만약에 가정이 며느리가 꿈꿨던 그 이상의 가문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지금도 그는 결코 거만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본인이 꿈꿨던, 기대가 크면 어떻게 되요? 실망이 큰 거죠. 기대가 너무 컸던 거죠.

 

너무 화려한 집이고 너무 멋진 집인 줄 알고 갔더니 막상 가보니까 별거 아니더라. 너희 집이나 우리 집이나. 그러니까 제사고 뭐고 다 시집이라고 하는, 시댁이라고 하는 곳을 존경심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용어가 없어졌다는 얘기가 저는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의 책임일까요? 저는 양쪽에 다 책임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 제사는 돌아가신 분을 위해 지내는 것이지만, 사실은 살아있는 나 자신을 위해서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사가 없다면 형제지간에 우애가 없어져버립니다. 공통분모가 없어져버립니다. 그냥 남과 남으로 사는 거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도 조상의 음덕을 지닐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같이 음식을 하고, 같이 정을 나누고, 같이 안부를 묻고, 그러면서 동질성을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게 저는 제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람과 짐승이 다른 게 뭐라고 생각합니까? 짐승은 자기 욕구에 충실하지만, 우린 사람이기 때문에 정을 나눌 수 있고, 이성적 판단을 통해서 교감을 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게 인간이지 않습니까? 사회가 물질로 너무 치달아 가다보니까 사람은 없어져버리고 오직 물질만이 남는 삶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사는 조상을 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또한 제사를 지내는 것도 내가 볼 때는 이 며느리가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며느리에게만 책임전가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짐작하게 합니다.

 

처음 시집온 그 며느리가 뭘 알겠습니까? 같이 해 주고, 같이 칭찬해 주고, 설사 시어머니 스스로가 모든 제사음식을 다했다손 치더라도 그 제사가 끝냈을 때는 리액션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얘야 고맙다. 네가 생면부지 모르는 우리 집에 와서 그 조상님들을 위해 서 애 쓴 너 참 고맙다.” 그래서 뭐 해줘야 되요? 가락지 하나 뽑아줘야 되는 거죠. 맞아요? 안 맞아요?

 

그래서 가락지를 적어도 10개는 준비를 해야 돼. 그래서 제사지낼 때마다 하나씩 뽑아 주는 거라. 그래서 한 10년 정도 습관을 들이다보면 그 제사를 지내고 난 이후는 제사를 준비한 그 종부를 칭찬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겠죠. “정말 고맙다.” 그 고마움이 시어머니뿐만이 아닌 시아버지나 친척들이 모여서 정말 종부인 네가 너무너무 고맙다는 리액션을 반복한다면 그 며느리는 결코 제사를 거부하지 않았을 겁니다. 의무만 있지, 리액션이 없기 때문에 그는 제사에 필요성을 서서히 거부할 마음을 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저는 요즘 가끔 그런 얘기를 합니다. 제사 때문에 고민하지 말고 그 제사가 그렇게 두렵거든 관문사에서 제사 지내줍니다. 편하게 오셔서 제사지내고 신행생활 바로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꼭 절에 오셔서 제지내고 그리고 가족들 만나서 함께 덕담 나눌 수 있는 분위기도 있는 만큼, 그렇게 제사 때문에 이혼을 만들거나 제사 때문에 가족이 파괴되는 문화는 만들지 말고, 즉 지혜로운 불자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고생하면 고생한 것만큼 칭찬할 수 있는, 그리고 이 세상에 가장 효도하는 자식은요, 나하고 함께 사는 자식입니다. 그 함께 사는 자식을 항상 칭찬하고 항상 고맙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시부모님들이 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게 보면, 어쩌다 한번 1년에 한두 번 정도 시어머니 찾아와서 용돈이나 몇 푼 안기고 가고, 선물이나 몇 번 안기고 가면 거기에 나가떨어져서 1365일 모시고 사는 며느리의 공덕은 어디로 가버리고, 그렇게 어쩌다 한번 나타난 며느리가 며느리라고 얘기하는 어리석은 부모님들도 꽤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오히려 그 선물을 가지고 온 며느리보다는 평상시에 나한테 하루새끼 따뜻한 밥 지어서 함께 살고 있는 그 며느리 자식에게 오히려 더 눈물 흘리고 더 감사함을 표현하고 산다면 왜 이 세상이 이렇게 부모와 함께 살고 싶지 않은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겠습니까.

 

오히려 함께 사는 그들에게 더 많은 찬사와 더 많은 배려가 있는 가정의 문화로 피워간다면 이렇게 부모가 괄시 받는 일만이 반복되어지는 그런 사회는 분명히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모쪼록 지혜로운 가정 이룰 수 있도록 하시기 바랍니다.